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에 대한 심오한 이해?에
Semilla님이 다신
댓글 중에 "
그 외에 그 언어에서 시간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서 공간적인 이미지가 추가된다거나 (수평적으로 왼쪽 오른쪽 -전후-, 수직적으로 상하..).. 뭐 그런 연구들이 더러 있습니다."라는 대목이 있다. 요 얘기는 유명한 건데 중국어에서는 시간의 흐름을 상하로 표현하고, 영어에서는 전후로 표현해서 사진 같은 걸 시간 순서대로 늘어놓아보라고 하면 중국어 화자들은 대체로 위에서 아래로 늘어놓고, 영어 화자들은 좌우로 늘어놓는다는 실험이 있다. 시간의 흐름을 언어로 표현하는 문제 있어서는 좀 더 재미있는 이슈가 하나있다.
"코끼리는 생각하지마"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에 따르면 은유란 단순히 말을 멋지게 하는 법이 아니라 우리가 생각하는 법 그 자체다. 레이코프는 이런 관점 아래서 많은 은유들을 분석하고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시간의 흐름이다.
시간의 흐름을 공간적으로 표현하는 말들을 보면 재밌는 특징이 있다. 전기/후기라고 하면 전기가 먼저, 후기가 나중이다. "~하기에 앞서"/"~한 뒤에"라고 할 때도 역시 '앞'이 먼저고 '뒤'가 나중이다. 그렇지만 "앞으로는 댓글 열심히 달겠습니다"라고 하면 이제 '앞'이 나중이다. 과거를 추억하는 건 "뒤를 돌아본다"고 말한다. 즉, 여기서는 '뒤'가 먼저고, '앞'이 나중이다. 여기서 끝나면 좋은데 더 또라이같은 경우가 있다. "앞날"이나 "앞일"도 미래고, "뒷날"과 "뒷일"도 미래다. 앞도 미래고, 뒤도 미래.
레이코프는 시간의 흐름에 대한 이런 표현이 무척 원칙없고 혼란스러워보이지만 이 모든 표현들은 시간의 흐름에 대한 단 하나의 공간적 은유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과연 그 은유는 무엇일까? 그러니까 시간은 도대체 어떻게 흐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