침팬지와 사람중에 누가 짝퉁인가? (새벽안개님)
아니다 사람은 원숭이다. (새벽안개님)
용어사전 [안고원], [안오원], [안침원], [안보원], [안인원] (새벽안개님)
원숭이는 사람이 되지 못합니다. (꼬깔님)
새벽안개님과 꼬깔님께서 재밌는 얘기들을 하시길래 슬쩍 떡밥 하나 투척. 일단 유명한 헉슬리의 "우리 할아버지 원숭이다 어쩔래 임마?" 사건:
헉슬리가 진화론의 적극적인 수호자로서 활약한 가장 유명한 사건은 1860년 6월 30일 옥스퍼드대학에서 열린영국학술협회 총회 모임이었다. 1천여 명의 방청객들이 구름처럼 몰려든 대토론장에서는 당시 최대의 이슈가 되고 있던 다윈의진화론에 대한 토론이 벌어졌다.
진화론의 지지자 대표로는 30대의 헉슬리가 나왔고, 반대자 대표로는 재담가로 잘 알려진 50대의 사무엘 윌버포스 대주교가나섰다. 나오기 전에 미리 유명한 생물학자 리차드 오웬으로부터 과학에 대한 사전 과외까지 받은 윌버포스는 다윈의 주장에 대해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오류를 지적했다.
관중들이 자신의 주장에 동의한다고 느낀 윌버포스는 연설을 마치면서 비꼬는 말투로 헉슬리에게 농담까지 건넸다.
"원숭이의 자손이라면 당신 할아버지와 할머니 중 어느 쪽을 말하는 건가요?" 관중들의 폭소와 박수갈채가 이어졌지만 헉슬리는 태연하게 일어서서 다윈의 이론을 설명해 나갔다. 그러고는 마지막에 다음과 같은 말로 윌버포스의 농담을 맞받아쳤다.
"자기의 재능과 영향력을 과학적인 문제를 조롱하는 데 사용하는 인간보다는 차라리 원숭이를 할아버지로 택하겠소." 이에 대해 윌버포스는 당황한 나머지 자신의 마지막 발언 기회마저 포기하고 말았다. 회의에 참석한 대부분의 사람을 이해시키지는 못했지만, 헉슬리는 이 논쟁으로 대중들에게 진화론에 대한 확실한 이미지를 심어주는 데 성공했다.
이성규,
진화론의 수호자 '다윈의 불도그', 사이언스타임즈, 2007.
그런데 어쩌면 헉슬리가 옳았을지도 모른다. 화석 증거에 따르면 인간과 침팬지는 700만년전 공통 조상으로부터 갈라져나왔다. 그런데 유전자 분석에 따르면 종분화 시점은 560만년전이다. 2006년 하버드 대학의 데이비드 라이히 팀은 네이처에 투고한 논문에서 이 140만년의 시간차에 대한 한 가지 설명을 시도한다. 그것은..
인간과 침팬지가 한 번 종분화를 했다가 둘 사이에 잡종이 생겨났고, 원래의 인간종(?)은 멸종하고 그 잡종이 현생인류의 기원이 되었다는 것이다.
또 인간과 침팬지의 유전자 중에 X 염색체에 있는 것들이 가장 관련이 많다. 라이히 등은 이것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잡종의 경우 성염색체가 헤테로인 쪽이 불임이 되기 쉬운데 인간은 수컷이 XY로 헤테로기 때문에 우리의 잡종 조상에서 수컷들은 불임인 경우가 많았을 것이고 그래서 잡종 암컷들이 침팬지 조상종의 수컷들과 짝짓기를 해서 그 X염색체가 잡종 유전자풀에 넘어왔다는 것이다. 이 주장이 옳다면 헉슬리 말대로 할아버지 쪽이 침팬지인 거다.
내가 이쪽으로 조예가 깊지 못해 이 논문에 대해 평가할 역량은 없으나 만약에 이 가설이 과학계의 주류가 되어 마침내 교과서에 실리는 날이 온다면 지금처럼 "인간이 침팬지와 공통조상에서 갈라져나왔다"는 것과 실제로 큰 차이는 없지만 더 쇼킹하게 받아들여질 것이다. 그럼.. 음..
참고문헌Patterson, N., Richter, D. J., Gnerre, S. Lander, E. S., & Reich, D. (2006). Genetic evidence for complex speciation of humans and chimpanzees.
Nature, 441, 1103-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