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다가오니 여성들의 노출 패션(?)을 두고 여러 가지 말이 많다. 여기에 진화심리학 떡밥이 좀 있는데 일단 사람들이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게 있다. 진화심리학은 데이비드 마의 구분에 따르면 계산적 수준(computational level)의 설명을 제공하기 위한 학문이고 다른 심리학은 알고리듬적 수준(algorithmic level)의 설명을 제공한다. 따라서 진화심리학적 설명은 일반적인 심리학적 설명과 같은 수준에서 취급하면 안된다.
예를 들어 우리는 단맛을 좋아하기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당분을 많이 섭취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이런 입맛은 진화심리학적으로 '적절한 영양을 섭취하기 위해' 선택된 것이다. 인류가 농경을 시작한 건 몇 만년 밖에 되지 않았고 더군다나 모든 사람들이 단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게 된 것은 100년도 되지 않았다. 인류 역사의 대부분은 영양과잉보다 영양결핍이 항상 문제였고 단 음식, 즉 당분이 풍부한 과일은 구하기도 보관하기도 어려웠다. 따라서 먹을 수 있을 때 먹어두는 게 현명했다. 따라서 진화적으로는 뇌에 '1일 영양권장량 계산장치'를 만드는 것보다 '달아? 먹어! 고기? 먹어!'와 같은 단순한 시스템을 설계하는 쪽이 더 가능성이 높게 된다. 물론 이 시스템은 현대 사회에서 전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됐다. 즉, 마음의 어떤 특성이 진화해온 과정이나 이유는 실제로 그 특성이 작동하는 방식과 전혀 다를 수가 있고 심지어는 상황에 따라 작동 방식이 진화한 이유를 거스를 수도 있다. 인간을 바다에 던지면 몇 초 못가 숨이 막혀 죽는다. 그렇다고 인간의 호흡기가 진화한 이유는 숨쉬기 위해서가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만약 여성들이 패션에 신경을 쓰고 또 노출이 심한 옷을 즐겨입는 진화적 이유가 남자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라고 해도 실제로 여성들의 뇌나 유전자 어디에 남자들에게 잘 보이라는 구체적 명령은 없을 수 있다. 심지어 '단맛 선호'의 경우처럼 진화한 이유와 실제 작동 방식이 서로 반대가 될 수도 있다. 그러니까 진화심리학을 가지고 "그러니까 결국 니네가 그렇게 입고 다니는 건 다 남자들한테 잘 보이려는 거 아냐!"라고 다그치는 건 별 소용이 없다. 진화생물학적으로 우리가 늙어 죽는 건 기존 개체를 유지하는 비용보다 새 개체를 만드는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인데 그건 유전자 레벨의 얘기고 늙어 죽고 싶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런데 내 생각으로 전체적으로 볼 때 여성들의 패션은 남자들하고 큰 관련이 없는 것 같다. 식물이 씨앗을 달고 수분이 많은 과육으로 감싸서 땅에 떨어트리는 건 동물이 그걸 먹고 멀리 가서 배설하게 만들어 자신의 씨앗을 퍼트리기 위해서다. 따라서 동물에게 단맛 선호가 없다면 식물도 과일을 만들 이유가 없다. 마찬가지로 여성들의 패션에 대한 선호가 남자들을 유혹하기 위해서라면 남자들이 그런 패션에 대한 예민한 감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모두가 다 알다시피 남자들은 여자들이 헤어스타일을 바꾸거나 새 옷을 입더라도 잘 알아보지 못한다. 잘 보지 못하는 데 어떻게 잘 보이나. 따라서 여성들의 패션을 진화심리학적으로 설명하려면 남자에게 잘 보이는 것보다 더 중요한 다른 목적을 찾아야 한다. 내 생각엔 동성간 지위경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성에게 잘 보이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건 동성의 경쟁자들을 이기는 것이다. 군집 생활을 하는 동물에서 수컷들이 지위 경쟁을 하는 건 잘 알려져있다. 보통 지위가 높은 수컷은 군집 내의 암컷을 독차지하거나 그렇지는 않더라도 더 많은 짝짓기 기회를 누린다. 하지만 암컷들도 자기들 나름의 방식으로 지위 경쟁을 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있지 않다. 지위가 높은 암컷은 꼭 짝짓기를 더 많이 하는 건 아니더라도 먹이를 먼저 먹을 수 있다든지 등등의 이익을 누린다. 점박이 하이에나의 경우 어미의 지위가 새끼에 세습되서 결과적으로는 아들을 통해서 지위가 높은 수컷의 이익까지 같이 누릴 수 있다.
암컷들이 동성간 지위경쟁을 하는 방식은 종마다 다른데, 인간의 경우에는 패션이 그 한 가지 방식인 것 같다. 파티나 부부동반 모임에서 다른 여자들의 패션이나 악세사리를 예민하게 탐지하는 것은 남자보다 여자 쪽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탐지하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강한 정서적 반응까지 동반한다. 다른 여자의 다이아 반지를 알아보고 집에 와서 씩씩거리는 건 여자 쪽이다. 보통 남자들은 누가 뭘 했는지 기억도 못한다.
이런 지위 경쟁 자체가 남자들에게 잘 보이기 위한 시도의 부산물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남자들한테 예쁘게 보이자 -> 예쁜 건 뭐지? -> 옆에 있는 여자보다 한 술 더 뜨면 되겠지. 이런 식이라면 실제로 남자들이 좋아하거나 말거나 옆에 있는 여자보다 무조건 한 술 더뜨는 방식으로만 치장할 수도 있다. 간단히 말해 네가 마스카라를 하면, 나는 스모키 화장을 해주겠어! 네가 여름에 미니스커트를 입는다면 나는 겨울에도 입어주지. 단, 추우니까 레깅스도 입고. 그런데 이럴 가능성은 좀 낮다. 이런 방식이 계속 진화하려면 단맛 선호의 경우처럼 환경적 제약이 적정한 수준에서 한계를 그어주던지 아니면 공작의 꼬리처럼 이런 경쟁의 결과가 이성에게도 어필하는 쪽으로 나타나야한다. 인간 여성의 패션은 어느 쪽에도 해당하지 않는 것 같다. 아니면 아주 먼 옛날에는 이런 이유로 시작되었으나 지위 경쟁의 방식으로 편입된 이후에 원래 목적은 사라졌을 가능성도 있다.
아니면 그냥 이 현상 전체가 진화심리학적으로 설명하기에 적절치 않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어장관리'의 경우 진화심리학적으로 설명하기에 아주 딱 들어맞는 현상이지만 그런 설명과 잘 일치하지 않는 실험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어장관리의 심리학(남성편): 그들은 왜 낚이는가?
재미있게도 링크한 글에서 소개한 실험을 보면 남자들은 상대방의 마음을 파악하는 능력이 낮아서 친밀감과 유혹을 잘 구별하지 못하고, 옷차림에 따라 편향된 판단을 하는 경향이 있다. 간단히 말해 남자들은 여자가 짧은 옷을 입고 친절하게 굴면 "이 여자가 나를 꼬신다"고 생각하고 긴 옷을 입고 유혹을 하면 "이 여자는 나한테 친절하군"이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인데 재미있게도 지금 이글루스의 상황과 딱 들어맞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예를 들어 우리는 단맛을 좋아하기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당분을 많이 섭취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이런 입맛은 진화심리학적으로 '적절한 영양을 섭취하기 위해' 선택된 것이다. 인류가 농경을 시작한 건 몇 만년 밖에 되지 않았고 더군다나 모든 사람들이 단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게 된 것은 100년도 되지 않았다. 인류 역사의 대부분은 영양과잉보다 영양결핍이 항상 문제였고 단 음식, 즉 당분이 풍부한 과일은 구하기도 보관하기도 어려웠다. 따라서 먹을 수 있을 때 먹어두는 게 현명했다. 따라서 진화적으로는 뇌에 '1일 영양권장량 계산장치'를 만드는 것보다 '달아? 먹어! 고기? 먹어!'와 같은 단순한 시스템을 설계하는 쪽이 더 가능성이 높게 된다. 물론 이 시스템은 현대 사회에서 전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됐다. 즉, 마음의 어떤 특성이 진화해온 과정이나 이유는 실제로 그 특성이 작동하는 방식과 전혀 다를 수가 있고 심지어는 상황에 따라 작동 방식이 진화한 이유를 거스를 수도 있다. 인간을 바다에 던지면 몇 초 못가 숨이 막혀 죽는다. 그렇다고 인간의 호흡기가 진화한 이유는 숨쉬기 위해서가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만약 여성들이 패션에 신경을 쓰고 또 노출이 심한 옷을 즐겨입는 진화적 이유가 남자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라고 해도 실제로 여성들의 뇌나 유전자 어디에 남자들에게 잘 보이라는 구체적 명령은 없을 수 있다. 심지어 '단맛 선호'의 경우처럼 진화한 이유와 실제 작동 방식이 서로 반대가 될 수도 있다. 그러니까 진화심리학을 가지고 "그러니까 결국 니네가 그렇게 입고 다니는 건 다 남자들한테 잘 보이려는 거 아냐!"라고 다그치는 건 별 소용이 없다. 진화생물학적으로 우리가 늙어 죽는 건 기존 개체를 유지하는 비용보다 새 개체를 만드는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인데 그건 유전자 레벨의 얘기고 늙어 죽고 싶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런데 내 생각으로 전체적으로 볼 때 여성들의 패션은 남자들하고 큰 관련이 없는 것 같다. 식물이 씨앗을 달고 수분이 많은 과육으로 감싸서 땅에 떨어트리는 건 동물이 그걸 먹고 멀리 가서 배설하게 만들어 자신의 씨앗을 퍼트리기 위해서다. 따라서 동물에게 단맛 선호가 없다면 식물도 과일을 만들 이유가 없다. 마찬가지로 여성들의 패션에 대한 선호가 남자들을 유혹하기 위해서라면 남자들이 그런 패션에 대한 예민한 감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모두가 다 알다시피 남자들은 여자들이 헤어스타일을 바꾸거나 새 옷을 입더라도 잘 알아보지 못한다. 잘 보지 못하는 데 어떻게 잘 보이나. 따라서 여성들의 패션을 진화심리학적으로 설명하려면 남자에게 잘 보이는 것보다 더 중요한 다른 목적을 찾아야 한다. 내 생각엔 동성간 지위경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성에게 잘 보이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건 동성의 경쟁자들을 이기는 것이다. 군집 생활을 하는 동물에서 수컷들이 지위 경쟁을 하는 건 잘 알려져있다. 보통 지위가 높은 수컷은 군집 내의 암컷을 독차지하거나 그렇지는 않더라도 더 많은 짝짓기 기회를 누린다. 하지만 암컷들도 자기들 나름의 방식으로 지위 경쟁을 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있지 않다. 지위가 높은 암컷은 꼭 짝짓기를 더 많이 하는 건 아니더라도 먹이를 먼저 먹을 수 있다든지 등등의 이익을 누린다. 점박이 하이에나의 경우 어미의 지위가 새끼에 세습되서 결과적으로는 아들을 통해서 지위가 높은 수컷의 이익까지 같이 누릴 수 있다.
암컷들이 동성간 지위경쟁을 하는 방식은 종마다 다른데, 인간의 경우에는 패션이 그 한 가지 방식인 것 같다. 파티나 부부동반 모임에서 다른 여자들의 패션이나 악세사리를 예민하게 탐지하는 것은 남자보다 여자 쪽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탐지하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강한 정서적 반응까지 동반한다. 다른 여자의 다이아 반지를 알아보고 집에 와서 씩씩거리는 건 여자 쪽이다. 보통 남자들은 누가 뭘 했는지 기억도 못한다.
이런 지위 경쟁 자체가 남자들에게 잘 보이기 위한 시도의 부산물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남자들한테 예쁘게 보이자 -> 예쁜 건 뭐지? -> 옆에 있는 여자보다 한 술 더 뜨면 되겠지. 이런 식이라면 실제로 남자들이 좋아하거나 말거나 옆에 있는 여자보다 무조건 한 술 더뜨는 방식으로만 치장할 수도 있다. 간단히 말해 네가 마스카라를 하면, 나는 스모키 화장을 해주겠어! 네가 여름에 미니스커트를 입는다면 나는 겨울에도 입어주지. 단, 추우니까 레깅스도 입고. 그런데 이럴 가능성은 좀 낮다. 이런 방식이 계속 진화하려면 단맛 선호의 경우처럼 환경적 제약이 적정한 수준에서 한계를 그어주던지 아니면 공작의 꼬리처럼 이런 경쟁의 결과가 이성에게도 어필하는 쪽으로 나타나야한다. 인간 여성의 패션은 어느 쪽에도 해당하지 않는 것 같다. 아니면 아주 먼 옛날에는 이런 이유로 시작되었으나 지위 경쟁의 방식으로 편입된 이후에 원래 목적은 사라졌을 가능성도 있다.
아니면 그냥 이 현상 전체가 진화심리학적으로 설명하기에 적절치 않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어장관리'의 경우 진화심리학적으로 설명하기에 아주 딱 들어맞는 현상이지만 그런 설명과 잘 일치하지 않는 실험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어장관리의 심리학(남성편): 그들은 왜 낚이는가?
재미있게도 링크한 글에서 소개한 실험을 보면 남자들은 상대방의 마음을 파악하는 능력이 낮아서 친밀감과 유혹을 잘 구별하지 못하고, 옷차림에 따라 편향된 판단을 하는 경향이 있다. 간단히 말해 남자들은 여자가 짧은 옷을 입고 친절하게 굴면 "이 여자가 나를 꼬신다"고 생각하고 긴 옷을 입고 유혹을 하면 "이 여자는 나한테 친절하군"이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인데 재미있게도 지금 이글루스의 상황과 딱 들어맞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덧글
진화심리학을 꺼내신 분은 아마도 이런 주장을 하시려고 의도하셨겠지만 그분의 글은 그렇지 않더라고요. 답답했었는데 명쾌하네요 +ㅅ+!
패션밸리를 휩쓴 요번 떡밥은 여러가지가 교차되어서 참 재밌었답니다 -ㅁ-~
일단 노출의 정의와 전혀 다른 입장을(이를테면 선량한남성vs대놓고보는남성) 일치화 해서 받아들인다던가 해서 참 재밌는 난전이었죠 'ㅅ'
그러니까 결국 원래 다른 목적을 위해 가지고 있던 기관이 새로운 환경에서는 쓸모없게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의 보충설명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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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 공감이네요!! 추천하고 싶지만 추천방법을 모르므로 그냥 떠나는게 아쉽습니다!
어려운 글임에도 순식간에 읽혀지고 수긍이 가는 글이라 그냥 넘기기에는 아쉬울정도.
확실히 남자는 여자의 무엇이 바뀌었는지 알아채는 경우가 매우 드물죠.
얼마전에 나온 광고에도 나타나 있다시피.(후x딘 광고였죠.머리 바꿔서 칭찬받을려고 하는 아내보고 배고프다며 밥 달라는 남편 이야기)
애초에 패션밸리에 진화심리학을 들이댄게 에러죠. 무슨 답을 듣고 싶었던건지 원...
좋습니다. :)
아직도 그렇게 착각하는 분들이 많더군요...
인터넷이 군사 목적으로 개발되었다고 현재도 그런 용도로만 쓰이는건 아닌데.
ㅇㅇb
주인장님을 '여자 따먹어 보려고 꼴페미나 핥는 놈'으로 매도를 하겠지요, 아마.
그저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건 '잘난 남자'나 '애인'이나 해당되지 자기는 해당되지 않음을 왜 모르는건지....
여기 주인장은 좀 여자 따먹어 보고 싶어서 꼴페미나 핥는 듯
끄덕끄덕. 우왕 명쾌한 설명이었습니다^^
그분은 언제 여기에 뜨실까
에서 패션을 노출로 고치면...
여성들의 노출에 대한 선호가 남자들을 유혹하기 위해서라면 남자들이 그런 노출에 대한 예민한 감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럼 역시 남자들을 유혹하기 위해?
속옷이 보이는 것도 아니고 성적어필이 되는 문제될 부위(가슴이나 아래나)는 다 가렸고 데 왜 여기서 성적 어필을 느껴? 가 여자들 마인드임....
물론 예민한 감각->남자 유혹용의 논리가 성립하지 않는다는건 압니다.
사실 애초에 이런 반론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었는데.. '여자의 마음을 남자인 네가 어떻게 아느냐'는 식의 막무가내에 좀 오버한 감이 없지않아 있군요. 아무튼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뻔히 알고 계신 사실을 굳이 남의 입에서 듣고 싶어하셨던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거기다 분명 '시작은 이성을 유혹하기 위해서였는지는 모르나 현재는 아니다'는 골자의
리플들에도 무조건 아니라고 반론하시면서 진화심리학 내세우면서 다른 근거 내세우라고
핏대를 세우셨잖아요?
님은 일단 본인이 오버한걸 아시면 이런데서 고맙다고 하시기 전에 강짜부리며 난장피웠던
블로그 주인장님들에게 일단 사과하셔야하지 않으시겠어요?
다만.. 동성 간에 경쟁하는 이유가, 경쟁자들 다 밀어내고, 제일 잘난 남자 차지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해서, 아주 남자와 무관하진 않다고 봐요.
여자들끼린 win! 이어도 남자 눈엔 다른 여자가 win!일 수 있거든요?
대표적으로 명품. 여자들 중에선 샤넬입고 루이비통 걸치고 페라가모 신은 여자가 승자겠지만 남자들은 그런 거 모르고 그냥 살색 많은 여자한테 눈돌아간다는 거.
그리고 "지위경쟁"으로 '편입'되었다는 표현도 애매한 게 애초 이성에게 잘 보이는 것과 동성간의 지위 경쟁이라는 게 완전히 무관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생존과 번식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본능을 추구하기 위한 DNA 레벨의 기제에서 두 가지가 연관되어 동시에 발생한 현상으로 보는 게 더 합리적 해석이 아닐까요? 암컷만이 아니고 수컷의 경우에도 마찬가지고요.
개인적으로 진화심리학의 신봉자는 아니지만, 이른바 "자기만족"이라는 개념은 그저 현상적인 수준의 반응일 뿐 그 자기만족이라는 현상을 작동시키는 기저의 심층에 무엇이 놓여있는지는 전혀 설명하지 않고 있다고 봅니다. 심리학 전공자는 아니지만, 심리학이라는 게 그냥 설문조사학은 아니겠죠. "본인이 아니라는데, 여성들이 아니라는데..." 라는 건 그다지 학문적 설명은 아닌 듯 합니다. 윗분도 지적했듯이, 의식의 영역과 무의식(혹은 잠재의식)의 영역을 구분하는 게 정식분석학의 출발점이 아니었던가요?
이 님이 제시한 요소들에 서로 의견차이가 있는것 같습니다.
일부는 자기만족을 이유라고 드는데, 그것자체가 이유가 될수는 없고 무엇을 위한 자기 만족인지를 밝히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뻐짐->만족'은 심한 논리 비약을 숨기고 있는 것이지, 사실 '이뻐짐-> "*이뻐짐으로서 얻을 수 있는 무엇*" ->만족'을 인정하지 않으니 이런 의견다툼이 일어나는것같습니다.
'여성들이 아니라는데 아닌거지'라는 식의 말들은 어느 입장에서나 그저 한심하지요.
남성만족가설이 훨씬 근거가 많은듯요.
어느쪽이든 설명하려 노력할수 잇지만 어떤 가설을 제시했다면 최대한 근거를 되보려고 노력해야하지 않을지....
동성간 지위경쟁은 님의 의견대로라 해도 현재로선 보조적인 가설 같군요.
여자의 노출은 남자를 유혹할려는 거다라는 일부 주장들이 있는데, 여자의 미니스커트는 남자에게는 노출일지 모르지만 여자 본인들 관점에서는 그저 패션일 뿐입니다.
미니스커트나 핫팬츠를 입었을 때, 본인들은 어디까지나 패션적인 면에서 판단할 뿐입니다. 레즈비언이 아닌 이상, 거울에 비친 내 옷차림을 보면서 어디가 어떻게 성적으로 자극한다는 건지 잘 모릅니다. 같은 여자들끼리 봐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여자 입장에선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에서 남성들은 섹시함을 느낀다는 조사결과 같은 것을 보며 놀랄 때가 있네요. 이건 주어를 남자로 바꿔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아주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제 개인적인 얘기입니다만, 얼마 전에 다가오는 여름을 대비해서 기모노 디자인을 변형한 이국풍 미니드레스를 샀답니다. 미니드레스므로 길이는 무릎 위로 올라오고 기모노 스타일이므로 V자로 가슴이 패였습니다. 대신 신발은 좀 터프한 느낌의 스트랩 샌들로 코디하고 야심차게 외출을 했습니다. 제 나름대로는 의상과 신발, 옷의 디자인과 컬러와 소재 등 여러가지를 고려한 종합적인 코디입니다만, 이걸 보고 일부 남성들이 이 모든 것을 모조리 깔아뭉갠 후 오로지 원피스의 길이와 가슴 패임에만 집중하고 지금 이 위대한 오레사마 내지 여기 서 있는 남자들을 유혹할려고 그거 입은 거지? 라고 말한다면............;
(샌들 등 다른 소품들과 화장법 등은 처음부터 아웃 오브 안중일 듯.;)
역시 알아주고 평가해주는 것은 같은 여성 동지들 밖에 없는 건지도요.;
저 개인적으로는 영국 모델 케이트 모스나 샤를로트 갱스부르 같은 스타일을 좋아합니다만, 이 두 분은 남성들에게는 전혀 인기가 없을 듯 합니다. 반대로 남성들을 겨냥한 화보나 그림이나 기타 매체 속의 여인네들을 보면 겉치장보다는 알맹이를 매우 중시하는듯;;;; 바디;가 강조되고 패션적인 면에선 안습일 때가 많더군요. 남성 독자들을 겨냥해서 남성 스탭들이 만든 작품들이니 남성들에 대한 어필은 확실한 듯 합니다만.;
전혀 따라하고 싶은 마음은 없고요. 패션적으로 안습이라서 뿐 아니라, 여자로서 단언컨대 저기 나오는 사람은 '여자 인간'이 아닙니다. --; 현실의 여자들은 저렇게나 남자를 유혹 못해서 안달이라거나 (남성들에게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솔직히 대부분의 생물에서 선택권은 여자/암컷에게 있지 않습니까.;), 섹스를 강조하고 암시하고 중시하지 않고요. 패션에 관한 지금 논쟁이나 일부 남성들의 주장을 보면서 이렇게나 여자들의 시각과 괴리가 있구나 실감하는 중이네요.
대체 이 논쟁에서 누가 "여자는 '어떻게하면 남자 함 꼬셔볼까'하고 생각해서 노출이 심한 옷을 입는거다" 라고 말하던가요? 왜 여자분들은 다들 이 화제가 나오면 왜 상대방 주장을 읽지도 않고 이렇게 히스테리컬한 반응을 보이는지에 대해도 좀 생각해볼 만한 가치가 있을 것 같네요.
무슨 말씀이신지?
전 그저 포스트를 읽고 감상 리플을 남긴 것이었습니다만, 저로선 잘 이해가 안되는 말씀을 하시네요.
님이 읽으시기에, 제 리플이 "이렇게" "히스테리컬" 하던가요?
또 "상대방 주장을 읽지도 않고"라니, 전 여기 주인장님의 포스트를 읽고 난 감상댓글이었습니다만.
님이 보시기에 "여자분들"은 "다들" "이 화제가 나오면 상대방 주장을 읽지도 않고 히스테리컬한 반응을 보"이는 것 같은지 모르겠습니다만, 글쎄요. 여자인 제가 볼 때는 "여자들"은 별로 안 그렇습니다만. :)
제 리플의 내용이 아니라, 다른 분들의 글을 머릿속에 그리며 그 분들을 향해 쓰신 댓글인 것 같네요. :)
'왜 여자분들은'라는 질문상 여자 전체를 비하하는 맥락이 될 수 있는데도 '읽어도 이해못하는 게 아니겠느냐'는 답변까지 나오고 굉장하네요. ㅎㅎ 더불어 저 자신도 무식하고 멍청한 오독자로 버무려져 덮밥되고 말입니다. 隠님 리플에 간단하게 답변 달려고 몇가지 얘기는 모르는 척 빼버린 게 실수였을까도 생각됩니다만, 그래도 비로그인에 남의 블로그에 늦은밤이니까요.
아무튼 이만 비로그인 나그네는 물러가렵니다. 주인장께는 죄송.
워낙 그렇게 곡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서요.
현대여성의 치장은 일단
1. 다른 여성들보다 더 예뻐보이기 위함(=자기만족)
2. 마음에 드는 남성에게 예쁘게 보이기 위함
이거 2가지인데, 치장=유혹이라고 주장하는 남자들은
0. 모든 남성(특히 그중에서도 나)을 유혹하기 위함
이라고 곡해를 해버리거든요. 그러면서 치장한 여성들에게 희롱을 하고요(<- 이 부분이 제일 큰 문제).
여성들은 1,2는 인정해도 0은 인정하지 않습니다. 많은 여성들이 주장하지 않습니까.
"너보라고 입은거 아니거든???"
제 댓글 다시 읽어보시죠. 글쓴님에 대해 부정하는건지 아니면 사건에 대한 개인적인 느낌인건지. 불쾌하다는게 사실을 부정하는건가요?
같은 문장을 바꿔서 성적으로 적극적인 여성이 특정한 목적을 위해 노출을 한다면 그것은 종속적인 것일까요 독립된 주체로서 행동하는 것일까요?
그렇다고 노출이 남성을 유혹하기 위해서만 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유혹본능을 해석하는 시각에 따라 입장이 바뀌기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노출의 목적이 특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는 이야기는 아니고요
'남성에게 선택받기 위해서 옷을 입는다'는 가정 하에 든 예시입니다.
유혹본능의 존재가 여성이 남성에게 종속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남성들도 여성을 유혹하기 위해 다양한 행동들을 하니까요.
다른 측면에서 본다면 오히려 유혹 본능은 여성이 주체적으로 자신의 성적 자율권을 행사할 가능성을 열어줄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근인과 원인을 구분하고 시작해야하는데, 처음 진화심리학을 언급하신 분이 그러지 않아서
논의가 번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인간의 행동에 대한 생물학적 설명은 오해받기가 쉬우니까요.. (실제로 잘못 이해하고 사용하시는 분들도 많고..)
링크신고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들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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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sisi at 2009/06/08 01:59
근데 그게 참 모호한게, 그런 관점으로 따지면 여자는 되도록 많은 반려후보감을
모으는 것은 맞되 임신기간동안 자신을 부양하고 또 자기 자식을 양육하는 댓가를 확실하게
줄 수 있는=물질적 스펙이 쩌는 소수의 남자를 선별하는 것-어장관리 내지는
재력이랑 집안 보고 고르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라고 말하면 그건 또 천한 소리라고 하고;;;
그래서 그냥 에라 진화 심리론 적으로 나는 그런 말 하는 놈들은 자기가 그런 싼 놈이라고
광고하는 걸 보고 힘 안들이고(=연애해서 알아봐야 하는 수고를 덜고) 걸러내는 쪽으로 진화하련다;; 마음을 먹고 그래도 마지막 동앗줄 내려주는 마음으로 그런 말 하는 남자애들한테
정색하고 니가 그런 말을 당연하게 하는 순간부터 니가 원하는 그 기회는 팍팍 깎이는 거라고
말 해 줍니다...
요즘은 그것도 귀찮아져서
남자를 꼬시는 게 맞다고 쳐. 근데 너는 아니에요ㅗㅗㅗㅗ
인심쓴다 너는 그냥 평생 몰래 눈요기만 해라ㅗㅗㅗㅗ
이러고 넘어가요...
주변 친구들도 그래 차라리 그게 나은거같다곸ㅋㅋㅋ
희망의 끈을 놓고 이런 말을 연습하고 있는데 이것도 그네들이 말하는 진화의 맥락이려나 몰라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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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진화 심리론으로 나오는 떡밥 볼때마다 느끼는 건데 그렇게 따지면 그런 주장을 하시는
대부분의 남성분들은 오히려 더 기회가 줄어드는 걸 인정하는 거 아닌가요?
진화적으로 여성의 본능에 남성을 유혹하기 위한 요소가 내재되어 있다고 해서 그게 바로 안티 페미니즘이나 여성비하로 연결되는 건 아닐 텐데요. 진화생태학이나 진화심리학이 오해를 받고 있는 가장 큰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대표적으로 영장류 암컷이 수컷을 고르는 기준이 더 많은 자원을 보급해줄 수 있는 강한 개체라던가, 수컷이 번식을 위해 건강한 암컷을 고르는 기준 중의 하나가 외모라던가, 암수 번식전략의 차이로 인해 대개 암컷이 새끼를 양육한다던가 하는- 현대에는 사회적으로 무의미하게 된 암수의 행동방식을 설명하게 되니까요.
사실 여성이 남성을 유혹하기 위한 본능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한다고 해서 현대 사회에서도 여성이 수동적이거나 남성에게 종속된다는 이야기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자연 상태의 개체의 영역에서 생존과 번식은 해당 생물의 지상 최대의 목적이었던가요. 암수 모두 번식이라는 목적 하에 이성을 유혹하기 위한 다양한 행동과 형질을 획득해 왔다는 것이지요.
노출과 본능을 이야기하는 데에는 동성간 경쟁이든 유혹 본능이든 어느 하나로만 설명될 수는 없다고 봅니다. 다만 현대 사회에는 개인과 그 사고방식에 큰 영향을 주는 다양하고 복잡한 문화가 존재하고 있고 인간의 행위는 진화심리학적 본능 그 자체의 발현이 아니니까요. 아이추판다님께서도 본문에 언급하셨듯 동성간 경쟁의 시발점이 이성을 유혹하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 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이 그 본능만으로 사는 동물이 아니라는 것이 아닐까요^^ 횡설수설하다 글이 길어졌지만 결론은 노출하는 여성들의 구체적인 심리는 지위경쟁이거나 자기만족감이겠지만 그 기저심리에 유혹본능도 자리잡고 있을 수도 있다 해서 전혀 불쾌할 일이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ㅠㅠㅠ
너무 감동해서 눈물이 앞을 가릴 정도네요. 으헣헣..
그러니까 진화심리학적 결론은 여성이 패션에 신경쓰고 몸치장에 신경쓰는건 여성들 자신들은 남성들에게 잘 보이려고 생각해서 그런 건 아닌데 어쨌든 진화 심라학적 요인은 그런 것이다. 라는 게 맞나요?...
그렇다면 이것도 재밌는 설명의 대상이 되겠네요. 왜 그런 진화 심리학적 결론에 대해서 여성들이 불쾌감을 느끼게 되는지에 대한 진화 심리학적 설명도 말이지요.
어쨌든 진화심리학적 요인은 그런것이라는게 아니라 인류가 진화하며 체득해온 심리적 기재가 무의식에 남아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아마 해당 학문은 단순히 인간이 본능적으로 가진 행태와 심리를 설명하기 위한 학문일 뿐인데, 그런 설명이 남성들의 성희롱 등을 정당화해준다고 오해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저 마지막 문단을 보시면 저는 인류학적으로 접근한 설명인데 말이죠.
이렇게까지 복잡하게 얽힌 건, 이슈가 되었던 원글에서 '난 의식적으로 그런 생각하며 옷 입지 않는다'라는 의견에 '하지만 무의식 어딘가에는 그런 게 있을 수 있다'는, 맥락이 다른-그리고 두개가 다 틀리지 않은 의견이 이상한 방식으로 대립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계속 이성 유혹에 대한 것만 언급되고, 그걸 인정하라고 재차 요구받게 되니 사실 크게 문제될 것이 아닌 '가능성의 문제'가 점점 내 패션의 이유 넘버 1, 2를 다툴만한 큰 것처럼 보였거든요. 그런데다 초반의 공박 논지가 '그런 측면도 분명 있겠지만' 쪽으로 갔다면 좋았을텐데, 두쪽 다 '아니다. 왜 이상한 핑계를 대며 인정을 안 하느냐' 쪽으로 가버려서 일이 커졌고..:)
그거 있잖습니까. 남녀가 싸울 때 남자가 설령 맞는 말만 한다고 해도, 결국 여자는 화낸다는 거. 그냥 닥치고 접어주는 게 상책. 물론 여자가 공대생일 경우는 논외. 응?
지금 상황이 아무리 봐도 그런데 말이죠... 저는 진화심리학 좋아합니다. 그래도 제가 미니스커트 입고 나갔는데 면전에서 '결국 그건 남성을 유혹하기 위한 무의식의 발로 운운' 하는 소리를 들으면 팰 것 같지만 말입니다. ㄲㄲㄲ
흔히 뱀을 두려워 하는 것은 유전자에 각인되어 있다고 하죠.
이것은 뱀을 두려워 하는 형질을 가진 개체와 그렇지 않은 개체가 있다고 할 때, 뱀을 두려워하는 개체가 살아남기 유리했기 때문에 그런 개체가 살아 남았고 그게 지금까지 남은 것이라고 봅니다.
패션의 경우도 마찮가지라고 봅니다. 동물도 인간과 마찮가지로 화려한 개체를 선호합니다. 이것은 화려할수록(깃털이나 털 따위가) 건강하다는 의미이고, 건강한 배우자와의 사이에서 나온 2세는 살아남기가 유리합니다. 이걸 뱀의 경우에 끼워맞춰 보면, 화려한 배우자를 선호하는 개체의 2세가 살아남기 유리했기 때문에 특정 취향이 주류가 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냥 특정 패션 취향이 배우자를 만나기에 유리했고, 자손을 남기기에 유리했을 뿐이라고 봅니다.
여자의 '무의식'이 이러저러하다고 분명히 안다는 것처럼 우기는 거지?
자기들이 무슨 창조주 하느님(풉)인가?
하여간 스스로 무식한 거 자랑하는 것도 여러가지네...
트랙백 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