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27 14:45

2009년 대학 새내기 추천도서 잡담

뒷북이지만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에서 2009년 대학 새내기 추천도서 20선을 발표했다. 그런데 목록을 보면..

광장 / 최인훈 / 문학과지성사
당신들의 천국 / 이청준 / 열림원
모던 타임스(Ⅰ,Ⅱ) / 폴 존슨/ 조윤정 / 살림
광기의 역사 / 미셸 푸코/ 김부용 / 인간사랑
마르크스의 유령들 / 자크 데리다/ 진태원 / 이제이북스
자크 라캉 세미나 11 / 자크 알랭 밀레 편/ 맹정현 외 / 새물결
전체주의의 기원(1,2) / 한나 아렌트/ 박미애 외 / 한길사
극단의 시대(상,하) / 에릭 홉스봄/ 이용우 / 까치글방
행복의 지도 / 에릭 와이너/ 김승욱 / 웅진지식하우스
괴짜경제학 / 스티븐 레빗 외/ 안진환 / 웅진지식하우스
불안 / 알랭 드 보통/ 정영목 / 이레
세계시민주의 / 콰메 앤터니 애피아/ 실천철학연구회 / 바이북스
이분법을 넘어서 / 장회익, 최종덕 / 한길사
인간의 얼굴을 한 과학 / 홍성욱 / 서울대학교출판부
이중나선 / 제임스 왓슨/ 최돈찬 / 궁리
과학혁명의 구조 / 토머스 S. 쿤/ 김명자 / 까치글방
공간의 시학 / 가스통 바슐라르/ 곽광수 / 동문선
고삐 풀린 현대성 / 아르준 아파두라이/ 차원현 외 / 현실문화연구
리바이어던 / 토마스 홉스/ 신재일 / 서해문집
침묵의 봄 / 레이첼 카슨/ 김은령 / 에코리브르



이 추천도서는 간행물윤리위 산하의 좋은책선정위원회라는 곳에서 정했다고 한다. http://www.kpec.or.kr/site/popup/magazine/book.asp에서 가져온 명단은 아래와 같다.

좋은책선정위원회는 매달 "X월의 읽을만한 책"이라는 추천도서 목록을 발표하는데 김상환은 "2월의 읽을만한 책"에 "자크 라캉 세미나 11"을 추천한 바 있다. 새내기 추천도서에도 아마 김상환이 넣었을 것이다. 백번 양보해서 "2월의 읽을만한 책"까지는 그렇다쳐도 새내기 추천도서에 넣는 건 오버라고 본다. 라캉을 모르면 막장이라고 생각하는 건 학부생의 좁은 소견만이 아니라 그 바닥 돌림병인 모양이다.

라캉도 라캉이지만 다른 책들도 좀 어이가 없는데 데리다, 아렌트, 홉스봄, 쿤, 바슐라르를 고등학교 갓 졸업한 애들이 정말로 읽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건가? "괴짜경제학"과 "리바이어던"이 한 목록에 있다는 것도 좀 웃기고 과학책이라고 달랑 하나 있는 게 "이중나선"이라는 건 또 뭔지.



새내기게 추천도서라고 하면 널리 인정받는 고전들을 여러 분야에 골고루 안배하는 게 상식적이다. 그리고 '대학'에 갓 들어오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므로 교육이나 학문 또는 지식인과 같은 주제에 대해서도 한 두 권 쯤은 추천해주는 게 당연할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추천도서라는 게 대충 고른 것이기는 하지만 이번 간행물윤리위 추천도서는 좀 심한 것 같다.


덧. 블로거 여러분의 책 추천을 받습니다. 블로거가 고른 2009 새내기 추천도서

핑백

  • World View Pro 자료 사이트 : 2009년 대학 새내기 추천도서 2009-02-27 20:50:23 #

    ... http://nullmodel.egloos.com/1876407</a>라캉을 모르면 막장이라고 생각하는 건 학부생의 좁은 소견만이 아니라 그 바닥 돌림병인 모양이다.라캉도 라캉이지만 다른 책들도 좀 어이가 없는데 데리다, 아렌트, 홉스봄, 쿤, 바슐라르를 고등학교 갓 졸업한 애들이 정말로 읽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건가? "괴짜경제학"과 "리바이어던"이 한 목록에 있다는 것도 좀 웃기고 과학책이라고 달랑 하나 있는 게 "이중나선"이라는 건 또 뭔지.새 ... more

  • Null Model : 블로거가 고른 2009 새내기 추천도서 2009-02-27 23:13:54 #

    ... 2009년 대학 새내기 추천도서 말나온 김에 한 번 '집단지성'으로 2009 새내기 추천 도서 목록이랄까 그런 걸 한 번 만들어봅시다. 꼭 대학 새내기 아니라도 젊을 때 이 정도는 좀 봐줘야 ... more

  • gimmesilver's blog : 대학 신입생을 위한 추천 도서 2009-03-01 12:30:25 #

    ... 2009 대학 새내기 추천도서<a href="http://nullmodel.egloos.com/1876566"></a></a></a></a></a></a></a></a></a>블로거가 고른 2009 새내기 추천도서 추천 도서라는 것은 무엇보다 추천 받은 사람이 실제 읽어야 그 가치가 있는 법이다. 그런데 한국 간행물 윤리 위원회에서 추천한 목록은 아무리 봐도 평균 수준의 대학 신입생이 읽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그리고 특정 전공을 지칭한 것 ... more

  • Null Model : 추천도서 잡담 2009-03-01 16:56:49 #

    ... 2009 대학 새내기 추천도서 블로거가 고른 2009 새내기 추천도서 1. 짤방 짤방의 등장인물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아베 다카카즈 씨. 원래는 공원 벤치에 앉아 지퍼를 내리며 "하 ... more

  • Null Model : 라캉주의식 오바질 2009-03-07 15:58:25 #

    ... 그렇잖아도 2009 대학 새내기 추천도서 때문에 어이없던 차에 간행물윤리위 3월의 읽을 만한 책을 보니 또 황당하다. 김상환이 3월에 추천한 책은 지그문트 바우만의 "유동하는 공포"다. 책도 별 문제가 ... more

  • 이미지와 이야기 &laquo; Private Psychedelic Reel 2010-05-19 12:27:22 #

    ... Film &larr; Theorem Phrases 이미지와 이야기 May 19, 2010 by heoinho Leave a Comment 그렇잖아도 2009 대학 새내기 추천도서 때문에 어이없던 차에 간행물윤리위 3월의 읽을 만한 책을 보니 또 황당하다. 김상환이 3월에 추천한 책은 지그문트 바우만의 &quot;유동하는 공포&quot;다 ... more

덧글

  • yourrachel 2009/02/27 14:53 #

    아.. 저건 추천 도서가 아니라 진짜 뭐..
    게다가 저 라캉은 -_-; 속된 말로는 라캉 빠순질(더 심한 표현은 참겠어요)이라고밖에.........
  • 팀리 2009/02/27 15:01 #

    그러게요. 차라리 쌈박하게 재밌는 책이라도 추천해줘라!
  • 시노조스 2009/02/27 15:16 #

    흠. 이중나선 별로인가요?

    라캉이 허수가 남성의 성기와 같다고 한 것을 알고 있으니 전 막장이 아닌 듯 합니다. 히죽.
  • 세상의모든아침 2009/02/27 15:16 # 삭제

    마지막 짤방에 100만 표.
  • joyce 2009/02/27 16:11 #

    저 리바이어던은 걍 다이제스트입니다.
  • 바른손 2009/02/27 16:36 #

    책들이 너무 어렵네요.
  • 애기_똥풀 2009/02/27 17:03 # 삭제

    라캉, 판다님 블로그에서는 정말 많이 들었지만 그 말고는 한번도 못 들어봤어요 'ㅅ'
    책을 안 읽는 편은 아닌데.
  • BigTrain 2009/02/27 17:53 #

    쿤을 제대로 읽으려면 그 전에 다른 책들부터 먼저 읽고 공부를 해야 할 텐데... -_-
  • 별아저씨 2009/02/27 18:04 #

    추천위원들이라는 사람들도 위의 책들을 안 읽었다는데 500원 걸겠습니다.
  • 노정태 2009/02/27 18:10 #

    68이후 현대 프랑스 철학의 특정 분야에 지나치게 치중되어 있네요. <광기의 역사>, <마르크스의 유령들>, <자크 라캉 세미나 11>가 들어있는 것은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한 추천도서 목록으로 적절하지 않은 듯합니다. 바슐라르도 그렇고요.

    하지만 홉스봄의 '시대' 시리즈는 대학교 초년생이 읽기에 부적합할 정도로 어렵지 않습니다. 미리 큼지막한 통사를 읽어두면 나중에 여러 모로 도움이 되죠. 리바이어던도 'e시대의 절대사상' 같은 축약본이 아니라, 나남에서 나온 원전 번역본이 있으니 그걸 읽는 것은 권할만합니다. 무슨 말인지 모르더라도, 그냥 한번쯤 읽어볼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이 목록이 가진 가장 큰 문제는 신입생들에게 '고전'을 권할 것인지, 평이한 '입문서'를 권할 것인지, 아니면 특정 분야의 전문 서적을 권할 것인지에 대한 명백한 기준이 없다는 것 같습니다. 애초부터 큰 원칙이 뚜렷하게 잡혀 있었다면 과학 분야에서도 더 좋은 책들이 들어갈 수 있었겠죠. 안타까운 노릇입니다.
  • sky 2009/02/27 20:46 #

    적절한 지적이신듯

    저 목록 보고 황당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특히 웬 라깡, 데리다, 아르준 아파두라이,,,,, =_=

    저 위원들도 저거 다 정독하지 않은 것 100% 확실합니다


    이유는 생략하고...


    핵심포인트는 소설빼면 국내 저자의 인문사회과학 저서가 두권뿐이라는 거죠
  • 아이추판다 2009/02/27 18:48 #

    yourrachel // 어지간히도 좋았나보죠..
    팀리 // 그러게요
    시노조스 // 생각하기 나름인데 어떻게 생각하더라도 "2009년 대학 새내기가 읽어야할 단 하나의 과학책"이 될 순 없을 것 같군요.
    세상의모든아침 // 넵
    joyce // 이런.. 저래놓고 리바이어던은 또 축약판인가요?
    바른손 // 그렇습니다
    애기_똥풀 //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BigTrain // 네.. 그게 제일 문제입니다.
    별아저씨 // 설마요.. ㅎㅎ
    노정태 // "시대" 시리즈의 경우엔 배경지식 없이 읽으면 "이 얘긴 갑자기 왜 나오는 거지?"같은 생각만 하다가 양에 질려 손 뗄 가능성이 더 클 겁니다. 차라리 "자본주의 역사 바로알기" 정도면 두께도 얄팍하고 대상독자층도 맞춤하죠.
  • 漁夫 2009/02/27 20:04 #

    인간성을 이해시키려면 차라리 '종의 기원'하고 '붉은 여왕'을 추천하겠습니다. 저게 뭔지........
  • 개미지옥 2009/02/27 21:24 # 삭제

    새내기에게 저 책들을 추천해서 차라리 전공 수업 교재나 읽자.. 뭐 이런 생각을 갖게 하려는 의도인건가. 그러고보니 광장, 과학혁명의 구조, 리바이어던은 고등학교 입학 당시 학교 추천도서 목록에도 있었던 기억이..ㅋㅋ
  • mattathias 2009/02/27 21:25 #

    에, 핑백을 따라 들러보았습니다. 사실 저도 언급하고 있듯이... 이 목록은 좀 많은 문제가 있습니다. 뭐 라캉의 경우는 현재 성과가 어떻든 한 번 살펴봐서 나쁠 건 없다고 봅니다(필독서는 아닙니다). 하지만 신입생 보고 읽으라고 하는 건 정신고문에 가깝지요. 그리고 바슐라르나 데리다는...... 신입생이 과연 읽을 수나 있을지. 아렌트의 <전체주의의 기원> 같은 건 개인적으로 보기에는 필독서로 해두고 싶습니다.
  • 悟汪 2009/02/27 22:33 # 삭제

    참고로 말하자면 <괴짜경제학>은 계량을 돌릴 줄 모르면 뭐가 대단한 건지 전혀 알 수 없다는...레빗의 논문 구성이 계량으로 일단 돌리고 나온 이상한 결과를 해석하는 식이라 -_-;;;
  • 준식이 2009/02/27 22:57 # 삭제

    흠-ㅅ- 저런 것도 딱히 믿을 만한게 못되는 군요.
  • 아이추판다 2009/02/27 23:33 #

    漁夫 // 리들리 책은 다 좋아요 ㅎㅎ
    개미지옥 // 그러나 학부제라는 거 OTL
    mattathias // 어느 정도 내공이 있다면야 뭘 본들 문제겠습니까만 참 새내기들한테 권하기엔 거시기한 책들이 좀 많네요.
    悟汪 // 몰라도 그냥 재밌게 볼 수는 있을텐데, 굳이 추천할 필요까지는 있을까? 뭐 데이터의 중요성.. 이런 건 배울 수 있으려나..
    준식이 // 간행물 윤리위 추천도서라고 띠지도 두르고 할텐데요.. 쩝.
  • 선배 2009/03/07 12:49 # 삭제

    차라리 침묵예찬[.....]이라는 책을...........
  • blood orange 2009/03/18 21:50 #

    푸코에 데리다에 라캉이라구요! 뭐 이건 대학 새내기가 아니라 대학원 새내기용 도서 목록 같군요. 어이쿠. 아렌트는 좋아하지만요. 링크 신고합니다 :)
  • 애기_똥풀 2009/03/21 18:24 # 삭제

    기억을 더듬어 보니, 저건 간츠로군요. (응?)
    (아닌가요;)
  • 아이추판다 2009/03/21 19:36 #

    아.. "부끄러운 사람"은 간츠 맞는 것 같습니다만 갑자기 왜요?
  • 애기_똥풀 2009/05/11 18:21 # 삭제

    중요한 건 아니구요 :D 글 처음 읽을 때는 "아 나 저 짤방 봤는데 뭐였더라" 하다가
    두번째 읽을때 갑자기 기억났거든요 '-; 헤헤
  • 얼굴마루 2009/07/03 12:49 #

    너무 부정적으로만 보시는거 아닌가 합니다. 대학 신입생이라고 해서 대학생활 3,4년 정도 한 사람과 지적 수준에서 그렇게 차이가 많이 날까요?
    저는 대학 신입생 때 철학과 인문학에 관심이 많아서 푸코와 들뢰즈의 책을 많이 읽었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뿐이지 이해하는데 무리가 없었습니다. 어려운 부분이 나오면 다른 책을 찾아보고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과정에서 이해도가 늘어나는거죠.
    그리고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는 언어영역 지문에서 자주 등장하는 책이기도 하구요.
    문제는 책을 이해하고 자기 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열정이지 목록이 뭐가 중요하겠습니다.

    이중나선이란 책도 왓슨과 크릭인가 하는 두명의 과학자가 dna의 구조를 밝혀내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내고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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