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2/12 11:21

'시'의 비밀 인지과학

그것은 한국어가 아니다
1초 만에 거슬리게 해 드림 (Curtis님)
치킨너겟보다 높은 사람 (김스캇님)

한국 사람에게 존칭선어말어미 {-시-}의 용법은 전혀 어렵지 않다. 그런데 막상 말로 설명하기는 대단히 어렵다. 예를 들어, 다음 문장을 보자.

(1) 아버지가 방에 들어가신다.

조사 '가'를 '께서'로 고치면 더 완벽하겠지만 별 문제가 없다. 앞으로도 예문에서는 {-시-} 이외의 다른 높임법은 쓰지 않겠다. 예문 (1)만 보면 영어에서 동사가 주어에 따라 변화하듯이, {-시-}도 주어에 따라 들어가는 것처럼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2) 어머니는 방이 널찍하시다.

이 문장에서 주어는 분명히 '방'이다. 게다가 널찍한 건 방이지 어머니가 아니다.  {-시-}가 주어를 높이는 것이면 이 문장은 '방'을 높이는 것일까? 한국어가 모국어인 사람이라면, 직관적으로 '어머니'를 높인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머니'는 무엇일까, 또 {-시-}는 무엇을 높이는 것일까?

오래 전, 외솔 최현배는 예문 (2)와 같은 문장을 이중 주어 구문(double subject construction)으로 파악했다. '어머니'와 '방'이 모두 주어라는 것이다. 그리고 외솔은 {-시-}가 두 주어 중에 아무거나 높여도 무방하다고 주장했다.

외솔의 이 학설은 좀 모호한 측면이 있어서 {-시-}의 정확한 문법은 두고두고 논란거리가 된다. 일단,  한국어가 주제부각형 언어로 "주제-설명"의 문장구조를 가진다는 이론이 나온 후로는 예문 (2)에서 어머니는 '주제', 방은 '주어'로 해석된다.

그렇게 해석하지 않더라도, 두 주어 중에 아무거나 높여도 무방하다면 {-시-}가 걸리는 조건이 순수하게 문법적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는 걸 함의한다. 어떻게 보든 곤란한 것이다.

그래서 나온 설명이 {-시-}는 '주어'가 아니라 '주체'를 높인다는 것이다. 여기서 주체란 행동주(행동의 주체), 경험주(경험의 주체), 소유주(소유의 주체) 따위를 말한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도 이런 이론에 따라 {-시-}를 설명하고 있다.

-시-

(‘이다’의 어간이나 받침 없는 용언의 어간 뒤에 붙어, 다른 어미 앞에 붙어) 어떤 동작이나 상태의 주체가 화자에게 사회적인 상위자로 인식될 때 그와 관련된 동작이나 상태 기술에 결합하여 그것이 상위자와 관련됨을 나타내는 어미.

예문 (1)에서는 '아버지'가 행동주이고, 예문 (2)에서는 '어머니'가 소유주이다. 예문 (1)의 ‘아버지’는 문장의 주어이기도 하므로 이를 직접 주체존대법이라 하고, 예문 (2)는 '어머니'가 주어가 아니므로 간접 주체존대법이라고 한다.

따라서, 존대의 대상이 문장에 직접 나타나지 않더라도 여전히 {-시-}를 쓸 수 있다. 이제 몇 개의 예문을 살펴보자.

(3) 혈압이 높으시네요.

이 예문은 주어와 서술어가 모두 갖춰진 완전한 문장이지만, {-시-}가 적절한지는 완전히 맥락에 의존한다. 예문 (3)의 경우 병원에서 의사가 환자에게 하는 말이면 '혈압'의 소유주가 환자이므로 적절하다. 그렇지 않으면 '혈압'을 높이게 된다.

(4) 집이 머시네요.

예문 (4)도 마찬가지다. 웃어른께 주소를 물어봤는데, 여기서 먼 곳에 사신다면 웃어른이 "집이 멀다"의 경험주이므로 {-시-}를 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집'을 높이게 된다.

(5) 고기가 잘 잡히십니까?

낚시터에서 누가 낚시꾼에게 이렇게 말을 걸면, 고기를 잡는 행동주는 낚시꾼이므로 역시 적절하다. 그렇지 않으면 '고기'를 높이게 된다.

이제 정신이 산만해졌을 독자들을 더욱 혼란에 빠트리기 위해 {-시-}에 대한 국어학자 임홍빈의 이론을 인용해보자.

가. {-시-}에 의하여 존대의 대상이 되는 것은 비단 단위 문장의 주어로 나타나는 인물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나. {-시-}는 문장의 어떤 일정한 성분과 그 서술어 사이에 성립하는, 엄격한 의미의 공기 관계 또는 호응 관계에 의해서는 결코 만족할 만하게 설명될 수 없다.

다. {-시-}에 의한 존대의 대상은 어떤 문장의 명제 내용을 경험하는 인물로서, 그 인물은 상위 처격 성분으로 상정된다.

라. {-시-}에 의하여 상정되는 상위문은 소재를 뜻하는 '있다'적 구조를 가진다. 그것은 어떤 내용에 대한 경험이 그에게 있음을 보이는 것이다.

마. {-시-}에 의한 존대는 원리적으로 위의 (라)와 같은 경험 절차로서, 경험 절차가 제1차적인 것이며, 존대 절차는 이러한 경험 절차를 이용하고 있을 뿐이다.

바. {-시-}를 '있다'적인 구조에 의하여 설명할 수 있는 한에서 {-시-}의 어원론은 증명된 것으로 보아도 좋다.

(바)에 대해서만 부연설명을 하자면, {-시-}는 중세국어에서 '시다'에서 나온 말로 현재의 '있다'라는 뜻이다. 그 이외의 내용은 위에서 대략 설명한 것과 같다.

{-시-}의 용법은 이렇듯 오묘한데, 간단히 말하면 주체가 누구인지만 따지면 된다. Curtis님의 블로그에 대도서관님이 다신 댓글에서 예를 인용해보자.

(6) 사장님 개가 참 귀여우시군요!

예문 (6)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이 문장에서 경험주는 화자이기 때문이다. 한국어에는 자기 자신에 {-시-}를 붙이지 않으므로, 이 말은 영락없이 '개'를 높이게 된다. 그러나 아래와 같이 고쳐 경험주를 사장님으로 확실하게 바꿔주면 어색하지 않다.

(6') 사장님은 개가 참 귀여우시겠어요!

혹시나 이 문장에서 '사장님'이 주어가 아니냐고 하는 분이 또 있을까 봐 첨언하자면 "귀여우시겠어요"는 "귀엽다"에 존칭선어말어미 {-시-}와 화자의 추측을 나타내는 어미 {-겠-}이 들었간 것이므로, '사장님'이 아니라 '개'가 주어다. '사장님'이 주어가 되려면 용어는 "귀엽다"가 아니라 "귀여워하다"가 되야 한다.

이번에는 ENCZEL님의 를 보자.

(7) 치즈버거 세트 하나에 치킨너겟 4조각이시고요~ 포장이신가요~?

이 문장에서 앞의 {-시-}는 곤란하지만 뒤의 {-시-}는 옳다. 치즈 버거 세트 하나에 치킨 너겟 4조각인 것은 손님이 주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원래 치즈버거 세트 하나에 너겟은 5조각만 주는데 알바의 실수로 어느 손님만 4조각을 받은 상황이라면 다음과 같이 정당하게 {-시-}를 쓸 수 있다.

(8) 어!? 손님은 너겟이 4조각이시네요?

이런 경우 외에는 별로 허용될 여지가 없다.

2010년 2월 12일 오전 11시 21분 수정 (7)의 앞 부분은 "(손님은) 치즈버거 세트 하나에 치킨너겟 4조각이셔요"이다. 이건, 손님이 너겟이라는 말이 아니다. 식당에서 "나는 곰탕!"이라고 말하듯, 역시 주제-설명문 구조다. 주문의 주체는 손님이므로 역시 '시'를 붙여도 된다.

(7)에서 뒤의 {-시-}는 앞선 글에서 "영희는 28번 버스다"와 같은 형태로 들어간 것이기 때문에 옳다. 이건 아래 예문처럼 고치면 어쩐지 어색하다는 걸 알 수 있다.

(9) 포장인가요?

아마, 아래 문장처럼 했다면 별로 어색해하지 않고 넘어갔을 것이다.

(10) 포장이세요?

그런데, 실은 {-세요}는 {-셔요}의 다른 형태고 {-셔요}는 {-시어요}의 준말로서 본질적으로 (10)과 "포장이신가요"는 다르지 않다.

덧. 세계 언어 중에서 한국어는 어려운 편도 아니라고 한다. 좌절들 마시길.


덧글

  • 김슷캇 2010/02/12 11:26 #

    뭔가 어려워요 -ㅅ-
  • 운향목 2010/02/12 11:35 #

    높임말 없애면 안되나요 ㅇ<-<
  • 긁적 2010/02/12 13:31 #

    찬성 1표.
    그렇지만 안 될거야 ㅇ<-<
  • organizer™ 2010/02/12 11:57 #

    아니 대체 한국어보다 더 어려운 언어도 있단 말입니까..? <-- 이것이야 말로 정말 "좌절"할 일이군요.
  • sieg 2010/02/12 12:00 # 삭제

    조선말이 양자역학보다 어려운 것 같군요-.-;
  • 누렁별 2010/02/12 12:30 #

    "사장님 참 귀여우시군요." (응?)
    '시' 쓰기를 시시하게 볼 일이 아니군요. -_-;
  • 라임에이드 2010/02/12 12:44 # 삭제

    (7) 치즈버거 세트 하나에 치킨너겟 4조각이시고요~ 포장이신가요~?

    치즈버거 세트 하나에 치킨너겟 4조각 하셨고요~ 포장이신가요~?
    로 바꾸면

    적절한 시 사용이 되겠네요.
  • 긁적 2010/02/12 13:31 #

    물론 치킨버거 세트 하나에 치킨너겟을 어떻게 '하는'건 아니지만 -_-;; 주문하는 행동의주체는 손님이니까요. ^^;;
  • 운향목 2010/02/12 13:38 #

    (주문)이 생략된 거겠죠? ㅋ
  • 아이추판다 2010/02/12 13:43 #

    아, 이거 주문을 확인하는 문장이군요. 건 제가 헷갈렸네요. "치즈버거 세트 하나에 치킨너겟 4조각이시고요"도 맞는 문장입니다.
  • 액시움 2010/02/12 13:18 #

    한국어보다 어렵다는 그 언어의 화자들은 어떻게 산답니까.;;
  • 아이추판다 2010/02/12 13:50 #

    문법을 설명하는 것과 문법대로 말하는 것은 전혀 다르거든요 ^^;
  • 언럭키즈 2010/02/12 14:04 #

    뇌에서 과부하가 걸릴 지경이군요.. 뭐 이리 어렵지..ㅠㅠ
  • erte 2010/02/12 14:25 # 삭제

    음 한가지 궁금한게 임홍빈님의 이론에서 설명하는 '-시-'의 용도는 "있다"에 한정되는 것 같은데요, "있다"에서 가능하다고 "이다"로 끌어쓰기엔 곤란하지 않은가 합니다.

    왜냐하면 "있다"에는 "계시다"라는게 있어서 "있으시다"라고 했을 때의 '-시-'가 주어를 높이지 않는다는 게 맞고, 주어를 높이려면 "계시다"를 써야하니까요. 그런데 "이다"는 그게 아니지 않나요?
  • 아이추판다 2010/02/12 20:43 #

    저는 이런 내용이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임홍빈은 {-시-}를 "있다"에만 한정하는 게 아니라, {-시-} 자체가 "있다"라는 의미를 가진다는 것이죠. "어머니는 방이 크시다"라면 "방이 크다"가 하위문이고, 이를 포함하는 상위문이 "있다"적 구조를 가져서 그 하위문에서 말하는 바의 내용이 '어머니'에게 속함을 보인다는 주장입니다.
  • erte 2010/02/12 14:45 # 삭제

    또 하나;;;

    소유의 주체를 높이는 것에서 맞다고 생각한다면
    계산할때 "만원이세요" 하는 것도 맞다고 봐야하지 않나요?

    풀어서 생각하면 만원인 것은 손님이 산 물건이지만, 어쨌든 그 물건의 소유 주체는 높여야할 "손님"이니 맞다고 생각할 수 있는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드네요.
  • 아이추판다 2010/02/12 20:51 #

    소유주보다는 돈을 낸다는 의미에서 행동주가 더 적절해 보입니다.
  • 흐음 2010/02/17 18:08 # 삭제

    아이추판다/

    위의 임홍빈교수의 문법에 따르면 erte님이 예를 드신 것처럼 "(가격은) 만원이세요." 라든가 "거스름돈 천원이십니다."같이 여러 사람들에게 상당히 거부감을 주는 표현들이 모두 맞는 표현이 되어버리는군요.

    제 경험상 이런 표현은 넉넉잡고 한 20년정도 이전만 해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리고 이런 표현이 지금은 꽤 많이 쓰이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맞는 표현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고 말이지요.

    결국 임교수의 문법은 '-시'의 용법을 너무 넓게 규정하는 바람에 현재 사람들 사이에서 세력다툼 중인 '-시'의 새로운 한 용법을 너무 이르게 맞다고 결정짓는 것 같습니다.

    p.s., 대안이나 더 정확한 규정을 요구하신다면 전 두 손을 높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만... ^^;
  • mafuyou 2010/02/12 16:27 #

    높임말.. 없애야 할 1순위.
    사회 곛층 체계까지 만드는 악의 요소..
  • Carrot 2010/02/12 21:07 #

    그러니까 이런 문제들 때문에 용례들이 많이 필요한 거라니까요, 참. (...)
  • 아이추판다 2010/02/12 21:27 #

    표준어 규정을 보면 '제정(制定)'이 아니라 '사정(査定)'이라는 용어를 씁니다. "만들어 정함"이 아니라 "조사하여 정함"이지요. 실제 한국어 화자들이 한국어를 사용하는 용례를 수집하고 그 용례를 정리하여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한국어 문법을 제시함은 필요하겠으나, 없는 한국어 용례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에는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 만드는 순화어 단어 몇 개도 보급하기가 지극히 어려운데, 심지어 '문법'을 보급한단 말입니까? 게다가, 이렇게 보급할 문법도 마땅치가 않은 게, 지금 한국어에는 학교 문법부터 워낙 자주 바뀌어서 규범문법의 전거가 없습니다.
  • Carrot 2010/02/13 01:06 #

    뭔가 이야기해봄 직한 부분이 더 있을 것 같은데 여기까지가 한계인 것 같네요. 관련된 내용들을 여유 있을 때 찾아보고 좀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을 것 같네요. 뭔가 공부거리가 부쩍 늘어난 것 같은 느낌이 들긴 합니다만…….
  • 한단인 2010/02/13 05:24 #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 MK 2010/02/15 03:06 # 삭제

    그저, 다시 배울 필요가 없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 -_- 2010/02/25 09:41 # 삭제


    80년대 촘스키 통사론의 한 지류였던 의미역 이론이 다시 나오는 군요.
    Filmore가 창시하고
    Jackendoff라는 생성의미론자가 발달시킨 주장입지요.
    으하 추억이 새록새록.


    그런데
    '주체'라뇨 ㅋㅋ 북한에서 나온 문법이라고 오해받겠습니다.
    문장의 주제격(은/는)과 혼동할수 있는 용어거든요.
    국립국어원 완장쟁이들은 이론 출처를 명시하지 않고 자기멋대로 이름붙여서
    지들 꺼처럼 둔갑시키기를 좋아하나봅니다.



    의미역 이론 theta role 이란 일반으로 모든 자연언어에서 명사에 격을 부여할때

    행동주Agent, 수혜자beneficiary, 경험자Experiencer,수취인Receiever , 도구Instrument, 대상Patient, 화제theme, 목표Gole/ /출처Source/장소Location, 방식mannor 등의 의미적 역할이 순서를 맞추어 위계구조를 이루는데, 이것이 특정한 통사적 격에 사상된다는 주장입니다.

    즉 한국어에서는 행동주, 수혜자, 경험자가 되는 명사구가 주격 '이/가'을 받고, 도구에 해당하는 경우 도구격 "로/으로1"를 부여받고, , 수취인이 '에게', 대상과 화제에 해당하는 경우 목적격'을/를', 목표는 "로/으로2'라는 목표격을 갖고, 출처가 "에서'라는 격을 부여받고, 방식이 "처럼"이라는 격조사에 매핑되지요.

    언어애 따라 경험자가 별도의 격부여를 받기도 하고, 수취인과 도구가 동일한 격으로 묶이기도 하는 차이가 생기기도 하지요. 한국어 같으면 목표와 장소가 같은 격을 받기도 하고, 때로는 장소가 별도의 격을 받기도 하는 애매한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암튼 이런건 중요하지 않구요.



    어째꺼나 이 이론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해보자면 문장이 가리키는 상황의 행동주, 수혜자, 경헙자가 주격을 부여받고, 이것이 선어말어미가 일치해야 문법적인 문장이 된다고 하는 가정을 해볼수 있지요. 여기에 문장에 명시되지 않은 공범주를 도입하면 바로 국어사전에 나온 설명이 됩니다.
    예를 들어 봅시다.

    "혈압이 딥따 높으시네요~"

    여기에서 '시'와 일치하는(자질을 체킹하는) 행동주나 경험주가 주격을 받아 문장내에 나와야 하는데, 이걸 주제격에 가져다 붙일수 없으니 음성적으로 실현되지 않는 공범주 PRO를 문장내에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PRO가 혈압이 딥따 높으시네요
    ~"
    -시-와 자질교환을 하는 명사구는 '행동주' 혹은 '경험주' 이므로, 당연히 PRO는 행동이나 경험주가 되어야 하는데 이게 주격을 받겠죠. 게다가 PRO는 대용어적 성격을 가지므로 이전 발화나, 문맥상황에서'환자분, 혹은 청자'가 유추되고 PRO의 의미론적 내용이 채워지지요.

    결국 문장의 기저구조는
    "환자분이/당신이 혈압이 높으시네요~"가 재구성되고
    주격조사 '이'와 선어말 어미'시'가 부가어 논항위치 SPEC-ARGEMENT 에 의해 일치된다는 아름다운 미담이라할수 있지요.



    한줄요약하면, 주격조사 이/가를 받는 명사구만이 존경의념을표시하는 선어말어미 '시'의 높임을 받을수 있다. 라고 할수 있지요.



    그런데 한국어가 계속 사용되다 보니까 문제가 생기는 문장이 나옵니다.


    바로 치킨너겟 딜레마라 부르는 (제가 어제부터 이리 부르도록 정했습니다") 현상이 나타나는데

    "손님은 치킨너겟 다섯개시구요"

    라는 문장에서 아무리 공범주 PRO를 "선택하신 메뉴가" 처럼 재구성해도, 메뉴는 경험주나 행동주가 되지 않으니까 (copular 구조에서 화제theme가 주격을 받습미다!!!)
    '선택하는 메뉴'를 높이는 상황이 되므로, 이것을 비문으로 여겨지게 되는거지요.
    그런데, 왜 사람들은 메뉴를 칭송하기를 즐겨할까요?

    여기서 임홍빈 선생님의 이중주어문 분석이 나오게 됩니다.
    위에 말한 "환자분이 혈압이 딥따 높으시네요"라는 문장은 의미론적으로
    환자분이 [혈압이 딥따 높은] 것을 경험한다. 라고 해석되어야 되구요,
    따라서 기저구조에서

    [혈압이 딥따 높은] 것을 경험하는 환자가 있으시다

    라는 문장이 생성되고, 촘스키 매직으로 이리저리 이동시키고 삭제하면

    "혈압이 높으시네요~" 라는 문장으로 이쁘게 출력이된다는 것이
    대털의 교강용 뺨치는 젊은시절 임홍빈 선생님의 자세한 설명방식이었지요.
    근데 이건 촘스키 초기통사론이에요. syntatic structures에서 벗어나지 않은 리론이었는디... ㅋ
    순살치킨의 문장에 적용하면

    [[손님1이 선택하신 것이]PRO 치킨너겟 5개 이다]를 경험하는 손님1이 있으시다]
    이걸 변형시켜서

    손님은 치킨너겟 다섯개이셔요

    로 만든다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임홍빈 선생님도 나중에 이런것도 거추장스러우니까
    걍 한국사람은 아무데나 '시'를 넣는걸 좋아하긔... 라고
    속편하게 생각하신다고 고백하신바가 있습니다.



    한국어가 어려운게 아니라
    한국어를 이론적으로 설명하는게 어려워요.


    비행기를 조종한다고 비행기를 설계할수있는것도 아니고
    말을 한다고해서 음성학적인 설명이 가능하지도 않는데
    사람들은 뭔가를 하는 능력과, 뭔가를 설명하는 능력이 같다고 믿거든요.
    한국어를 잘하면 뭐 한국어에 대해서 뭔가 잘 아는 것처럼 착각을 하지요.
    그래서 언어학이 천대받게 되는데...."한국말 다들 잘하는게 그걸 왜 연구해?ㅋㅋㅋㅋ"

    이딴 짜증나는 소리를 주위에서 자주 듣다 보니까
    국어학자들은 바른말고운말 타령하면서 엄한 사람들
    시비걸고 완장질 하는걸 자기들의 사명으로 생각하게 되었지요.

    근데
    국립국어원에 들어간 분들은 제발 제대로 된 문법이나 만들고
    뻘짓을 햇으면 합니다. ㅋㅋㅋㅋㅋ

  • hailey 2010/02/27 23:42 #

    예전에 국어능력 인증시험 준비할때 했던 내용인데 그새 다 잊었네요. 옷가게 같은 곳에 가면 흔히 들을 수 있는 말. "가격은 xxxxx원 이시구요, ... " 외에도 다수. 친절을 위한 높임말이 맞춤법에 어긋나는 경우가 많은듯.
  • asd 2010/03/11 17:51 # 삭제

    정말 제대로 된 문법이나 내놓고 완장질을 쳐하시든지 했으면 좋겠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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