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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딸의 베이즈정리

이상한 홍준기에서부터 열심히 트랙백을 보내오는 분이 있다. 이 분은 내가 말한 다음 부분을 좀처럼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히스테리에 걸린 여성들의 '대부분'이 아버지 병간호에 많은 시간을 보내려면 먼저 그 이전에 히스테리에 걸린 여성들의 아버지'대부분'이 병에 걸리지 않으면 안된다. .. 그렇다면 19세기말~20세기초 비엔나에 살던 결혼적령기 딸을 둔 남성들이 하나같이 중병에 걸려 병석에 누워있었거나 아니면 딸의 히스테리와 아버지의 발병 사이에 어떤 연관관계가 있어야 한다.

저번에 아주 쉽게 설명을 해줬는데도 난독증이 있으신지 계속 고집을 부린다. 이 분은 내가 다음과 같은 추론을 거쳐서 위와 같은 주장을 한다고 말한다. 한숨만 나온다.

전제1: 모든 히스테리 처자들의 아버지들(A)은 중병에 걸렸다(B)
전제2: 모든 히스테리 차자들의 아버지들(A)은 모든 결혼적령기의 처자들의 아버지들(C) 이다
결론: 따라서 (C)는 (B)이어야 한다.

쉽게 설명을 해주면 더 못알아듣나? 아예 제대로 설명을 해보자. 이게 마지막이니까 눈 비비고 똑바로 읽도록. 먼저 기초부터. 조건부 확률이란 어떤 사건 B가 주어져있을 때 사건 A의 확률을 말한다. 이를 P(A|B)라고 쓴다. 예를 들어 흡연자의 50%가 폐암에 걸린다면 P(폐암|흡연)=0.5라고 쓴다. 조건부 확률을 구하는 공식은 간단하다. P(A|B) = P(A∩B)/P(B)이다.

P(A|B) = P(A∩B)/P(B)이고 P(B|A) = P(A∩B)/P(A)다. 두번째 식에서 P(A)를 좌변으로 넘기면 P(B|A)P(A) = P(A∩B)를 얻는다. 첫번째 식에서 P(A∩B)를 세번째 식으로 치환하면 P(A|B) = P(B|A)P(A)/P(B)라는 식을 얻는다. 이를 베이즈 정리라고 한다.

자, 이제 우리의 문제로 돌아와보자. 내가 한 말은 베이즈 정리를 이해한다면 어렵지 않다. P(A|B)가 큰 값이 되려면 P(B|A)가 크고, P(A)가 크고, P(B)가 작아야 한다. 여기까진 당연한 거고 그렇다면 내가 이상한 홍준기에서 한 말을 베이즈 정리로 옮겨 적어보자.

일단 히스테리에 걸린 여성들의 아버지 대부분이 병에 걸려야 한다는 것까지는 이해한 것 같다. 이 말은 P(아버지 중병|딸 히스테리)라고 표기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우리가 히스테리에 걸린 딸을 관찰한다면 그 아버지는 높은 확률로 중병에 걸려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베이즈 정리를 적용해서 이 식을 전개해보자.

P(아버지 중병|딸 히스테리) = P(딸 히스테리|아버지 중병)P(아버지 중병)/P(딸 히스테리)

위의 식에서 P(아버지 중병)이 아버지가 병에 걸릴 확률이다. 원래 인용했던 홍준기의 글에서 "매력적인 남성의 구애를 뿌리치고"라는 대목에서 알 수 있듯이 여기서 말하는 딸들의 범위는 결혼적령기 딸들이고 따라서 여기서 말하는 아버지도 모든 아버지가 아니라 결혼적령기 딸들의 아버지다. P(아버지 중병)이 높다는 것은 해 결혼적령기 딸을 둔 아버지들이 중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말이다. 이것이 "19세기말~20세기초 비엔나에 살던 결혼적령기 딸을 둔 남성들이 하나같이 중병에 걸려 병석에 누워있었거나"라는 말의 확률적 의미다.

사실 이렇게 길게 설명할 것도 없다. 히스테리 걸린 결혼적령기 딸들의 아버지는 결혼적령기 딸들의 아버지의 부분집합이므로 결혼적령기 딸들의 아버지들이 중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면 별다른 이유가 없는 이상 자연히 히스테리 걸린 결혼적령기 딸들의 아버지도 중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이렇게까지 설명해줘도 이해 못하겠다면 나도 더 할 말이 없다.

by 아이추판다 | 2008/10/15 01:41 | 트랙백(1) | 덧글(5)

이상할 것까지야..

이상한 홍준기
이상한 판다님

벤 다이어그램까지 그리느라 수고는 좀 많으셨는데 통 뭔소린지. "히스테리자기 때문에 구혼도 뿌리치고 아버지 병간호를 했다"는 프로이트의 말에서도 볼 수 있듯이 당시에 히스테리자 여성들은 대부분 결혼적령기 미혼 여성이었다. 그래서 결혼이 히스테리에 약이라는 뭐 그런 얘기도 있었는데 여기서 중요한 건 그게 아니고.

사람들이 밥을 먹고 살면 밥하고 암하고 무슨 관련이 없어도 암환자의 대부분은 밥을 먹고 살게 된다. 결혼적령기 여성들의 아버지가 다들 병에 걸리면, 역시 대부분 결혼적령기 여성들인 히스테리자들의 아버지들도 대부분 병에 걸리게 된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히스테리하고 아버지 발병 사이엔 별로 관계가 없다. 됐습니까?

그 외에 이럴 수도 있지, 저럴 수도 있지라고 한 부분들은.. 세상에 그럴 수도 있는데 그게 확률이 얼마나 될지 먼저 생각 좀 해보란 말 밖엔 할 말이 없다.

by 아이추판다 | 2008/10/05 12:02 | 트랙백(1) | 핑백(1) | 덧글(3)

프로브 사냥

한윤형님의 표현대로 '프로브 사냥' 좀 해야겠다. 프로브라도 미네랄은 안 캐고 엉뚱하게 중립동물에 가서 붙어 있는 프로브라 잡아도 별 도움은 안되겠다.

라캉 어쩌고 떠들면서 댓글다는 사람들이 몇몇 있는데 기본 개념이 심각할 정도로 결여되어 있다. 자꾸 나오는 괴델의 정리에서 말하는 '완전'은 논리학 용어로서 영어로 complete다. 이건 일상적 의미에서 '완전(perfect)'하고 아무 상관도 없다. 이걸 이해를 못하니가 한국어로 '완전'이라는 말만 보고 계속 헛소리를 하게 되는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괴델이 뭘 증명했는지조차 모른다는 것이다. 게다가 괴델이 증명한 것은 0을 포함하는 자연수와 덧셈, 곱셈이 정의된 공리계가 불완전(incomplete)하고 거기에 뭘 덧붙여도 불완전하다는 것이다. 그럼 당연히 뭘 빼면 어떻게 될지 궁금하지 않은가? 프레스버거의 정리에 따르면 덧셈이나 곱셈 둘 중에 하나만 빠지면 완전(complete)하다. 예를 들면 trivial group은 0과 덧셈만으로 이뤄진 공리계인데 당연히 완전하다. 하늘빛마야님의 블로그에 단 한 댓글에서 내가 trivial group의 예를 보여주자 라캉 타령하던 어떤 분은 지금 괴델이 틀렸다는 거냐고 하던데 이게 얼마나 코미디인지. 괴델 타령을 하면서 괴델이 뭐라고 했는지도 모르는!

요즘에 등장한 어떤 분은 또 괴델 타령하다가 비유클리드 기하학 타령하다가 오락가락 하신다. 그런데 이 둘은 아무 상관도 없는 것이다. 시기적으로 봐도 대표적인 비유클리드 기하학인 리만 기하학은 1856년에 발표된 것으로 러셀의 역설(1901년),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1931년)보다 한 세기 전의 사건이다. 도대체 무슨 상관이라는 건지? 결정적으로 유클리드 기하학은 논리학적으로 완전(complete)한 공리계다. 완전 뒤죽박죽이다.

건전성(soundness)과 타당성(validness)의 구분은 논리학 첫 시간에 다루는 내용이다. 괴델의 정리는 '일부' 체계('모든' 체계가 아니라)에서 타당한지 판단할 수 없는 명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우리는 지금 증명가능한 문제들조차도 다 증명 못하고 있다. 그런데 증명불가능한 문제들이 있다는 게 뭐가 대수라는 건지? 괴델의 정리는 현대 수학의 중요한 발견 중에 하나지만 실제로 달라지는 건 별로 없다.

과학과 라캉의 이론 사이의 문제는 이런 증명가능성과 아무 상관이 없다. 라캉의 이론이 증명불가능한 명제라도 된다는 것도 아니다. 여기서 괴델이 나와야할 이유가 전혀 없다. 앞에서 언급한 분은 어느 체계나 불완전하긴 마찬가지니 우열도 없다는 데 이건 세 가지 면에서 틀렸다. 첫째, 앞에서 봤듯이 완전한 체계도 있고 불완전한 체계도 있다. 둘째, 논리학적 완전성은 현실적인 완전성과 아무 상관도 없기 때문에 어떤 체계가 완전하다고 해서 우월한 것도 아니다. 이 양반의 말대로 하면 0과 덧셈만 있는 trivial group은 라캉보다 우월하다는 말이 된다. 셋째, 아주 극단적인 기준을 들이대서 두 가지가 같다고 말하는 건 별 소용이 없는 짓이다. 물도 10리터 쯤 한 번에 마시면 죽는다. 그러면 물이나 한 모금만 마셔도 죽는 제초제나 같다고 할 것인가? 저 양반은 물 대신 꼭 제초제를 마시기를 권한다. 어차피 많이 먹으면 죽는 건 똑같다.

by 아이추판다 | 2008/04/05 13:29 | 트랙백 | 덧글(11)

1000명

라캉은 1000명 이상의 환자를 상대한 최고의 임상의였습니다. 또 그 권위는 적어도 한다락 글로서 정리되는 그런 것은 결코 아닙니다.
출처: 어디서 본 댓글

오늘날까지 MMPI에 관해서는 45개 나라에서 115종류 이상의 번역판이 출판되어 있고 12,000가지 이상의 연구논문이나 저서가 발표되어 있다.
출처: "다면적 인성검사: MMPI의 임상적 해석"(김중술, 서울대학교출판부)

참고로 1988년 한국임상심리학회가 한국어판 MMPI 개정을 위해 조사한 사람은 모두 4149명. 더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지?


by 아이추판다 | 2008/03/17 10:32 | 트랙백(1) | 핑백(2)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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