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04 00:23

보잘 것 없는 이론 인지과학

'학생'님이 필사적 반복학습의 절망적 결과에서 소개한 실험의 출처를 물어보셔서 답변. 원래는 Anderson의 Cognitive Psychology and Its Implications에서 읽은 내용인데 내가 가진 6판에는 나오지 않길래 도서관에서 가서 원래 봤던 옛날 번역판을 봤더니 역시 있다. 해당 내용을 전재한다.

우연 대 의도 학습

하이드와 젠킨스(Hyde and Jenkins) 실험은 우연 학습과 의도 학습을 비교한 연구에서 반복 증명된 주요 발견을 예시한다. 사람이 학습하고자 하는 의도 여부는 정말로 중요하지 않다(Postman, 1964의 개관 논문을 참조할 것). 중요한 것은 재료의 제시 기간 중 그것을 처리하는 방식이다. 만일 피험자가 의도하지 않은 경우에도 의도 학습에서처럼 같은 심적 활동을 하면, 그는 두 조건 모두에서 같은 기억 성과를 보인다. 사람들이 학습을 의도하면 기억에 도움이 되는 암송이나 정교화 처리를 많이 하므로 대체로 좋은 기억을 보여준다. 젠킨스와 하이드 실험에서 의도적 피험자들이 보인 적은 이득은 처리상 약간의 가변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 처리의 통제에 세심한 주의를 한 실험들은 학습 의도 또는 동기의 양이 별로 효과가 없음을 발견한다(Nelson, 1976)을 보라).

사실상, 처리가 면밀히 통제되지 않은 실험들에서 피험자들은 실제 우연 조건에서 더 잘한다. 이러한 연구 중 앤더슨과 바워(1972)의 문장 기억에 관한 실험이 있다. 두 집단의 피험자들에게 문장을 제시하고 여기에 이어지는 짧은 글을 생성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한 피험자는 '목사가 집주인을 때렸다'를 보고 '십자가로'라는 구절을 첨가했다. 한 집단의 피험자들은 기억 검사가 있다는 말을 들었고, 다른 집단은 그렇지 않았다. 의도 집단은 문장의 48.9%를, 우연 집단은 56.1%를 회상했다. 나중에, 피험자들을 면접한 결과, 의도 집단 피험자들은 문장을 반복해서 말하는 것과 같은 별 효과 없는 기억 방략을 사용하는 데 몰두했기 때문에 빈약한 수행을 보였음이 밝혀졌다. 우연 집단의 피험자들은 문장들을 단순히 정교화했고 어떻게 하면 기억이 잘되는가에 관한 보잘 것 없는 이론들로 인해 방해받지 않았다. 브라운(Brown, 1979)도 아동들이 기억에 대해 그릇된 생각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학습 상황에서 곤란을 받는다고 보고했다.

존 R. 앤더슨, 이영애 역, "인지 심리학", 을유문화사, 1987.

필사적 반복학습의 절망적 결과에서 내가 두 개의 실험을 하나의 실험으로 얘기했는데 그냥 읽게 시킨 경우와 시험 볼테니 공부하라고한 경우를 비교한 실험은 두 번 째 문단에 있는 앤더슨과 바워의 실험이고, 문제 출제를 시킨 경우와 그냥 읽게 시킨 경우를 비교한 실험은 책의 다른 부분에 나오는 프레이즈의 실험이다. 이들 각각의 서지사항은 아래와 같다.
  • Anderson, J. R. & Bower, G. H. (1972). Configural properties in sentence memory. Journal of Verbal Learning and Verbal Behavior, 11, 594-605.
  • Frase, L. T. (1975). Prose Processing. In G. H. Bower (Ed.), The Psychology of Learning and Motivation (Vol. 9, pp.1-47). New York:Academic Press.
간만에 이 얘기를 보니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의도를 거스르는 '보잘 것 없는 이론'들을 또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을런지.

덧글

  • 후유소요 2009/09/04 00:37 #

    이론이라는 회초리로 통속심리학의 엉덩이를 찰싹 떄려 줄 수 있는 좋은 예 같아요^^;;

    실험 결과를 두고 생각하면, 반복적으로 자극을 제시하는 학습 프로그램보다는 암송/정교화를 유도하는 학습 프로그램이 더 성과가 좋겠네요. 음... 그렇다면 언어 학습에서 집중도와 학습 시간이 동일하다고 가정할 때, 전자가 (흔히들 영어교육에서 강조하는 것처럼) 다양한 시청각 자극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후자의 방식이 결국 더 높은 학습 성과를 올리게 될까요? 악, 궁금하네요. 누군가 그런 것도 실험해 봤으면 좋겠어요.
  • 아이추판다 2009/09/04 11:20 #

    그러게 외국어를 배우는 가장 빠른 방법은 그 나라 사람이랑 연애를 하는 거라고 하죠.. 그야말로 암송/정교화를 유도하는 학습 프로그램!
  • aeon 2009/09/04 09:23 #

    박스 두 번째 문단 : 통제되기-> 통제되지 이지 않나요?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 사소한 부분 지적해서 죄송합니다.
  • 아이추판다 2009/09/04 11:21 #

    고쳤습니다. 고맙습니다. ^^
  • dddd 2009/09/04 13:54 # 삭제

    좋은 글 감사합니다. 시험 공부하는데 도움이 될 듯.
  • 아이추판다 2009/09/04 19:56 #

    반갑습니다
  • 학생 2009/09/12 21:58 # 삭제


    방명록/질문게시판만 체크를 한 탓에,
    늦게서야 이글을 보고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건강하세요
  • Passer-by 2009/09/17 12:16 # 삭제


    overlearning할 수록 오래 기억된다는 것 다소 상충되는 결과인데,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 아이추판다 2009/09/17 20:57 #

    간단히 말하면 (학습효과) = (반복회수)X(처리의 깊이)인 것이죠. 단순히 중얼거리는 정도의 얕은 처리를 많이 반복하는 것보다 한 번 하더라도 깊이있게 처리하는 게 더 잘 기억되는 겁니다. 물론 깊게 여러 번 하면 제일 좋죠.
  • 아하 2011/01/31 17:33 # 삭제

    그렇다면 외우려는 마음을 가지고 참고서를 보는 것은 소용이 없고,
    분석과 이해를 목적으로 해야 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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