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14일
관찰불가능한 비결정론적 체계
마음은 오늘날 반과학주의자들에게 마지막 안식처와 같다. 반과학주의자들은 마음이 과학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고집을 부리는 근거는 보통 두 가지다. 하나는 마음이 관찰 불가능하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마음이 비결정론적이라는 것이다. 마음이 정말 비결정론적인지는 좀 의문의 여지가 있지만 그렇다치더라도 이 두 가지는 반과학주의자들의 무식함의 증거일 뿐이지 마음이 과학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근거가 되지 못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미 관찰불가능한 비결정론적 체계에 대해 훌륭한 과학 이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양자역학이다.
반과학주의자들도 이 공통점을 알고 있었다. 다만 언제나 그렇듯이 그들은 여기서 해괴한 '해석'으로 빠져든다. 앨런 소칼이 "소셜 텍스트"에 장난으로 냈던 논문의 제목이 "경계의 침범 : 양자 중력의 변형해석학을 위하여"였던 것은 이런 점을 조롱하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걸 모르고 실어준 편집진만 바보가 됐지만.
심리학에서도 양자역학을 끌어오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뷰스마이어 등이 쓴 "인간 의사 결정의 양자 역학(Quantum dynamics in human decision-making)"이라는 논문이 그런 예다. 그런데 이 논문은 반과학주의자들이 늘상 하는 그런 방식과 달리 사실상 마음과 양자역학 사이에 어떤 억지스런 관계를 주장하지 않는다. 그냥 심리 과정을 모델링하는 데 양자역학에서 쓰는 수학적 기법을 써보자는 얘기다. 심리학에서 쓰는 많은 수학적 기법이 물리학에서 배워온 것이기 때문에 별난 일은 아니다.
엄밀히 얘기하면 심리학은 양자역학보다 기상학과 더 비슷하다. 일기예보가 자주 틀리는 건 물리학적 지식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기상 현상의 배후에 있는 개별적인 물리 현상에 대해서는 충분히 잘 알고 있다. 다만 그걸 다 합쳐놓았을 때 문제가 엄청나게 복잡해져서 다루기가 어려울 뿐이다. 마음의 경우도 비슷한데 우리는 신경 하나나 아니면 여러 개의 신경들이 이루는 망에 대해서는 상당히 자세히 알고 있다. 다만 그것들이 모여 두뇌를 이루면 문제가 복잡해질 뿐이다. 기상학보다 사정이 나은 점이라면 기상학자들에게는 지구가 하나 뿐이지만 심리학자들에겐 두뇌/마음이 60억개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기상 현상에 대해 아직 잘 모르는 게 많다. 그렇다고 해서 "과학이 모든 걸 밝힐 수 있는 건 아니잖아?"라면서 천연덕스럽게 기우제를 지내진 않는다. 청와대에 있는 모 씨가 청계천에 가서 기우제라도 지낸다면 온갖 현학적 언어를 동원해 비난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반과학주의자들도 자신들이 마음에 대해서 그렇게 구는 것만은 용납되어야 한다고, 아니 권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반과학주의자들도 이 공통점을 알고 있었다. 다만 언제나 그렇듯이 그들은 여기서 해괴한 '해석'으로 빠져든다. 앨런 소칼이 "소셜 텍스트"에 장난으로 냈던 논문의 제목이 "경계의 침범 : 양자 중력의 변형해석학을 위하여"였던 것은 이런 점을 조롱하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걸 모르고 실어준 편집진만 바보가 됐지만.
심리학에서도 양자역학을 끌어오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뷰스마이어 등이 쓴 "인간 의사 결정의 양자 역학(Quantum dynamics in human decision-making)"이라는 논문이 그런 예다. 그런데 이 논문은 반과학주의자들이 늘상 하는 그런 방식과 달리 사실상 마음과 양자역학 사이에 어떤 억지스런 관계를 주장하지 않는다. 그냥 심리 과정을 모델링하는 데 양자역학에서 쓰는 수학적 기법을 써보자는 얘기다. 심리학에서 쓰는 많은 수학적 기법이 물리학에서 배워온 것이기 때문에 별난 일은 아니다.
엄밀히 얘기하면 심리학은 양자역학보다 기상학과 더 비슷하다. 일기예보가 자주 틀리는 건 물리학적 지식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기상 현상의 배후에 있는 개별적인 물리 현상에 대해서는 충분히 잘 알고 있다. 다만 그걸 다 합쳐놓았을 때 문제가 엄청나게 복잡해져서 다루기가 어려울 뿐이다. 마음의 경우도 비슷한데 우리는 신경 하나나 아니면 여러 개의 신경들이 이루는 망에 대해서는 상당히 자세히 알고 있다. 다만 그것들이 모여 두뇌를 이루면 문제가 복잡해질 뿐이다. 기상학보다 사정이 나은 점이라면 기상학자들에게는 지구가 하나 뿐이지만 심리학자들에겐 두뇌/마음이 60억개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기상 현상에 대해 아직 잘 모르는 게 많다. 그렇다고 해서 "과학이 모든 걸 밝힐 수 있는 건 아니잖아?"라면서 천연덕스럽게 기우제를 지내진 않는다. 청와대에 있는 모 씨가 청계천에 가서 기우제라도 지낸다면 온갖 현학적 언어를 동원해 비난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반과학주의자들도 자신들이 마음에 대해서 그렇게 구는 것만은 용납되어야 한다고, 아니 권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 by | 2008/10/14 13:56 | 트랙백(3)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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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종교적 감성으로서의 과학
무언가 그 자체가 목적이 될 때 보통 감성적으로 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것에 대해, 그 자체가 목적으로 해석될 때가 차세대에 유전자 전달이라는 수단이라 해석될 때보다 더 감성적이다. 이러한 감성적 해석은 종교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종교도 또한 (1) 그 자체가 목적이어야 한다. 즉, 종교는 신을 섬기는 것이 목적이 되어야지, 내가 원하는 것이 있어서 신을 믿는다는 것은 종교라기 보다는 흥정에 가깝다. 이 외에도......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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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난해한 책인데 그래도 중간까진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습니다. 결론에는 동의하지 않지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