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즈: 그러니까 시간은 도대체 어떻게 흐르나?

언어에 대한 심오한 이해?Semilla님이 다신 댓글 중에 "그 외에 그 언어에서 시간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서 공간적인 이미지가 추가된다거나 (수평적으로 왼쪽 오른쪽 -전후-, 수직적으로 상하..).. 뭐 그런 연구들이 더러 있습니다."라는 대목이 있다. 요 얘기는 유명한 건데 중국어에서는 시간의 흐름을 상하로 표현하고, 영어에서는 전후로 표현해서 사진 같은 걸 시간 순서대로 늘어놓아보라고 하면 중국어 화자들은 대체로 위에서 아래로 늘어놓고, 영어 화자들은 좌우로 늘어놓는다는 실험이 있다. 시간의 흐름을 언어로 표현하는 문제 있어서는 좀 더 재미있는 이슈가 하나있다.

"코끼리는 생각하지마"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에 따르면 은유란 단순히 말을 멋지게 하는 법이 아니라 우리가 생각하는 법 그 자체다. 레이코프는 이런 관점 아래서 많은 은유들을 분석하고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시간의 흐름이다.

시간의 흐름을 공간적으로 표현하는 말들을 보면 재밌는 특징이 있다. 전기/후기라고 하면 전기가 먼저, 후기가 나중이다. "~하기에 앞서"/"~한 뒤에"라고 할 때도 역시 '앞'이 먼저고 '뒤'가 나중이다. 그렇지만 "앞으로는 댓글 열심히 달겠습니다"라고 하면 이제 '앞'이 나중이다. 과거를 추억하는 건 "뒤를 돌아본다"고 말한다. 즉, 여기서는 '뒤'가 먼저고, '앞'이 나중이다. 여기서 끝나면 좋은데 더 또라이같은 경우가 있다. "앞날"이나 "앞일"도 미래고, "뒷날"과 "뒷일"도 미래다. 앞도 미래고, 뒤도 미래.

레이코프는 시간의 흐름에 대한 이런 표현이 무척 원칙없고 혼란스러워보이지만 이 모든 표현들은 시간의 흐름에 대한 단 하나의 공간적 은유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과연 그 은유는 무엇일까? 그러니까 시간은 도대체 어떻게 흐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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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추판다 | 2009/06/17 15:34 | 인지과학 | 트랙백(1) | 핑백(1) | 덧글(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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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erte의 morelo.. at 2009/06/18 01:48

제목 : 시간의 앞뒤
아이츄판다님의 "퀴즈 : 그러니까 시간은 도대체 어떻게 흐르나?"에 대한 트랙백 이런 종류의 퀴즈에 대한 나의 태도는 글자그대로 "방앗간을 지나가는 참새"인지라, 심리학에 대해서는 개미눈꼽만큼도 기초지식이 없지만 그냥 내 생각대로 답을 내어 보는게 재미나서 한번 짧은(?) 설명을 만들어 보았다.1. 먼저 간단하게 "전"과 "후"의 시간관계. 이건 비교적 쉬워서, 어떤 기준지점을 중심으로 전은 과거, 후는 미래를 가리키며, 이게 서로 바뀌는 경우......more

Linked at Null Model : 퀴즈의.. at 2009/06/18 15:11

... 퀴즈: 그러니까 시간은 도대체 어떻게 흐르나?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정답에 가까운 답을 말씀해주셨다. 게시판의 이전/다음도 결국 같은 문제다. 레이코프에 따르면 우리는 시간은 미래에서 과거로 흐르기 ... more

Commented by erte at 2009/06/17 15:47
생각해보니 재밌네요.

"앞날", "앞일"은 미래지만, 그냥 한자로 바꿔서 "전날", "전일"로 하면 또 과거가 되고;;;
Commented by erte at 2009/06/17 15:53
보면서 한참 생각해봤는데, 그냥 지금 생각으로는

"전"과 "후"는 시간관계가 상당히 정확한 것 같고,
"앞"과 "뒤"의 구분은 어떤 현장이나 사건에 대해, 화자가 어떤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느냐와 관련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저기에 나온 예들의 용례에서는 말이지요.)

음.. 설명에 약간의 다이어그램이 필요한거 같으니 나중에 트랙백으로 다시 추가하겠습니다.
Commented by Moonseer at 2009/06/17 16:19

나선(spiral). 매직 더 게더링이라는 카드게임에 Time Spiral이라는 카드가 있었어요.

인지언어학이군요, 관심이 생기는데요. :)



Commented by silverbird at 2009/06/17 16:52
비슷하게...전 블로그나 게시판에서 이전 페이지/다음 페이지 링크를 누를때도 항상 헷갈립니다.
Commented by erte at 2009/06/17 16:53
어 저도요 -_-;;; 게시판 구조에 익숙해진 잘못인건지;;;
Commented by utena at 2009/06/17 18:43
저도 그래서 previous/next 따위보다 older/newer를 선호하지요. ...제맘대로 안 되는 문제가 있지만 -_-
Commented at 2009/06/17 17:0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09/06/17 17:0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새벽안개 at 2009/06/17 17:17
앞날을 기대되는 미래, 뒷일이나 뒷감당은 걱정되는 미래 인것 같습니다. 앞과 뒤는 시간이 지나가는 것을 사람이 걸어가는것에 비유한 표현이라면, 앞날을 바라보고 걸어가니, 뒷감당은 애써 회피하기 위해서 돌아선 것이 아닐까하고 내맘대로 해석해 보았습니다.
Commented by 123123 at 2009/06/17 18:24
아이추판다상... 비수를 감추고 있다가 하나씩 뿌리시네요ㅎㅎ 부러운 학식입니다.
Commented by 김우재 at 2009/06/17 18:56
심리적으로 흐른다. 아닌가..ㅡ.ㅡ
Commented by qhof at 2009/06/17 23:47
헉.... 이거 주제로 기말보고서를 쓰려고 했던 꼬꼼화 학부생인데 ㅇ<-<
Commented by qhof at 2009/06/18 00:01
그런 고로 트랙백 하나를 날리겠습니다 'ㅂ'/
Commented by 루시앨 at 2009/06/18 11:28
시간이란 강은 미래에서 과거로 흐르고, 인간은 미래를 보면서 끊임없이 다가오는 '현재'에 서있지요. 그렇기에 우리는 앞을 우리의 미래로 생각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과거를 우리가 '앞서' 흘려보낸 강물이라 생각하기도 합니다.
Commented by 먼데 at 2009/06/18 12:56
시간 반전 대칭성이 있다고 굳게 믿는 사람에겐 그런 거 없습니다. 단지 착각일 뿐이죠. 진짜로 그러까요?
Commented by 뉴런 at 2009/07/05 20:35
음... 그 정치쪽에 빗댄 조지레이코프 책 말고, 그 은유가 사고 그 자체인것에 대한 것에만 집중 설명되어있는 책은 없나요?
Commented by 아이추판다 at 2009/07/05 21:33
레이코프의 이름으로 검색해서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읽어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레이코프의 책은 이론적 설명이라기보다는 여러 가지 사례를 검토하는 방식이라서 좀 지루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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