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자 기거렌처(1) 오타쿠의 몸무게

얼마 전에 있었던 어떤 대화:

나: 그러니까 기거런체거가 그 점에 대해 비판하기를
남: 그 사람 좀 무서워요.
나: 아니 왜?
남: 맨날 비판만 하잖아요.

게르트 기거렌처(Gerd Gigerenzer, 1947~). 독일 막스 플랑크 인간개발연구소 적응적 행동 및 인지 연구센터 센터장. 그의 책이 한국에 처음으로 번역되었다. 심리학계 바깥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이름이지만 살아있는 심리학의 최고 거장 중에 한 명이다.

기거렌처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카네만과 트버스키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다. 카네만과 트버스키는 판단 및 의사결정 분야에 판단 및 의사결정 분야에 많은 업적을 남긴 심리학자다. 이 공로로 카네만은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살아있다면 틀림없이 공동수상 했을 트버스키는 그전에 죽어서 이 상을 받지 못했다. 일설에 따르면 트버스키가 죽은 건 다 기거렌처 때문이라고 할 정도로 기거렌처는 이 둘을 심하게 비판했다.

카네만과 트버스키, 그리고 기거렌처 사이의 관점 차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건 이들의 책 제목이다. 카네만과 트버스키의 주요 논문을 모은 책 제목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판단: 발견법과 편향(Judgment under Uncertainty: Heuristics and Biases, 1982, 한국어 번역판 제목에는 '발견법' 대신 '추단법')"이고, 기거렌처의 책 제목 중 하나는 "우리를 똑똑하게 만드는 단순한 발견법(Simple Heuristics that Make Us Smart, 2000)"이다.

이 두 제목에 공통적으로 들어있는 단어 '발견법(heuristic)'이란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말의 어원은 그리스어 "유레카(eureka)"로 잘 알려져있다시피 '발견'을 뜻한다. 이 말은 원래 문제의 풀이법을 발견하기 위한 방법들을 가리키는 말이었으나 뉴웰과 사이먼 이후 풀기 복잡한 문제를 부정확할 수도 있지만 간단하게 푸는 방법으로 사용되었다. 예를 들면 크기가 서로 다른 물체를 컨테이너 최대한 많이 집어넣어야 할 때 물체들의 다양한 조합을 모두 검토해서 최적의 조합을 찾는 것이 아니라 큰 물체부터 순서대로 집어넣는 것이 발견법이다.

카네만과 트버스키의 주장을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다. 사람들은 일반적이고 합리적인 사고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발견법을 사용해서 판단을 내린다. 이 발견법은 부정확한 면이 있어서 사람들은 여러 가지 편향을 겪게 된다. 예컨대 사람들에게 "오타쿠"들의 평균 몸무게를 물어보면 실제보다 더 높게 추정하는 경향이 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전형적인 오타쿠의 모습을 머리 속에서 떠올린 다음 그 사람의 몸무게를 대답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뤄진 실험은 "스탠포드 대학 여학생"의 평균 몸무게를 물어보는 것이었다. --;) 이것을 대표성 발견법(representativeness heuristic)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떠올리는 오타쿠의 전형적 모습


(to be continued)

by 아이추판다 | 2008/11/21 14:49 | 트랙백(1) | 핑백(1)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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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거-에 관한블로그를 요약한 것입니다....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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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추판다님 댁에서 요즘 heuristics얘기가 나와서 생각해보니..남이 옳지 않은 일을 하는 것을 보고 법이 해결해주기를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응징하는 것도 하나의 heuristic이라는 생각이 ... more

Commented by 세리자와 at 2008/11/21 18:10
안경이 빠졌으므로 무효.
Commented by 아이추판다 at 2008/11/21 19:50
그거 편견이라능..
Commented by wholic at 2008/11/21 22:32
지금 배우는게 카네만과 트벌스키(저희 교수님은 발음을 이렇게 하시더군요..)의 휴리스틱스 들인데 흥미롭네요 빨리 써주세요 +ㅅ+/
Commented by 아이추판다 at 2008/11/22 13:04
기대하세요 ^^
Commented by Semilla at 2008/11/22 10:05
헉.. 지금까지 여기서 본 심리학 용어들은 대충 어느게 어느건지 때려잡을 수 있었는데 발견법/추단법은 heuristics와 연결하기 힘드네요... 요령, 수법, 그런걸로 생각했었는데...

얼마 전에 간 학회에 카네만이 왔었는데 그냥 먼발치에서 얼굴만 봤어요;; 동료 중에는 폰카로 찍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 중엔 아예 디카로 동영상 찍는 사람도 있었지요;;;;
Commented by 아이추판다 at 2008/11/22 13:05
어림법이라고 하기도 하고 그냥 발음 그대로 휴리스틱이라고도 합니다. 어원을 따지면 발견법이 맞는데 현재 용법으로는 발견하고 그다지 관련은 없죠. ^^;
Commented by 김우재 at 2009/01/21 08:28
이책이 나온 줄도 모르고 있었다니..출판시장과 좋은책의 절판은 게으른자를 기다려 주지 않는데큰일입니다. 글들 잘 읽고 있습니다. 논문 하나 링크하고 갑니다. adpative toolbox: darwinian rationality

http://goodking.new21.net/bbs/rgboard/download.php?&ss[st]=1&ss[sc]=1&ss[kw]=%B1%E2%B0%C5%B7%BB&bbs_id=00003&page=&type=1&doc_num=95

추신: 글들 정말 잘 읽고 있습니다. 언젠가 감히 트랙백을 달 날이 와야 할텐데요..
Commented by 아이추판다 at 2009/01/21 10:29
저야말로 김우재님 블로그 잘 보고 있습니다 ^o^ 방문해주시니 영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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