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1/26 21:34

엘리자와 패리 인지과학

서로를 바보로 만드는 짓거리에 달린 세리자와님댓글

Commented by 세리자와 at 2009/01/26 17:17
튜링테스트와 정신분석이란 말을 들으니 엘리자가 생각납니다.

엘리자(ELIZA)는 1966년 조셉 와이젠바움(Joseph Weizenbaum)에 의해 개발된 최초의 인공지능 대화 프로그램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엘리자는 인간의 질문에 대답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인간에게 질문을 던진다. 나는 이제까지 이 프로그램이 정신분석가를 흉내내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찾아보니 칼 로저스의 인간중심이론을 따르는 상담가를 패러디한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작동하는 걸보면 남의 말을 약간만 바꿔서 따라하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좀 바보같다.

어쨌든 당시로서는 참신한 시도였고 이 프로그램에 이어 여러 가지 대화 프로그램들이 만들어졌다. 성가시고 쓸모없기로 유명한 MS오피스의 춤추는 클립도 이 프로그램의 영향을 받은 것이고, 한국에도 틈틈이(예전에는 심심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프로그램 중에는 1972년 정신의학자 케네스 콜비가 만든  패리(PARRY)가 있는데 이 프로그램은 편집형 정신분열증(paranoid schizophrenia)를 흉내낸다. 당시에 패리와 채팅해본 정신과 의사 중 몇몇은 실제 환자라고 믿을 정도였다고 한다.

엘리자는 의사를, 패리는 환자를 흉내내니 이 둘을 대화시켜보자는 생각이 당연히 나올 법하고 실제로 이 둘(?)은 여러 차례 대화(?)를 했다. 퍼트남의 "서로를 바보로 만드는 짓거리"는 여기에 착안한 게 아닌가 싶다. 그 중 1972년 9월 18일에 이뤄진 대화를 여기에서 볼 수 있는데 여러 가지로 흥미롭다. 가만 보고 있으면 도대체 누가 환자고 누가 의사인지 구분이 잘 안가는.. ( '')

이 대화에서 재일 재밌는 부분은 대화의 마지막. 계속 패리의 말을 따라하기만 하는 엘리자의 행동에 패리가 화를 내며 나가버린다. 그러자..

PARRY> I have had enough of this.
ELIZA> What does that suggest to you?
PARRY> Goodbye.
ELIZA> It's been my pleasure, that's $399.29 please.

와이젠바움은 정신과의사들한테 무슨 억하심정이 있었던 게 틀림없다.

덧글

  • hama 2009/01/31 07:07 # 삭제

    사실 요금 청구하는 것 이전에, 상담가를 모델로 이런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짓궂은 농담일지도 모릅니다. "'튜링 테스트'는 모르겠지만 '상담가 테스트' 정도는 통과하지 않겠어?" 같은 삐딱한 자세로...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



검색

맞춤검색

메모장

야후 블로그 벳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