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예방의 원칙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새로운 대상은 일단 금지시키고보자는 입장을 "사전예방의 원칙"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유전자 조작 농산물의 안전성과 위험성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니까 충분한 연구결과가 나올 때까지 생산과 유통을 금지하자는 것이다. 이 '원칙'에 대해서는 찬반이 분분하지만 환경 관련 문제 등에서는 많이 적용되는 원칙이다.

어느 문화평론가가 운영하는 블로그에 가보니 "이런 소를 먹자는 것인가"라는 글을 맨 위에 올려놓고 있었다. 미국에서 '그런 소'를 먹고도 인간광우병으로 사망한 사람은 지금까지 3명이었다. 어쨌든 사전예방의 원칙을 따른다면 미국 소도 수입 안하는 게 맞을 것이다.

그런데 참 묘한 게 이 문화평론가는 몇 년 전 조승희 사건 때 같은 블로그에서 조승희가 심리상담을 받은 적이 있다는 것을 근거로 이 사건이 미국 정신의학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걸 보여주는 증거이며, 조승희가 제때 라캉식 정신분석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정신분열병으로 발전해서 그런 사건이 일으킨 것이라는 주장을 자기 블로그에서 올렸다.

정신분열병 자체로 죽음에 이르진 않는다. 그러나 정신분열병에 걸리면 뇌졸중이나 심장마비 같은 다른 질병에 걸릴 확률도 상승한다. 그리고 정신분열병 환자의 10%는 자살로 목숨을 잃는다. 이런 이유로 정신분열병 환자의 평균 수명은 일반인보다 10년 정도 짧다. 정신분열병의 발병률은 인간광우병보다 훨씬 높아서 현재 미국의 경우 3백만명의 정신분열병 환자가 있다. 광우병보다 정신분열병으로 죽은 사람이 수 천에서 수 만배는 많을 것이다. 하다못해 조승희가 죽인 사람만 33명으로 미국에서 광우병으로 죽은 사람 수보다 1100% 많다.

예전에 라캉 얘기를 한참할 때 찾아볼만큼 찾아봤지만 라캉식 정신분석이 무슨 효과가 있다는 연구는 찾지 못했다. 다른 치료법을 두고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할 정도로 라캉식 정신분석이 정신분열병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연구는 더더욱 찾지 못했다. 아니 라캉식 정신분석이 해롭지 않다는 연구조차 없더라. 라캉주의자들의 행태로봐서는 그런 연구를 할 것 같지도 않고. 라캉이 환자를 천명을 치료했네 어쩠네 하는 얘기를 들어본게 전부였다. 그 문화평론가도 특별히 근거를 내놓지는 않았다.

미국산 쇠고기. 그래 어떤 위험이 있을지 아무도 모르니까 먹지 말아야 한다고 치자. 그런데 라캉식 정신분석. 이건 연구 안되어 있기로는 미국산 쇠고기보다 더 심하다. 이런 치료받고 환자가 자살이라도 할지 누가 아나.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새로운 대상은 연구가 충분히 이뤄질 때까지 일단 금지시키자는 사전예방의 원칙을 충실히 따르자면 미국산 쇠고기보다 라캉식 정신분석부터 수입을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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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추판다 | 2008/05/02 23:02 | 트랙백 | 핑백(1) | 덧글(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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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Jo on the floor .. at 2008/07/07 19:06

...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심리의 작용이나 원리. 예방의 원칙 :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새로운 대상은 일단 금지시키고보자는 입장. '사전 예방의 원칙'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클릭] ... more

Commented by joyce at 2008/05/02 23:29
자살한 제자가 있었죠. 원래 수학자였던 것 같은데...
Commented by nyxity at 2008/05/03 00:08
미국의 광우병 환자 중 두 명은 영국에 거주한 적이 있고, 세번째 환자는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감염되었다고 하죠.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광우병에 감염된 경우는 없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Commented by xacdo at 2008/05/03 08:04
잘 모르는 게 정말로 위험한 것보다 더 무서운 법이죠.
Commented by 좌파논객 at 2008/05/03 12:51
우선 님께서 쓰신 글의 내용이 비아냥이 아니란 전제에서
말씀드리자면 라캉식의 정신분석의 폐해는
쇠고기 문제가 진정되는대로
님께서 넷상이든 현실상이든 적극 홍보하셔서
인민들의 행동을 이끌어내심이
온당하다 사료됩니다
Commented by ... at 2008/05/03 14:45
어이없는 논리로 진화론을 공격하는 창조과학 지지자 포스팅에 "훈훈하다" 라는 리플을 달았던 좌파논객이 여기에도 나타나는군. 과학의 권위는 부정하지만 라캉은 신의 말씀처럼 여기는 기묘한 좌파들의 태도...

그래봤자 결국 결론은 "나의 라캉쨩은 그렇지 않아!!!!!!!!!!!!!!!!!!!!!!!!!!!!!!!!!!!!!"
Commented by ocd at 2008/05/03 16:05
이무석 선생의 ‘친밀함’이라는 책을 읽어보니 조승희가 정신치료(intensive psychotherapy)를 받지 않아 안타깝다라고 써놨던데 요컨대 심층상담이 없었다는 것입니다.재밌는게 저 분은 IPA 회원입니다.미국 정신의학이고 라캉이고 뭐고 할게 없어보이는데요.
Commented by 이택광 at 2008/05/03 19:45
이건 멍미?

여기서 이러지 말고 6월에 라캉학회가 동국대에서 열릴 예정이니 거기 와서 이 주장을 한번 해보세요. 의사, 변호사, 정신치료사들이 모두 모이니 '한방'에 라캉니언들을 보낼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은데...다음 홈페이지를 참조해요. http://www.lacan.or.kr/
Commented at 2008/05/03 22:3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하늘선물 at 2008/05/04 01:11
굳이 무리하게 이번 광우병 사건과 라캉을 연결시킬려다 보니 글이 어색한것 같네요.
Commented at 2008/05/04 21:5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반FTA at 2008/05/05 11:37
이 친구야 제발... 연대가 뭔지좀 배우게. 쓸데없는 적개심이 타오르는건 배가 부르고 시간이 남아돈다는 증거일세.
Commented by 반FTA at 2008/05/05 11:38
자네가 전공했다는 "심리학"도 물리학자같은 보다 더 진지한 과학자 눈에는 사이비 과학으로 비칠수도 있다는 점 염두에 두게.
Commented by ㅇㅇㅇ at 2008/05/05 12:47
익명댓글은 한○형 패거리의 자행으로 보입니다
Commented by 悟汪 at 2008/05/05 13:02
'반FTA'님, 근데 사실 물리학도 시작에서 보자면 '중력'같은건 당시로서는 눈에 보이는게 아니었으니 당시로서는 사이비 과학 아니었나 싶은데요? 뉴턴이 사과 떨어지는 거 보고 중력을 발견했다느니 하는 소리는 집어치우시고.
Commented by 반FTA at 2008/05/05 14:28
<중력> 같은 개념은 보통 <조작적 정의>라고 하죠. 사이비 과학이 아니라..
Commented by 아이추판다 at 2008/05/05 14:42
심리학과 라캉주의를 비교하면?
Commented by ㅇㅇㅇ at 2008/05/06 10:13
"물리학자같은 보다 더 진지한 과학자" -> 여기서 웃으면 되죠 ?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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