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월 29일 '참교육 어머니 전국 모임'과 '바른 성문화를 위한 전국 연합'은 조선일보에 "<인생은 아름다워> 보고 '게이'된 내 아들 AIDS로 죽으면 SBS 책임져라!"라는 제목의 광고를 게재했다. 이 광고는 드라마 → 동성애 → AIDS로 이어지는 인과관계를 주장하고 있다. 이 광고는 "못 하나가 없어서(For want of a nail)"이라는 서양 노래를 떠올리게 한다. 못 하나가 없어서 말굽이 빠지고, 말굽이 빠져서 말이 도망가고, 말이 도망가서 전투에 지고, 전투에 져서 나라를 빼았겼다는 노래다. 사람들은 과연 '드라마'를 보고 동성애자가 될까?
청소년들은 어떻게 이성애자 혹은 동성애자가 될까? 이 문제에 대해 John Money(1988)는 성적 지향성은 선택이 아니라 우리에게 발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달리 말해서 우리는 게이나 혹은 이성애자가 되고 싶어하는 것이 아니다. 본래의 길이 드러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이러한 견해에 동의하지는 않는다. Diana Baumrind(1995)는 많은 양성애적인 사람들이 비록 그들이 성적으로 양성에 매력을 느낄지라도 실제로 이성애적 정체성에 적응하는 것을 선택했다고 주장했다. Celia Kitzinger와 Sue Wilkinson (1995)은 비슷한 결과를 얻어냈는데 그 결과에 따르면 자신들이 이성애적이라고 여겨오면서 10년 이상 이성과의 성경험을 해 왔던 여자들이 성인후기에 레즈비언으로 전환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 결과들은 일부 동성애자들은 동성애자로 미리 운명지워진 것은 아니고 그것에 대한 어떤 이유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동성애자가 될까? 대답의 일부는 유전 코드에 있을 것 같다. Michael Bailey와 그의 동료들(Bailey & Pillard, 1991; Bailey et al., 1993)은 일란성 쌍생아들이 이란성 쌍생아보다 더 성적 지향성이 비슷하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러나 아래 표에서 보듯이 일란성 쌍생아의 단지 반 정도가 같은 성적 지향을 갖고 있을 뿐이다. 이것은 환경이 성적 지향 발달에 유전자만큼이나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출처: 남성의 수치(Bailey & Pillard, 1991), 여성의 수치(Bailey et al., 1993) [각 비율은 한 명은 양성애자인 경우 대비 둘 모두 동성애자인 경우]
동성애적 유전 경향을 갖는 사람이 동성에게 매력을 느끼게 하거나 느끼지 않게 하는 환경적 요인은 무엇일까? 아직 잘 밝혀진 바는 없다. 오랜 정신분석학적 관점은 남성의 동성애는 지배적인 어머니와 거의 지지를 받지 못했던 약한 아버지를 가진 아이들에게서 발생한다고 본다(LeVay, 1996). 오랫동안 지속된 "유혹가설" - 나이 많은 동성 동료에 의해 동성애가 라이프 스타일이 되어졌다는 생각 -에 대한 뚜렷한 증거도 역시 없다. 심지어 한때 인기있었던 아들을 거부한 아버지가 아들을 남자답지 못하게 만들어 동성애자가 되도록 했다는 주장도 더 이상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Bell et al., 1981; Green, 1987). 그리고 게이나 레즈비언 부모가 양육하는 것 또한 이후의 성적 지향에 거의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는 것 같다(Bailey et al., 1995; Golombok & Tasker, 1996). 가장 유력한 가설은 태아기의 호르몬 영향이 중요하다는 가설이다. 예를 들어 출생전부터 디에틸스틸 베스트롤(DES)이나 혹은 높은 남성 호르몬에 노출된 여아들은 다른 여자들보다 더욱 양성애자나 레즈비언이 될 가능이 높다. 그 결과는 태아기 성 호르몬 양이 많은 것은 최소한 어떤 여성들의 성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Dittman et al., 1992; Meyer-Bahlberg et al., 1995). 그러나 태아기나 출생 후 환경 중 정확히 어떤 요인이 유전자와 함께 동성애적 지향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Berenbaum & Snyder, 1995; Paul, 1993).
David R. Shaffer, 송길연 등 옮김, "발달심리학(5판)", 시그마프레스, 184쪽.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동성애자가 될까? 대답의 일부는 유전 코드에 있을 것 같다. Michael Bailey와 그의 동료들(Bailey & Pillard, 1991; Bailey et al., 1993)은 일란성 쌍생아들이 이란성 쌍생아보다 더 성적 지향성이 비슷하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러나 아래 표에서 보듯이 일란성 쌍생아의 단지 반 정도가 같은 성적 지향을 갖고 있을 뿐이다. 이것은 환경이 성적 지향 발달에 유전자만큼이나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란성 쌍생아 | 이란성 쌍생아 | |
남자 | 52% | 22% |
여자 | 48% | 16% |
출처: 남성의 수치(Bailey & Pillard, 1991), 여성의 수치(Bailey et al., 1993) [각 비율은 한 명은 양성애자인 경우 대비 둘 모두 동성애자인 경우]
동성애적 유전 경향을 갖는 사람이 동성에게 매력을 느끼게 하거나 느끼지 않게 하는 환경적 요인은 무엇일까? 아직 잘 밝혀진 바는 없다. 오랜 정신분석학적 관점은 남성의 동성애는 지배적인 어머니와 거의 지지를 받지 못했던 약한 아버지를 가진 아이들에게서 발생한다고 본다(LeVay, 1996). 오랫동안 지속된 "유혹가설" - 나이 많은 동성 동료에 의해 동성애가 라이프 스타일이 되어졌다는 생각 -에 대한 뚜렷한 증거도 역시 없다. 심지어 한때 인기있었던 아들을 거부한 아버지가 아들을 남자답지 못하게 만들어 동성애자가 되도록 했다는 주장도 더 이상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Bell et al., 1981; Green, 1987). 그리고 게이나 레즈비언 부모가 양육하는 것 또한 이후의 성적 지향에 거의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는 것 같다(Bailey et al., 1995; Golombok & Tasker, 1996). 가장 유력한 가설은 태아기의 호르몬 영향이 중요하다는 가설이다. 예를 들어 출생전부터 디에틸스틸 베스트롤(DES)이나 혹은 높은 남성 호르몬에 노출된 여아들은 다른 여자들보다 더욱 양성애자나 레즈비언이 될 가능이 높다. 그 결과는 태아기 성 호르몬 양이 많은 것은 최소한 어떤 여성들의 성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Dittman et al., 1992; Meyer-Bahlberg et al., 1995). 그러나 태아기나 출생 후 환경 중 정확히 어떤 요인이 유전자와 함께 동성애적 지향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Berenbaum & Snyder, 1995; Paul, 1993).
David R. Shaffer, 송길연 등 옮김, "발달심리학(5판)", 시그마프레스, 184쪽.
지금까지 동성애의 '원인'으로 알려진 것은 유전자와 호르몬의 영향 정도 뿐이고, 사회환경적 요인은 '있을지도 모르지만 무엇인지는 모르는' 상태다. "무엇이 영향을 미칠지 모르니 드라마도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느냐"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위의 인용문에 있듯이 심지어 동성애자 부모 아래서 자란 아이들도 이성애자 부모 아래서 자란 아이들보다 더 동성애자가 되지 않는다. 그러니 드라마를 보고 '게이'가 될 거라는 건 못이 없어 왕국을 잃는 것과 같은 인과관계를 주장하는 것이다.
아니 그것보다 아들이 주말 밤에 어디 나가지도 않고 아줌마 취향의 드라마나 보고 있으면 그게 더 걱정할 일 아닌가?
덧글
http://www.pray24365.org/board/view.do?iboardgroupseq=10&iboardmanagerseq=11&iboardseq=6329&irefamily=6329&ireseq=0
저 아줌마 단체의 배후에 있는 건 종교적인 믿음인지, 아니면 무식인지가 문제가 될것 같군요..
아이추판다님 글 항상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그런데 질문이 하나...^^;; 앨런 튜링이 생애 후반부에 에스트로겐으로 동성애를 고치려는 치료를 강제로 받고 있었다는 걸 듣긴 했는데, 성 호르몬이 미치는 영향은 태아기에 더 중요한 건가요? 아니면 성인기에 맞는 것도 효과가 있을까요?
그 때라면 토·일 밤 10시 이후에는 엄마랑 같이 거실 소파에 앉아서 드라마 보다가 나중에 비누 줍고 등짝을 보일 싹으로 자랄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것으로 사료됩니다 고갱님.
근데 다시 검색해보니까 진짜 30대 이상 여성 취향이네요. 게이물이라기에 커피프린스 같은 걸 생각했는데 ㅡㅡ;
드라마로 게이가 된다면 드라마로 치료하면 되죠!
...
orz 무식은 무서워요.
이건 주말 밤에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고 혼자 조용히 드라마를 보고 있는 수많은 솔로 및 초식남들, 자발적 데이트 기피자들에 대한 차별적 발언이군요. 그 사람에겐 드라마 시청이 주는 쾌락이 데이트가 제공하는 쾌락보다 더 클 수도 있고, 그 사람의 미래엔 이게 더 유리할 수도 있죠. 최소한 성병 걸려 뒈질 일은 없으니. 자식도 못 남길 확률도 높지만.
이건 가치관과 위험 회피, 비용 대비 보상 등 모든 요소를 고려해 그 사람 내에서 내린 합리적 의사결정의 결과니 남이 그걸 뭐라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올바른 행위는 아닐 듯. 적어도 취향 차별. 어쩌면 이건 후천적 교육이나 개인의 노력으론 고칠 수 없는 선천적 호르몬 부족의 문제일 수도 있고.
한마디로 차별적 발언입니다. 남이사 주말 밤에 동성애를 하든, 아줌마 취향의 드라마를 보든, 데이트를 하든.
제가 보기엔, 정말 문제점은 부모가 주말밤에 (아마도 성인)아들이 드라마를 보고 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는 부분. 이건 부모와 (성인) 아들이 같이 살거나, 부모가 아마도 아들집에 주말밤에 할 일 없이 방문한단 소리죠. 이거 매우 안 좋은 상황이라고 할 만합니다...
요즘 좋은 영화도 많은데 말이죠. 저처럼 음악을 듣거나…ㅡ,.ㅡa
성별에 따라 그게 어울리는 행동을 해야한다고 규정짓는게 더 무서운거 아닌가여??
워낙 드라마 즐기는 취미를 가진 사람은 게다가 솔로인 사람의 경우
자신의 취미를 눈치를 봐가며 즐겨야 한다는것인지...
그냥 씁쓸했음요..
라임에이드/ 예, 그러한 상황은 이미 다음 글에 서술된 바 있죠: [동성애자의 재현이라는 미적 문제]-임근준 http://chungwoo.egloos.com/3392594
일란성 쌍생아가 통계적으로 거의 50% 정도 유사하다면, 유전적 요인은 환경적 요인보다 오히려 더 적다고 생각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입양 등으로 갈라져서 양육받은 경우를 제외하면 유전적으로 동일함은 물론이고, 환경적 요인 역시 타인에 비해서는 훨씬 비슷한 상황에서 성장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으니까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좀 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 같네요.
모든 동물은 자위를 할 수 있고, 자위를 한다는 말은 딱히 특정 성에 집착 없이 자극만으로도 성적 매력이나 충동과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거 잖아요.
원래 생식도 무성생식에서 시작했고, 유성생식에도 자웅동체도 있고요.
이렇게 생식의 진화적 관점에서 본다면 단순 무성보다는 유성생식이 전략적으로 우월하여 진화되었고, 급기야 자웅 이체로 진화되었으며, 심지어 인간은 성문화를 이룬 성도덕까지도 사실 진화의 결과물 아닐까요?
이 시점에서 굳이 동성애를 고집한다는 것은 사실 좀 진화가 덜 됐거나 억지스럽다는 생각임.
사회적으로 이성애가 바람직한 성모델로 자리잡자 단지 남다른 새로운 성적 경험을 하고 싶은데 양성애자라고 하면 남자 여자 가릴거 없이 다 좋으면 그 중에서 좋은 이성을 찾으면 될거 아니냐고 할까봐. 그럼 남다른 충격적 성경험을 못할 거 같으니 동성애자라고 핑개를 대는 거 같습니다.
왜 이러십니까, 자위 한번 안해보신 분처럼;;
자위할 때, 이성, 동성, 심지어 동물, 급기야 존재 불가의 상상의 개념을 만들어서 교감할 수 있죠.
아바타를 응용하자면 내가 다른 성, 동물, 존재라고 생각하며 교감할 수도 있고요.
촌스럽게 진화 덜된 것처럼 그러지 마시고 고정관념을 버리세요.
어린 것들이 침 좀 뱉는 것이 뭐나 되는 것처럼...ㅉ 이렇게 유치하고 촌스러운 거임. 님처럼...
...동성애 성향을 보이는 원숭이는 원숭이의 이성애를 다룬 영상과 동성애를 다룬 영상 중 어떤 것에 더 반응을 보일까요? 이것이 밝혀짐다면 동물과 인간의 동성애의 관계에 대해 더욱 깊은 논의가 진전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줄요약 : 원숭이에게 게이물을 보여주자
가정 파탄 원인제공 방송사는 책임져라!
-바른 드라마를 위한 전국 연합
바른 성문화를 위한 전국연합
에서는 어떤 체위를 추천할까요? 아 상상만해도 가버릴거 같네~
그럼 사회적인 측면이 문제가 되죠. 문제제기하는 분들은 첫째는 출산. 둘째는 이성애자 또는 보수입장에서의 거부감. 이 두가지를 말합니다.
첫째 문제는, 그냥 이성애자 부부가 애를 안낳았을때와 같은 결과를 가지는겁니다. 어자피 동성애자를 압박한다고 그사람이 이성과 결혼해서애낳고 살것도 아니니까, 말같잖은 주장이 되겠습니다.
둘째로 거부감. 본문에 나온 문제는 사실 이 둘째에 해당되죠. 인간은 원래 다른게 있으면 좋고 나쁨을 떠나 집중하는 경향이 있죠. 인종에 대해서도, 장애인에 대해서도, 성적 소수자에 대해서도. 이런걸 떠나서 수입의 높고 낮음, 사는 지역, 언어, 그외 잡다한 취향이나 주장까지..... 트집을 안 잡는걸 찾기가 어려울 정돕니다.
이건 인간 근본으로는 고칠수가 없는거같습니다.... 왜냐면 어린 꼬맹이들까지 장애 있는 사람 보면 놀리고 헐뜯기 일쑤며, 그게 아니라도 따돌림을 하는거 보면 인간은 원래 이런가 하며 탄식이 나올 정도죠. 사회적으로 성숙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좀 극단적인 얘기지만 개인주의가 발달하는 수밖에요. 피해를 주지 않는 '다름'과, 사회를 부수려는 '틀림'을 모두 구분할수 있는 교육이 잇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