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2/28 01:25

시간을 달리는 손다이크 인지과학

오늘 읽은 논문에서 참고문헌 목록을 보다가 발견한 것:


손다이크의 1994년 논문 제목: g. 아마 세상에서 가장 짧은 제목이 아닐까? (g는 심리학에서 모든 지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또는 일반 지능을 가리킨다)

여기까진 뭐 그냥 그런데 심리학사를 아는 사람이라면 약간 황당한 기분을 느낄 것이다. 왜냐하면 손다이크는 심리학사에 이름을 남긴 유명한 심리학자로 B. F. 스키너보다 한 세대 앞의 인물이기 때문이다. 1927년에 나온 The Measurement of Intelligence는 심리학의 고전 중에 하나다. 그런데 1927년에 이미 고전급 서적을 쓴 학자가 1994에도 멀쩡히 살아서 논문을 쓰고 있다니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혹시 요괴?

진실은 의외로 간단하다. 1927년에 나온 책을 쓴 사람은 아버지인 에드워드 손다이크(1874-1949)고 1994년에 나온 논문을 쓴 사람은 그의 아들이자 제자인 로버트 손다이크(1910-1990). 논문 저자들이 헷갈려서 둘 다 아들이자 제자의 이름으로 표기한 것 뿐이다. 뭐 헷갈릴만도 하지. 물론 베르누이 일가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해당 논문은 Van der Maas, H. L. J. et al. (2006). A dynamical model of general intelligence: The positive manifold of intelligence by mutualism. Psychological Review, 113(4), 842– 861.

덧글

  • 漁夫 2012/02/28 08:37 #

    하하 베르누이 일가......

    음악에서는 바흐 일가......
  • 아이추판다 2012/02/28 14:32 #

    정치에서는 부시 일가가 오랜 세월 후 미국사를 배우는 학생들을 혼란에 빠트리겠지요. 부자가 똑같은 나라와 전쟁을 했으니.
  • Frey 2012/02/28 08:57 #

    그런데 1990년에 죽은 사람이 어떻게 1994년에 논문을 낼 수 있나요?;
  • 아라크넹 2012/02/28 09:53 # 삭제

    사후 저작입니다. R. L. Thorndike의 아들인 R. M. Thorndike(이 사람도 심리학자...)는 멀쩡히 살아 있는 것 같지만 찾아 보니 아들이 쓴 건 분명하게 아니고요.
  • 아이추판다 2012/02/28 14:33 #

    리뷰가 4년이 걸렸나 봅니다;;;;;;
  • yexw 2012/02/28 12:05 # 삭제

    다음 사이언스온 글은 언제쯤 연재 되나요?
  • 아이추판다 2012/02/28 14:33 #

    글쎄요 ^^;
  • 다능 2012/02/29 08:50 #

    베르누이가는 보면 스머프가 생각나요...
  • 2012/03/06 01:01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아이추판다 2012/03/06 16:41 #

    좋은 지적입니다. 여기에 대해 배경 설명이 좀 필요한데요, 찰스 스피어만은 g가 어떤 단일한 실체가 있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많은 반론이 있었는데 에드워드 손다이크 같은 경우에는 지능은 실제로 여러 모듈로 구성되어 있고 지능검사마다 겹치는 모듈이 있기 때문에 통계적으로 g가 나타날 뿐 실체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했지요. 물론 또 아서 젠센 같은 경우에는 손다이크의 이런 입장을 비판하고 그랬죠. ^^

    어쨌든 그 글에서 제가 모듈론이라고 한 것은 g가 모듈이라는 뜻은 아니고 손다이크 등과 같은 그런 입장을 가리킵니다. 물론 정확한 표현은 아닙니다. ㅎㅎ 쓴 지도 오래되었으니 그 글을 고치는 것보다는 따로 글 한 편을 써서 트랙백을 걸어두는 쪽이 낫겠네요. 고맙습니다.

    p.s. 제프리 밀러는 역시 글을 재밌게 쓰네요.
  • Jensen 2012/03/09 21:58 #

    친절하게 답변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 2012/03/09 22:07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아이추판다 2012/03/10 00:44 #

    "지능이 수행을 예측하는 지표"라는 것은 심리측정의 맥락에서 하는 이야기고요, "대부분의 상황에서 능력의 차이는 대부분 개인이 구사할 수 있는 전략의 양과 질에 좌우된다"라는 것은 인지심리학의 맥락에서 하는 이야기입니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라도 집에 보일러 고장나면 보일러 기사 불러야죠.

  • Jensen 2012/03/10 01:24 #

    친절하게 답변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 2012/03/10 02:39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아이추판다 2012/03/10 03:24 #

    그건 실용지능 문제 하고 관련이 없는데요.
  • 2012/03/10 15:22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아이추판다 2012/03/10 16:04 #

    IQ나 g하고도 관련이 없어요. 그런 것은 심리측정에서 문제일 뿐입니다. 보일러 고장나면 기사 부르는 이유가 기사의 IQ나 g, 실용지능하고 관계가 있습니까?
  • 2012/03/10 16:45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아이추판다 2012/03/10 16:55 #

    제가 보일러 기사 이야기를 왜 했겠습니까.. IQ와 수행의 관계는 population 수준에서 상관관계고요, 특정 개인과 특정 문제의 맥락에서는 별로 의미가 없어요. IQ나 g가 무슨 심리학의 근본 개념도 아니고, 그게 어떤 맥락에서 "의미가 없다"라고 말하는 것이 그것을 "비판"하는 것은 아닙니다.
  • 2012/03/10 17:03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아이추판다 2012/03/10 17:18 #

    제가 거꾸로 질문을 드려볼께요. 제가 보일러 기사 이야기를 왜 했다고 생각하시나요?
  • 2012/03/10 17:40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아이추판다 2012/03/10 18:22 #

    원래 글에서 "그렇다면 IQ가 높은 학생이 학업성취도도 높을까? 여러 조사에 따르면 IQ는 성적 차이의 25% 정도를 설명한다. 다시 말해 IQ가 높으면 대체로 공부도 잘 한다."라고 썼습니다만.. IQ하고 성적에는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 Jensen 2012/03/10 19:10 #

    답변 감사드립니다. 원래 글에서 아이추판다님이 IQ와 성적의 상관관계를 부정하지 않았다는 점 저도 알고 있습니다. ^^

    음.. 제가 수행과 IQ의 상관관계가 있는지 궁금했다는 것은 경마 전문가들의 수행 능력과 IQ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궁금했다는 것인데요. @@

    그러니까 예를 들자면 물리학의 전문가 그룹에게 물리학 문제를 출제했을 때 지능이 높은 물리학자들는 그렇지 못한 물리학자들보다 더 물리학 문제를 잘 푸는지 궁금했던 거지요. 비슷한 맥락에서 경마의 전문가 그룹에게 경마에 관련된 과제를 제시했을 때 지능이 높은 전문가들은 그렇지 못한 전문가들보다 더 과제를 잘 수행하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졌던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 아이추판다 2012/03/10 21:51 #

    Ceci 연구에서 IQ와 수행은 상관관계가 낮게 나왔습니다. 어떤 연구를 인용한다는 것이 그 연구가 흠잡을데가 없다거나 100% 동의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어차피 모든 연구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문제는 그 결함이 논지를 무너트릴 정도인가 아니면 다른 연구들로 보충해서 메꿀 수 있을 정도인가에 달려 있습니다. Ceci의 연구는 Ceci 자신의 이론적 입장이라면 모르겠지만 제 글에 동원할만한 하나의 근거로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 Jensen 2012/03/10 23:32 #

    그렇군요. 지금 생각해보니 제가 너무 세부적인 문제에 집착하고 질문을 드린 것 같네요. 혹시 질문 중에 불편하신 점이 있으셨다면 사과드립니다.

    바쁘실 텐데도 친절하게 답변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하시는 일마다 잘 되시길...@@
  • fdsf 2012/03/11 23:14 # 삭제

    사이언스온 글 언제적 연제 돼요?
  • 아이추판다 2012/03/12 13:22 #

    그러게 말입니다 (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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