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4월 17일
재미로 보는 국가별 투표율 추세
민주화 이후 투표율 경향에서 분석에 사용한 모형은 투표율이 100%에서 0%로 떨어진다는 가정이 포함되어 있다. 투표율이 직선을 그리면서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가정하더라도 1987년에서 2008년까지 투표율의 경향을 분석하는 데는 별 영향이 없다. 왜냐하면 어디까지 떨어질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어쨌든 재미삼아 한 번 좀 더 그럴듯한 모형을 만들어서 투표율을 분석해보자.
새로 만든 '좀 더 그럴듯한 모형'의 수식은 다음과 같다.
이 모형은 투표율이 H상태에 있다가 L상태로 떨어진다고 가정한다. 이전에는 H와 L이 모형에 가정되어 있었는데 통계적으로 추정하도록 바꿨다. 시점 T는 변곡점으로서 H상태에서 L상태로 넘어가는 시기를 가리키는 데 이 시점까지는 투표율의 하락세가 점점 급격해지고 이 시점을 지나면 다시 완만해진다. 그리고 D는 H에서 L로 얼마나 빨리 떨어지는지를 가리키는데 정확히 해석하기는 좀 곤란하다.
한국의 투표율을 분석하기 전에 일단 다른 국가들의 투표율을 분석해봤다. 우선 1960년에서 2005년까지 일본의 총선 투표율.
일본은 90년대까지 약 71.5%를 전후한 투표율을 유지하다가 90년대부터 한국 못지 않게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이 모형에 따르면 43.7%까지 떨어질 것이며 변곡점은 1998년 6월로 일본의 투표율 하락세는 완만해지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D는 -0.23, 신뢰수준 95%에서 오차범위는 7.2% 내외. 이 모형은 투표율 변산의 약 80.7%를 설명한다(이하 설명량).
같은 기간 영국의 총선 투표율은 좀 더 극적인 패턴을 보인다. 약 75.5%에 머무르던 영국의 총선 투표율은 1995년 3월을 변곡점으로 해서 약 59.9%로 폭삭 주저 앉았다. D는 -0.75, 신뢰수준 95%에서 오차범위는 4.4% 내외. 설명량은 87.6%다.
독일도 비슷한 패턴인데 낙차는 좀 더 적다. 1986년 11월을 전후해서 88.8%에서 79.1%로 내려앉았다. 신뢰수준 95%에서 오차범위는 3.2% 내외. D는 -2.20, 설명량은 89.6%
미국도 마찬가지. 1970년 7월을 전후로 미국의 대선 투표율은 62.9%에서 52.4%로 내려갔다. 반전 운동과 민권 운동이 활발했던 미국 현대사의 격변기인데 그 영향일지도 모르겠다. D는 -0.62, 신뢰수준 95%에서 오차범위는 3.6% 내외.설명량은 85.1%
그래프의 모양이나 설명량 등을 볼 때 이 모형은 다른 국가의 투표율을 썩 잘 설명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제 한국으로 돌아오자.
그래프의 형태는 지난 번 분석 결과와 별로 다르지 않다. 모형에 따르면 한국의 총선 투표율 변곡점은 2000년 11월인데 투표율은 100%에서.. 17.4%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D는 -0.06, 신뢰수준 95%에서 오차범위는 6.6% 내외.설명량은 89.7%
시기를 좀 더 늘려서 위의 나라들과 같은 기간 투표율을 보도록 하자.

전반적으로 일본과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 변곡점은 좀 당겨저서 1998년 1월이다. 일본은 같은 해 6월이었는데 이것 참 흥미롭군. IMF의 영향일까? 모형에 따르면 한국의 총선 투표율은 76.1% 수준을 유지하다가 49.2%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총선 투표율 46.1%이므로 바닥을 친 셈이다. D는 -0.28, 신뢰수준 95%에서 오차범위는 9% 내외, 설명량은 81.0%.
오차범위 안이긴 하지만 1960년, 1985년, 2004년 총선의 투표율은 눈에 띄게 높다. 1960년 4월 혁명 직후 치러진 제4대 총선(+7.2%)과 탄핵정국에서 치러진 2004년 총선(+7.2%)는 그렇다치고 1985년 11대 총선(+8.4%)은 왜일까?
1,2,3대까지 포함시키면 모형이 더이상 돌아가지 않는다.
결과를 해석하는 게 아무 의미도 없지만 일단 수치들을 보면 74.5%에서 54.2%로 떨어지고 변곡점은 2142년 --; 오차범위는 24.7% 설명량은 0.
모형은 접어두고 그래프를 보면 한국의 총선 투표율은 두 번의 큰 하락을 겪는다. 건국 이후 박정희가 쿠데타를 일으킬때까지 줄곧 하락. 군사 독재 기간 동안 멈췄다가 민주화 이후 다시 줄창 하락.
여기서 보여준 모형은 설득력을 계산하기에서 보여준 모형들과 달리 인과적인 설명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투표율의 추세를 통계적으로 정리하기 위한 것이다. 일본, 영국, 독일, 미국, 그리고 같은 기간 한국의 경우처럼 투표율이 한 번 하락할 경우엔 그 추세를 썩 잘 보여준다.
모형이 맞지 않는다면 맞지 않는데로 의미가 있다. 자료가 모형의 가정과 다르다는 걸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건국 이후 한국의 총선 투표율은 한 번의 하락을 가정하는 모형과 맞지 않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구분되는 두 번 이상의 하락기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p.s.1. 어디까지나 재미로 해본 분석. 난독증은 각자 책임지자.
p.s.2. 일본, 영국, 독일, 미국의 투표율 자료는 위키피디어의 voter turnout 항목에 있는 그래프를 수치로 변환한 것이다.
p.s.3. 모형의 매개변수는 Nelder-Mead 알고리듬으로 오차제곱합을 최소화시켜 찾아냈다. 사용한 프로그램은 R.
새로 만든 '좀 더 그럴듯한 모형'의 수식은 다음과 같다.
한국의 투표율을 분석하기 전에 일단 다른 국가들의 투표율을 분석해봤다. 우선 1960년에서 2005년까지 일본의 총선 투표율.




그래프의 모양이나 설명량 등을 볼 때 이 모형은 다른 국가의 투표율을 썩 잘 설명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제 한국으로 돌아오자.

시기를 좀 더 늘려서 위의 나라들과 같은 기간 투표율을 보도록 하자.

전반적으로 일본과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 변곡점은 좀 당겨저서 1998년 1월이다. 일본은 같은 해 6월이었는데 이것 참 흥미롭군. IMF의 영향일까? 모형에 따르면 한국의 총선 투표율은 76.1% 수준을 유지하다가 49.2%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총선 투표율 46.1%이므로 바닥을 친 셈이다. D는 -0.28, 신뢰수준 95%에서 오차범위는 9% 내외, 설명량은 81.0%.
오차범위 안이긴 하지만 1960년, 1985년, 2004년 총선의 투표율은 눈에 띄게 높다. 1960년 4월 혁명 직후 치러진 제4대 총선(+7.2%)과 탄핵정국에서 치러진 2004년 총선(+7.2%)는 그렇다치고 1985년 11대 총선(+8.4%)은 왜일까?
1,2,3대까지 포함시키면 모형이 더이상 돌아가지 않는다.

모형은 접어두고 그래프를 보면 한국의 총선 투표율은 두 번의 큰 하락을 겪는다. 건국 이후 박정희가 쿠데타를 일으킬때까지 줄곧 하락. 군사 독재 기간 동안 멈췄다가 민주화 이후 다시 줄창 하락.
여기서 보여준 모형은 설득력을 계산하기에서 보여준 모형들과 달리 인과적인 설명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투표율의 추세를 통계적으로 정리하기 위한 것이다. 일본, 영국, 독일, 미국, 그리고 같은 기간 한국의 경우처럼 투표율이 한 번 하락할 경우엔 그 추세를 썩 잘 보여준다.
모형이 맞지 않는다면 맞지 않는데로 의미가 있다. 자료가 모형의 가정과 다르다는 걸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건국 이후 한국의 총선 투표율은 한 번의 하락을 가정하는 모형과 맞지 않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구분되는 두 번 이상의 하락기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p.s.1. 어디까지나 재미로 해본 분석. 난독증은 각자 책임지자.
p.s.2. 일본, 영국, 독일, 미국의 투표율 자료는 위키피디어의 voter turnout 항목에 있는 그래프를 수치로 변환한 것이다.
p.s.3. 모형의 매개변수는 Nelder-Mead 알고리듬으로 오차제곱합을 최소화시켜 찾아냈다. 사용한 프로그램은 R.
# by | 2008/04/17 23:36 | 잡담 | 트랙백(1)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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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그래프 오타쿠의 정치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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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투표율 하락은 대략 블레어의 노동당 집권과 시기가 일치하는것 같은데 독일은 그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잘 모르겠군요.
gracky // 그렇군요.
khakii // 프로그램하고 수식하고 D의 부호를 반대로 붙였습니다. --;
아이추판다님은 '민주화 될 수록 투표율은 낮아진다' 라는 가설을 세우셨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정치적 격변'을 '민주화의 진전'으로 규정할 수 있다면, 이 모델은 아이추판다님의 가설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 될 수 있을것 같습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재미로'지만요.
이상한모자 // 그 '가설에 대한 기억'은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요. 흥미롭습니다.
"민주주의가 잘 정착된 국가일 수록 투표율이 낮은데는 누굴 뽑아봐야 마찬가지라는 인식이 깔려있기 때문이라는데는 이견이 없다."
이 문장에서 저는..
"민주주의가 잘 정착된 국가일 수록 투표율이 낮은데는"
... 이라는 부분에서 그러한 기억을 만들었는데요. 물론 문장 자체야 '인용'으로 판단할 수도 있고 '설명'으로 판단할 수도 있지만, 위의 모델과 관련해서는 '가설'이라고 표현해야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블로그 포스팅이라는게 논문을 쓰는 정도의 엄밀함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아이추판다님이 이 모델을 만들기 위해 세운 가설은 이것이다.' 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구요. 블로그의 독자로서 판단할 수 있는 포스팅의 맥락 안에서 이야기 하는 것 뿐입니다.
그러고보니 '가설을 세웠다'라고 표현하지 않는 편이 나았을뻔 했군요. 과학적으로 엄밀하지 못해 미안합니다.
장황한 철학적 횡설수설보다 훨씬 많은 내용을 포함한다는 걸 모르는 이들의
궤변이 더욱 재밌습니다.
철학 오타쿠를 단번에 날려버리셨더군요. 시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