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7/08 03:09

반란과 찬탈 인지과학

철학이라는 동네북

1) 공간 개념 얘기 나오고 나서 수학이 반란을 일으키고 물리학이 찬탈했다는 말이 나오면 이거 밖에 없다.

1804년 칸트 사망
1868년 리만, "기하학의 기초에 대해서"
1916년 아인슈타인, '일반상대성이론'


2) 형이상학이 '본성적으로' 다른 모든 것에 선행하는 것과 '인식의 순서'에서 앞서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역사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자연에 대한 탐구가 먼저지 존재와 같은 추상적 질문이 먼저가 아니다.


3)
철학적 주제가 과학적 대상으로 독립할 수 있느냐 없느냐, 이 질문 자체가 이미 '철학적 질문'이다. 칸트 같은 경우 인간은 '소질로서의 형이상학'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아무리 과학이 발전한다 한들 '나는 왜 사는가?', '신이 이 세계를 만들었는가, 아니면 그냥 생겨났는가?' 따위 질문을 머리에서 떨쳐낼 수 없다고 논증한 바 있다. 즉 칸트는 그러한 '형이상학적 주제'들은 철학으로부터 독립하지 못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3-1) 어떤 것이 철학인지 아닌지는 역사적으로 결정된 것이지 본성적으로 결정된 것이 아니다. '철학'이라는 말의 의미는 천년전, 백년전, 그리고 지금이 모두 다르다. 동양에는 근대 이전에 아예 그런 말도 없었다. 미래에 과학철학이 철학의 한 분과가 아니라 과학학의 한 분과로 편입된다면 그때는 더이상 '철학적 질문'이 아니다.
3-2) 인간이 어떤 경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특정한 질문을 하는지는 이제 심리학적 검증의 대상이지 철학적 논증의 대상이 아니다. 하루에 토마토 세 개씩 먹으면 비타민C가 측두엽의 활동을 억제해서 그런 생각 안든다.(물론 뻥)
3-3) 그 칸트가 공간 개념은 철학의 주제라고 '논증'했다는 것도 기억해두자.


4) 말을 꼬아 쓰는 건 내 취향이지만, 하지도 않은 말을 지어내서 반박하면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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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ㄹㄹㄹ 2009/07/08 03:21 # 삭제

    아이추판다님도 사람인이상 완벽할 순 없으니 가끔 실수할 수도 있는거죠.
  • ㅁㅇㄴㄹ 2009/07/08 07:26 # 삭제

    있지도 않는 뇌내망상으로서의 신을 믿는 분과 피곤한 논쟁을 해봤자 이득이 없습니다.
  • reske 2009/07/08 08:10 #

    철학은 탐사대고 과학은 광부라는 식의 발상은 곤란하죠. 현대 생명공학 분야를 보면 과학이 연구를 선도하고 철학이 뒤쫓아가는 모습도 보이니까요. 아마 둘의 연구분야가 서로 다르지만 몇몇 분야에서 공교롭게 교집합을 이룬다고 보는편이 더 나을듯.
  • 한단인 2009/07/08 08:34 #

    음.. 흥미로운 논쟁이군요. 특히 3-1번에서 공감이 갑니다. 역사적으로 '규정'되어 온 것이라..

    철학의 본체라는 형이상학도 어떤 식의 분과학문으로 쪼개질지 모른다는 얘기인 거죠?

    아이추판다님은 노정태님이 말씀하신 '전통적'인 철학에서 '전통적'이라는 것에 방점을 찍어 얘기를 하시려는 거 같고..

    반면 노정태님은 '추상적 사고'라는 본질을 철학이라고 하시면서 그 자체를 해체적으로 볼 수는 없다라고 말씀하시려는 거 같은데..


    가벼운 난독증 있는 사람으로서 할 얘기는 아니지만 두분의 글에서 개념상에 미묘한 핀트가 나는 거 같습니다만..
  • 간고등어 2009/07/08 10:16 # 삭제

    앞뒤에 관한건 판다님은 인식에 따른 순서고
    노정태님은 논리적인 순서이니 둘 다 맞는것 같습니다.

    간단한것은 예전에 한사람이 하던 일을
    이제는 두사람이 나눠서 하고 있는상황이 지금의 철학과 과학이겠죠.

    개인적으로는 예전의 팔다리부분은 이미 과학이 점유하고 있다고 생각드네요.
    그래도 펀딩이 되는건 공대라능 ㅋ
  • Bloodstone 2009/07/08 18:09 #

    사실 전 철학이 학문인지 잘 모르겠기 때문에-_-;; 이런 논쟁을 보면 당황스럽더군요.
  • parxisan 2009/07/08 23:15 #

    2) "역사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자연에 대한 탐구가 먼저"인 사례를 들어야 설득력이 있을 듯합니다. 형이상학은 제1철학이라고도 하는데, 아리스토텔레스를 예로 든 것은 부적절해 보였습니다.

    3-2) "인간이 어떤 경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특정한 질문을 하는지"를 "심리학적으로 검증"한 사례를 밝혀야 설득력이 있을 듯합니다. "뻥"인 예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듭니다.
  • 아이추판다 2009/07/08 23:35 #

    2) 1)에서 언급한 역사 바로 그런 사례입니다.
    3-2) 인간이 신적 존재를 추구하는 것은 theory of mind의 부산물이라는 게 통설입니다.
  • parxisan 2009/07/09 00:01 #

    2) 제가 잘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혼자 더 생각해보겠습니다.
    3-2) 이것에 관해 배울 수 있는 책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_- 2009/07/09 01:31 # 삭제

    노정태라는 동네북
  • 아름다운백수 2009/07/11 01:29 # 삭제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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