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님께 답변

라캉주의식 오바질에 '학생'님이 달아주신 댓글

안녕하세요.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아령과 안경 실험에 대해 궁금해서 글 남깁니다.안경이나 아령이라고 말해준 다음 얼마나 시간이 지난 뒤에 똑같이 그림을 그리게 했나요? 정확한 실험방법이 나와있는 문서나 관련 논문을 웹에서 찾아 볼 수 있을까요?

그리고, 안경을 그릴때도 가운데를 곡선이 아니라 직선으로 그리는 습관이 있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은데요(제가 그렇습니다^^;) 이럴 경우는 실험이 제대로 이루어질 것 같지가 않네요. 혹시 무양상적 부호화를지지하는 또 다른 실험을 소개해주실 수 있는지요?

원래는 월요일에 답변을 드리려고 했는데 하루 늦었습니다. 분명히 제 기억으로는 J. R. Anderson의 "Cognitive Psychology and Its Implications"에서 본 것 같은데 아무리 찾아봐도 해당 실험에 대한 소개가 없더군요. 알고보니 제가 지금 가진 6판(2004)이 아니라 예전에 봤던 2판(1985)에 실렸던 내용이더군요. :(

"안경과 아령" 실험이 실린 논문의 서지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Carmichael L., Hogan, H.P., & Walter, A. A. (1932). An experimental study of the effect of language on the reproduction of visually perceived form.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15, 73-86. 워낙 오래된 논문이라 저도 본 적이 없어서 자세한 실험 절차는 모르겠습니다. 별로 어렵지 않은 실험이니 그림을 여러 가지로 만들어서 여러 가지 시간 간격을 두고 주변 사람들에게 실험을 해보시면 되겠습니다. ^^

그림 그리는 습관의 경우는 우선 안경의 경우에는 아령과 달리 O-O에서 가운데 수평선 부분이 짧다든지 다른 특징도 있기 때문에 안경과 아령 중 어느 쪽에 더 비슷한지 구별하는 건 큰 무리가 없어보입니다. 또 '안경'이라고 말해준 집단과 '아령'이라고 말해준 집단을 비교하는 것이기 때문에 '안경'이라고 말해준 집단에서 일부가 안경을 아령처럼 그리더라도 전체적인 빈도에서 안경처럼 그린 사람이 많으면 충분하리라 봅니다. 그리고 안경-아령 외에도 모종삽-소나무, 총-비, 강낭콩-카누 등 여러 가지 자극을 사용하기 때문에 특정한 그림의 경우에는 특정한 습관이 있다고 하더라도 실험 전체적으로는 별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른 실험의 경우엔 앞서 말한 Anderson의 책을 보시면 자세히 소개가 되어있습니다. 번역본도 나와있는데 6판이 아니라 4판이기는 하지만 궁금하신 점을 살펴보는데는 별 문제가 없을 겁니다.

by 아이추판다 | 2009/03/24 15:05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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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학생 at 2009/03/25 02:16
친절하게 답변주셔서 감사합니다. .

제가 이 실험에 관심이 있었던 이유는 어릴때부터 시각훈련을 많이 한 사람들(그림을 그린다거나) 또는 시각적 이미지로 사건이나 사물을 잘 기억하는 사람들은 무양상적 부호화 방식이 조금 다른 것처럼 느껴져서입니다. 제 주변에 그런 사람들이 몇 몇 있거든요. 아이들 중에서도 그런 독특한(?) 지각 패턴을 가진 아이들을 본 적이 있고요.
그러니까 어떤 상황이나 사물을 언어가 아니라 이미지로 기억한다고나 할까요. 기억에 있어 형태나 명암이나 색 같은 시각적 양상이 두드러지는 셈이죠. 물론 그런 지각 방식이 빈도나 강도 면에서 무양상적 부호화 이론을 넘어설만한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요.


게다가 제가 관심있는 분야가 그림책이나 만화 같이 텍스트와 이미지가 섞여 있는(아이코노텍스트라는 표현도 쓰더군요) 이야기 매체에 대한 연구라서 더욱 관심이 갔답니다.

그래서, 무양상적 부호화실험에서도 다수가 아니라 소수인 사람들이 있을 것이고, 그 이유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 해석을 하고 있는지도 궁금해졌고요.

에고, 글을 쓰다보니
말씀하신 내용 중 "이야기"라는 개념을 언어와 이미지의 상위 개념으로 본다면 무양상적부호화에 포괄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이미지와 이미지의 관계도 이야기로 볼 수 있으니까요.

에구구, 댓글이 길어졌네요.

귀한 시간 쪼개서 좋은 정보 알려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소개해주신 자료를 열심히 읽고, 부족한 부분은 제가 직접 실험을 해봐야겠네요.
포스팅 읽다가 또 궁금한 게 생기면 질문드릴께요. 그래도 되죠?^^
Commented by 아이추판다 at 2009/03/25 20:59
네. 여기서 '이야기'는 말씀하신대로 이해하는 게 맞습니다. 질문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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