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 은유

퀴즈의 답: 시간은 과거로, 우리는 미래로

퀴즈: 그러니까 시간은 도대체 어떻게 흐르나?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정답에 가까운 답을 말씀해주셨다. 게시판의 이전/다음도 결국 같은 문제다. 레이코프에 따르면 우리는 시간은 미래에서 과거로 흐르기 때문에 과거가 앞 미래가 뒤고, 우리는 과거에서 미래로 나아가기 때문에 과거가 뒤 미래가 앞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무엇을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앞과 뒤가 달라진다. 사람에게는 앞날이 있고, 사건에는 뒷일이 있다. 트랙백을 보내주신 두 분이 아주 자세하게 설명해놓고 있기 때문에 참고하시기 바란다. 특히 erte님의 시간의 앞뒤에 있는 그래프는 레이코프의 책에 있는 것과 똑같다. 아무래도 레이코프를 접신하고 쓰신 모양이다. 죽엄시간이 흘러요 'ㅂ'도 좋다.

레이코프에 따르면 우리가 쓰는 언어의 많은 부분에 이런 식으로 은유가 감춰져있다. 예를 들어 '주장'은 '성(城)'이다. 우리는 증거를 '쌓아' 주장을 '세우고' 상대방은 우리의 주장을 '무너트리려'고 한다. 레이코프의 책들은 이런 사례들로 가득차 있기 때문에 처음엔 재밌는데 나중엔 좀 질린다. 그래서 레이코프의 책을 재미있게 읽는 방법은 해답(?)을 보지말고 이런 식으로 '감춰진 은유'를 찾는 연습을 해보는 것이다. 레이코프는 상식 밖의 소릴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조금 생각해보면 무슨 얘길 할 지 어렵잖게 맞출 수 있다.

딴  얘기지만 레이코프는 "코끼리는 생각하지마"도 그렇고 은유를 강조하는 언어학자답게 책 제목을 멋들어지게 잘 짓는 사람인데 번역서 제목 중엔 영 아닌게 있다.

Women, Fire, and Dangerous Things: What Categories Reveal about the Mind
인지의미론: 언어에서 본 인간의 마음

More than Cool Reason: A Filed Guide to Poetic Metaphor
시와 인지

이런 재미없는 작자들 같으니.

by 아이추판다 | 2009/06/18 15:11 | 트랙백 | 덧글(5)

퀴즈: 그러니까 시간은 도대체 어떻게 흐르나?

언어에 대한 심오한 이해?Semilla님이 다신 댓글 중에 "그 외에 그 언어에서 시간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서 공간적인 이미지가 추가된다거나 (수평적으로 왼쪽 오른쪽 -전후-, 수직적으로 상하..).. 뭐 그런 연구들이 더러 있습니다."라는 대목이 있다. 요 얘기는 유명한 건데 중국어에서는 시간의 흐름을 상하로 표현하고, 영어에서는 전후로 표현해서 사진 같은 걸 시간 순서대로 늘어놓아보라고 하면 중국어 화자들은 대체로 위에서 아래로 늘어놓고, 영어 화자들은 좌우로 늘어놓는다는 실험이 있다. 시간의 흐름을 언어로 표현하는 문제 있어서는 좀 더 재미있는 이슈가 하나있다.

"코끼리는 생각하지마"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에 따르면 은유란 단순히 말을 멋지게 하는 법이 아니라 우리가 생각하는 법 그 자체다. 레이코프는 이런 관점 아래서 많은 은유들을 분석하고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시간의 흐름이다.

시간의 흐름을 공간적으로 표현하는 말들을 보면 재밌는 특징이 있다. 전기/후기라고 하면 전기가 먼저, 후기가 나중이다. "~하기에 앞서"/"~한 뒤에"라고 할 때도 역시 '앞'이 먼저고 '뒤'가 나중이다. 그렇지만 "앞으로는 댓글 열심히 달겠습니다"라고 하면 이제 '앞'이 나중이다. 과거를 추억하는 건 "뒤를 돌아본다"고 말한다. 즉, 여기서는 '뒤'가 먼저고, '앞'이 나중이다. 여기서 끝나면 좋은데 더 또라이같은 경우가 있다. "앞날"이나 "앞일"도 미래고, "뒷날"과 "뒷일"도 미래다. 앞도 미래고, 뒤도 미래.

레이코프는 시간의 흐름에 대한 이런 표현이 무척 원칙없고 혼란스러워보이지만 이 모든 표현들은 시간의 흐름에 대한 단 하나의 공간적 은유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과연 그 은유는 무엇일까? 그러니까 시간은 도대체 어떻게 흐를까?

by 아이추판다 | 2009/06/17 15:34 | 트랙백(1) | 핑백(1) | 덧글(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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