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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론의 대중적 이미지

우리 할아버지 원숭이다 어쩔래 임마

만약에 이 가설이 과학계의 주류가 되어 마침내 교과서에 실리는 날이 온다면 지금처럼 "인간이 침팬지와 공통조상에서 갈라져나왔다"는 것과 실제로 큰 차이는 없지만 더 쇼킹하게 받아들여질 것이다. 그럼.. 음..

진화론에 대한 대중적 이미지는 아래 그림으로 요약할 수 있다.

내가 더 '쇼킹'할 거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인간-침팬지 잡종설의 대중적 이미지가 이럴 거라고 예상하기 때문이다.

아님 말고.

by 아이추판다 | 2009/02/08 22:34 | 트랙백 | 핑백(1) | 덧글(7)

우리 할아버지 원숭이다 어쩔래 임마?

침팬지와 사람중에 누가 짝퉁인가? (새벽안개님)
아니다 사람은 원숭이다. (새벽안개님)
용어사전 [안고원], [안오원], [안침원], [안보원], [안인원] (새벽안개님)
원숭이는 사람이 되지 못합니다. (꼬깔님)

새벽안개님과 꼬깔님께서 재밌는 얘기들을 하시길래 슬쩍 떡밥 하나 투척. 일단 유명한 헉슬리의 "우리 할아버지 원숭이다 어쩔래 임마?" 사건:

헉슬리가 진화론의 적극적인 수호자로서 활약한 가장 유명한 사건은 1860년 6월 30일 옥스퍼드대학에서 열린영국학술협회 총회 모임이었다. 1천여 명의 방청객들이 구름처럼 몰려든 대토론장에서는 당시 최대의 이슈가 되고 있던 다윈의진화론에 대한 토론이 벌어졌다.

진화론의 지지자 대표로는 30대의 헉슬리가 나왔고, 반대자 대표로는 재담가로 잘 알려진 50대의 사무엘 윌버포스 대주교가나섰다. 나오기 전에 미리 유명한 생물학자 리차드 오웬으로부터 과학에 대한 사전 과외까지 받은 윌버포스는 다윈의 주장에 대해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오류를 지적했다.

관중들이 자신의 주장에 동의한다고 느낀 윌버포스는 연설을 마치면서 비꼬는 말투로 헉슬리에게 농담까지 건넸다.
"원숭이의 자손이라면 당신 할아버지와 할머니 중 어느 쪽을 말하는 건가요?"
관중들의 폭소와 박수갈채가 이어졌지만 헉슬리는 태연하게 일어서서 다윈의 이론을 설명해 나갔다. 그러고는 마지막에 다음과 같은 말로 윌버포스의 농담을 맞받아쳤다.
"자기의 재능과 영향력을 과학적인 문제를 조롱하는 데 사용하는 인간보다는 차라리 원숭이를 할아버지로 택하겠소."

이에 대해 윌버포스는 당황한 나머지 자신의 마지막 발언 기회마저 포기하고 말았다. 회의에 참석한 대부분의 사람을 이해시키지는 못했지만, 헉슬리는 이 논쟁으로 대중들에게 진화론에 대한 확실한 이미지를 심어주는 데 성공했다.

이성규, 진화론의 수호자 '다윈의 불도그', 사이언스타임즈, 2007.

그런데 어쩌면 헉슬리가 옳았을지도 모른다. 화석 증거에 따르면 인간과 침팬지는 700만년전 공통 조상으로부터 갈라져나왔다. 그런데 유전자 분석에 따르면 종분화 시점은 560만년전이다. 2006년 하버드 대학의 데이비드 라이히 팀은 네이처에 투고한 논문에서 이 140만년의 시간차에 대한 한 가지 설명을 시도한다. 그것은..




인간과 침팬지가 한 번 종분화를 했다가 둘 사이에 잡종이 생겨났고, 원래의 인간종(?)은 멸종하고 그 잡종이 현생인류의 기원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럴싸한데?

또 인간과 침팬지의 유전자 중에 X 염색체에 있는 것들이 가장 관련이 많다. 라이히 등은 이것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잡종의 경우 성염색체가 헤테로인 쪽이 불임이 되기 쉬운데 인간은 수컷이 XY로 헤테로기 때문에 우리의 잡종 조상에서 수컷들은 불임인 경우가 많았을 것이고 그래서 잡종 암컷들이 침팬지 조상종의 수컷들과 짝짓기를 해서 그 X염색체가 잡종 유전자풀에 넘어왔다는 것이다. 이 주장이 옳다면 헉슬리 말대로 할아버지 쪽이 침팬지인 거다.

내가 이쪽으로 조예가 깊지 못해 이 논문에 대해 평가할 역량은 없으나 만약에 이 가설이 과학계의 주류가 되어 마침내 교과서에 실리는 날이 온다면 지금처럼 "인간이 침팬지와 공통조상에서 갈라져나왔다"는 것과 실제로 큰 차이는 없지만 더 쇼킹하게 받아들여질 것이다. 그럼.. 음..

참고문헌

Patterson, N., Richter, D. J., Gnerre, S. Lander, E. S., & Reich, D. (2006). Genetic evidence for complex speciation of humans and chimpanzees. Nature, 441, 1103-1108

by 아이추판다 | 2009/02/07 00:57 | 트랙백(1) | 핑백(5) | 덧글(6)

누가 하등한가

침팬지 풀 뜯어먹는 소리
중금속

과학적 검증이라는 말만 나오면 한의학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수백년이니 수천년이니 하는 말을 습관처럼 읊는다. 동양의학에서 가장 오래된 책은 "황제내경"으로 여기서 황제는 皇帝가 아니라 黃帝로서 삼황오제라고 할 때 오제 중에 첫번째 인물이다. 삼황 중 마지막 인물이다. 사마천조차 존재를 믿을 수 없다고 해서 "사기"를 오제로부터 시작했으니 실존했다 해도 한대에조차 잊혀졌을 정도로 오래 전의 인물이다. 삼황중에 황제에 앞선 인물은 신농인데, 신농이 풀을 이것저것 뜯어먹어보고 약초와 아닌 것을 가렸다고 전해진다. 비록 황제내경은 황제의 이름을 빌렸을 뿐 후대의 저작으로 간주되고 있으나 이 책이 스스로 주장하는 연대를 인정한다면 동양의학은 신농이 이것저것풀을 뜯어먹고 황제가 그것을 정리한데서 시작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의학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수천년'의 시작점에는 분명히 신농과 황제가 행했던 그런 수준의 의학이 존재하던 시기가 있을 것이다. 내가 쓴 글은 그 신농이나 황제에 해당하는 존재들은 수천년이나 수만년이 아니라 오히려 수백만년 전에 살았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님아 짱드셈'(물론 반어법)

사실 여기서 침팬지는 한의학의 시작점을 추정하기 위한 것일 뿐이지 그 자체로는 별로 의미가 없다. 동물원씨라는 분이"어떻게 한의학이랑 침팬지의 풀뜯기를 같은 것으로 보냐"고 펄펄 뛰면서 계속 댓글을 다는데 심리학자들은 사랑, 정치, 전쟁같은 고도의 행동도 침팬지와 같은 수준에서 본다. 동물원씨는 침팬지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 사람인데 그냥 자기의 무지에서 비롯된 편견을 가지고 글을 읽으니까 글의 내용을 전혀 엉뚱하게 읽는 것이다.

한 침팬지 집단이 약초로 삼는 풀 중에 Vernonia amygdalina가 있다. 인접한 마을 사람들도 이 풀을 약초로 삼는다. 재밌게도 먹는 부위가 다른데 침팬지들은 고갱이만을 뽑아먹는 반면 사람들은 잎과 껍질 그리고 뿌리를 먹는다. 풀 하나 가지고 침팬지와 사람이 나눠먹으면 딱 맞을 것이다. 동물원씨의 관점으로는 침팬지 수준의 의료를 행하는 이 사람들이 하등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지역에 동물원씨를 데려다 놓으면 말라리아 걸려 죽겠지만 침팬지와 지역민들은 풀 하나 사이 좋게 나눠먹고 잘살 것이다. 누가 제일 하등할까?

by 아이추판다 | 2008/02/10 17:15 | 트랙백 | 핑백(1) | 덧글(10)

누가 누가 침팬지일까요


위의 세 사진 중에 침팬지를 골라보세요. 침팬지에 대해 그렇게 잘 아시는 '동물원'씨 맞춰보시죠. 홍홍.

by 아이추판다 | 2008/02/09 19:31 | 트랙백 | 덧글(7)

중금속

침팬지 풀 뜯어먹는 소리에 누가 한참 댓글을 달았다.

게다가, 침팬지는 그 경험을 축적한다는 근거도 없습니다. 침팬지가 동의보감이나 본초강목같은 뭔가를 남겼다는 기록이 없습니다

라길래

동의보감이나 본초강목에 보면 '납에는 독이 없다'고 되어있지요. 그뿐이 아니라 허무맹랑한 얘기가 많지요. 한의학이 정말로 침팬지수준 이상으로 경험에 바탕을 두고 치료를 한다면 이런 소릴 할 수가 없는 겁니다. 이런것도 좀 찾아보고 얘기하시죠.

라고 해줬더니만

참고로, 17세기 동의보감을 드셨지만, 20세기초에도 서양의사 선생님들께서 코카인을 듬뿍 주사해 주셨다지요? 몸에 좋다고..

란다. 이걸 본인은 그럴싸한 근거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전혀 그렇지가 않다.

아플 때 어떤 풀을 먹어보니 아프지 않던 경험을 토대로 하는 의학은 세계 어디에나 있다. 한의학은 음양오행이니 하는 이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고 이런 경험에 바탕을 둔 것이다. 이론은 나중에 가서 붙은 것이다. 이런 식으로 이론을 가장한 장광설은 동양에만 있는 게 아니다. 서양에도 사원소설이니 해서 비슷한 것이 있었다. 언어가 없으니 장광설을 늘어넣지 못한다 뿐 경험에 바탕을 둔 치료는 침팬지조차 하는 것이다. 인류는 아마 수백만년 돵안 그렇게 해왔을 것이다.

경험에 바탕을 둔 치료에서 벗어난 것은 현대 과학이 등장한 이후다. 과학적 의학은 경험이 아니라 실험에 바탕을 둔다. 20세기 초에 서양에서 코카인을 남용한 것은 맞다. 그런데 코카인이 처음 분리된 것은 1855년이고 미국에서 법으로 금지된 것은 1914년이다. 분리에서 금지까지 걸린 기간은 59년 밖에 안 걸렸다. 이게 과학의 힘이다.

그러면 한의학은 어떠냐. 식약청 고시는 다음 책에 나오는 처방을 검증없이 사용하게 하고 있다.참고로 괄호 안에 있는 것은 간행연도이다. (약성가와 사상의학이라는 책이 더 있으나 뭔가 오기인듯 간행연도를 알 수 없다.)

동의보감(1610)
방약합편(1884)
향약집성방(1433)
경악전서(1624)
의학입문(1575)
제중신편(1799)
광제비급(1790)
동의수세보원(1894)
본초강목(1596)

가장 최근의 책이 1894년 동의 수세보원이니 코카인 주사 놓던 시절보다 더 오래전에 나온 처방을 아직까지도 검증없이 쓰고 있는 것이다. 작년에 국정감사에서 시중에 유통되는 한약에 수은이 들었다는 얘기가 나왔다. 한의사협회에서 내놓은 반박이 뭐였냐하면 그게 약이라는 거였다. 게다가 식약청 규정에 광물성 한약재가 포함된 경우 중금속에 대한 제한이 없으니 그걸 들어서 합법적인 거라고 했다. 제정신이냐. 규정에 없으면 해로우니 규정에 넣으라고 해도 모자랄판에. 수은이나 납을 발견한 것은 코카인보다 몇 천 년은 더 되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그걸 약이라고 쓰고 있는 것이다.

by 아이추판다 | 2008/02/08 23:11 | 트랙백(2) | 핑백(2) | 덧글(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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