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2월 17일
과시적 소비로서 남성의 페미니즘
이탈리아제 명품 양복은 여름 양복도 안감이 붙어있다고 한다. 서민의 눈으로보면 그냥 미친 짓이지만 이것은 적어도 그 옷을 입은 사람에 대해 세 가지 사실을 알려준다. 하나는 여름이라도 항상 에어콘이 펑펑 나오는 곳에 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여름에 두꺼운 옷을 입어도 전혀 불편하지 않을만큼 몸을 움직일 일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그런 미친 짓에 몇 백 만원을 쏟아부을만큼 돈이 썩어나도록 많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단지 부와 신분을 과시하기 위해 돈을 갖다 버리는 행위를 과시적 소비라고 한다.
과시적 소비는 경제적인 수준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다. 공작의 화려한 무늬는 포식자들의 눈에 잘 띄게 만들어서 생존에 도움이 되기는 커녕 해만 된다. 하지만 암컷들은 화려한 수컷을 선호한다. 포식자의 눈에 확 띌만큼 화려한 무늬에도 불구하고 멀쩡히 살아있다는 것은 그만큼 생존 능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제프리 밀러는 "메이팅 마인드"에서 재밌는 주장을 하는데 인간의 두뇌도 공작의 깃털같은 것이 아니겠냐는 것이다. 지구상에 살아가는 대부분의 동물들은 대단히 낮은 지능을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이들은 환경에 너무나 잘 적응한 나머지 선천적으로 정해진 행동 패턴을 답습하기만해도 얼마든지 잘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뇌 기능 중 대부분은 살아가는 데 별 보탬도 안되는데 다른 모든 근육과 기관이 쓰는 에너지를 다 합친 것의 2/3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쓴다. 아무 보탬도 안되는 기관에 과도한 에너지를 투여하는 것. 이것은 과시적 소비의 전형적인 예로 꼽을만 하다.
생리적 특성 때문에 남자는 선천적으로 바람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것은 반만 맞는 말이다. 인간은 성비가 거의 1:1이기 때문에 모든 남자가 바람둥이라면 모든 여자 역시 바람둥이거나 일부의 남자들만이 실제로 수 많은 여자들과 짝짓기에 성공하고 대부분의 남자들은 짝짓기에 실패해야 한다. 이런 상황 때문에 남자들은 엄청난 경쟁 상황에 놓이게 된다. 침팬지의 경우 인간과 마찬가지로 출생 당시 성비는 1:1이지만 무사히 성년에 이르는 수컷은 30%에 불과하다. 인간의 경우 살인의 70%는 남성이 남성을 죽이는 것이다.
이런 경쟁에 대처하기 위해 인간 남성들은 두 방향의 전략을 발달시켰다. 하나는 경쟁자인 다른 남성들을 향한 것이고 또 하나는 짝짓기 상대인 여성들을 향한 것이다. 가부장제는 후자에 해당하는 전략으로서 자신과 짝짓기한 여자가 다른 남자에게 도망치지 못하도록 감시하고 억압하는 것이다. 이것은 온전히 남자들의 전략인 것만은 아니다. 시어머니의 입장에서도 아들의 번식상의 성공은 곧 자신의 번식상의 성공이기 때문에 며느리를 감시하고 억압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
그런데 만약 남성들이 충분한 자원을 가지고 있어서 주변에 마땅한 경쟁상대가 없다면 이런 감시와 억압에 굳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할 필요가 없어진다. 미국에서 실시된 무작위 혈액형 조사에 따르면 빈곤층의 경우 10%이상의 남자들이 부인이 바람피워 낳은 자식을 자기 자식으로 알고 키우는 반면에 부유층에서는 이런 경우가 2% 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부유층 남성은 가부장적인 감시와 억압을 동원할 필요가 적을 뿐더러 오히려 가부장제에서 벗어나있는 듯한 태도를 취함으로써 자신이 그만큼 강력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과시할 수 있다.
비슷한 원리가 고학력 남성들에게도 작동한다. 전통적으로 사회주의는 노동자 계급의 이익을 옹호하는 이념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지식인들에게 더 많은 지지를 받아왔는 데, 이것은 그들의 지성과 양심을 과시할 수 있는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고학력 남성들은 비슷한 이유로 페미니즘에 우호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다. 물론 의식적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은 아니지만.
군가산점 문제는 예비역 남자들과 대부분이 여자인 그 외의 사람들 사이에 이해가 부딪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묘하게도 인터넷에서 키보드 잡고 싸우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남자다. 그렇다고 군가산점에 반대하는 남자들이 꼭 군복무를 안한 것도 아니다. 무리지어 사는 동물들은 집단 내에서 지위가 번식의 성공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같은 성끼리 경쟁을 벌인다. 적어도 인터넷 키보드 배틀에 한정하자면 군가산점 문제도 이런 지위 경쟁의 소재인 것은 아닌가하는 의심이 든다.
징병제는 제도 그 자체로 몸을 써서 먹고 사는 집단에 불리하다. 징병되는 시기는 육체적으로 가장 활발한 시기와 일치하기 때문이다. 연예인이나 운동선수처럼 육체를 극한까지 사용하는 집단에게는 치명적이다. 머리로 먹고 사는 사람들에게도 피해는 가지만 그정도로 치명적이진 않다. 자본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 가장 피해가 적다. 게다가 마지막 집단은 이런 저런 방법으로 빠져나갈 구멍까지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따라서 후자로 갈 수록 징병제로 인한 피해를 보상하는 데 반대하기가 더 쉽다. 일단 자기가 입은 피해가 더 적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경쟁력을 가진 집단의 피해를 키우는 것이 이익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군가산점에 반대하는 남자는 자신이 징병제로 인한 피해가 적고, 하급직 공무원 시험에서 몇 퍼센트의 가산점 정도는 받지 않아도 충분할만큼 다른 자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과시할 수 있게 된다. 군가산점을 반대하는 논거를 정연히 대면 효과는 백 배.
군가산점에 찬성하는 남자들은 논거가 타당하고 말고를 떠나 '찌질이 마초' 취급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반 친구들이 다 나이키신고 다니는 데 혼자 시장표 신발 신고 와서 아무리 발이 편하다고 주장하면 뭐하나. 게임의 규칙이 과시적 소비라면 군가산점이정당할 수록 그것을 옹호하는 것은 개미지옥에 빠지는 일이다. 부당하면 더 말할 것도 없고.
덧. 다른 분이 알려주신 바에 따르면 여름 양복에 안감을 넣는 건 명품 양복만 그런 것은 아니라고 한다.
과시적 소비는 경제적인 수준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다. 공작의 화려한 무늬는 포식자들의 눈에 잘 띄게 만들어서 생존에 도움이 되기는 커녕 해만 된다. 하지만 암컷들은 화려한 수컷을 선호한다. 포식자의 눈에 확 띌만큼 화려한 무늬에도 불구하고 멀쩡히 살아있다는 것은 그만큼 생존 능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제프리 밀러는 "메이팅 마인드"에서 재밌는 주장을 하는데 인간의 두뇌도 공작의 깃털같은 것이 아니겠냐는 것이다. 지구상에 살아가는 대부분의 동물들은 대단히 낮은 지능을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이들은 환경에 너무나 잘 적응한 나머지 선천적으로 정해진 행동 패턴을 답습하기만해도 얼마든지 잘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뇌 기능 중 대부분은 살아가는 데 별 보탬도 안되는데 다른 모든 근육과 기관이 쓰는 에너지를 다 합친 것의 2/3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쓴다. 아무 보탬도 안되는 기관에 과도한 에너지를 투여하는 것. 이것은 과시적 소비의 전형적인 예로 꼽을만 하다.
생리적 특성 때문에 남자는 선천적으로 바람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것은 반만 맞는 말이다. 인간은 성비가 거의 1:1이기 때문에 모든 남자가 바람둥이라면 모든 여자 역시 바람둥이거나 일부의 남자들만이 실제로 수 많은 여자들과 짝짓기에 성공하고 대부분의 남자들은 짝짓기에 실패해야 한다. 이런 상황 때문에 남자들은 엄청난 경쟁 상황에 놓이게 된다. 침팬지의 경우 인간과 마찬가지로 출생 당시 성비는 1:1이지만 무사히 성년에 이르는 수컷은 30%에 불과하다. 인간의 경우 살인의 70%는 남성이 남성을 죽이는 것이다.
이런 경쟁에 대처하기 위해 인간 남성들은 두 방향의 전략을 발달시켰다. 하나는 경쟁자인 다른 남성들을 향한 것이고 또 하나는 짝짓기 상대인 여성들을 향한 것이다. 가부장제는 후자에 해당하는 전략으로서 자신과 짝짓기한 여자가 다른 남자에게 도망치지 못하도록 감시하고 억압하는 것이다. 이것은 온전히 남자들의 전략인 것만은 아니다. 시어머니의 입장에서도 아들의 번식상의 성공은 곧 자신의 번식상의 성공이기 때문에 며느리를 감시하고 억압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
그런데 만약 남성들이 충분한 자원을 가지고 있어서 주변에 마땅한 경쟁상대가 없다면 이런 감시와 억압에 굳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할 필요가 없어진다. 미국에서 실시된 무작위 혈액형 조사에 따르면 빈곤층의 경우 10%이상의 남자들이 부인이 바람피워 낳은 자식을 자기 자식으로 알고 키우는 반면에 부유층에서는 이런 경우가 2% 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부유층 남성은 가부장적인 감시와 억압을 동원할 필요가 적을 뿐더러 오히려 가부장제에서 벗어나있는 듯한 태도를 취함으로써 자신이 그만큼 강력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과시할 수 있다.
비슷한 원리가 고학력 남성들에게도 작동한다. 전통적으로 사회주의는 노동자 계급의 이익을 옹호하는 이념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지식인들에게 더 많은 지지를 받아왔는 데, 이것은 그들의 지성과 양심을 과시할 수 있는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고학력 남성들은 비슷한 이유로 페미니즘에 우호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다. 물론 의식적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은 아니지만.
군가산점 문제는 예비역 남자들과 대부분이 여자인 그 외의 사람들 사이에 이해가 부딪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묘하게도 인터넷에서 키보드 잡고 싸우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남자다. 그렇다고 군가산점에 반대하는 남자들이 꼭 군복무를 안한 것도 아니다. 무리지어 사는 동물들은 집단 내에서 지위가 번식의 성공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같은 성끼리 경쟁을 벌인다. 적어도 인터넷 키보드 배틀에 한정하자면 군가산점 문제도 이런 지위 경쟁의 소재인 것은 아닌가하는 의심이 든다.
징병제는 제도 그 자체로 몸을 써서 먹고 사는 집단에 불리하다. 징병되는 시기는 육체적으로 가장 활발한 시기와 일치하기 때문이다. 연예인이나 운동선수처럼 육체를 극한까지 사용하는 집단에게는 치명적이다. 머리로 먹고 사는 사람들에게도 피해는 가지만 그정도로 치명적이진 않다. 자본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 가장 피해가 적다. 게다가 마지막 집단은 이런 저런 방법으로 빠져나갈 구멍까지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따라서 후자로 갈 수록 징병제로 인한 피해를 보상하는 데 반대하기가 더 쉽다. 일단 자기가 입은 피해가 더 적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경쟁력을 가진 집단의 피해를 키우는 것이 이익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군가산점에 반대하는 남자는 자신이 징병제로 인한 피해가 적고, 하급직 공무원 시험에서 몇 퍼센트의 가산점 정도는 받지 않아도 충분할만큼 다른 자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과시할 수 있게 된다. 군가산점을 반대하는 논거를 정연히 대면 효과는 백 배.
군가산점에 찬성하는 남자들은 논거가 타당하고 말고를 떠나 '찌질이 마초' 취급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반 친구들이 다 나이키신고 다니는 데 혼자 시장표 신발 신고 와서 아무리 발이 편하다고 주장하면 뭐하나. 게임의 규칙이 과시적 소비라면 군가산점이정당할 수록 그것을 옹호하는 것은 개미지옥에 빠지는 일이다. 부당하면 더 말할 것도 없고.
덧. 다른 분이 알려주신 바에 따르면 여름 양복에 안감을 넣는 건 명품 양복만 그런 것은 아니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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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8/02/17 17:47 | 인지과학 | 트랙백(4) | 핑백(5) | 덧글(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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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하는 자들 스스로가 결국 과시적 소비를 하는 셈이라는 건가요? ㅡㅡa 정말 그럴까요? 반대하는 자들중에는 88만원세대보다 더 열악한 사람들이 있어 보이던데....
오히려 배틀을 더 가속하게 만드는 글 같군요. 잘 읽었습니다.
이 뿌듯한 한 마디를 듣기위한 과시적 소비 아니겠습니까. 헐헐헐.
뭐, 여성한테 논쟁에서 져주는 걸 기초로 작업을 거는 사람들도 많이 봐서..
결국 다 이성에게 잘 보이기 위한 공작깃털이지요.
물론, 모든 사람에게 적용시켜도 될 의견은 아니겠지만...
그렇게 단순명쾌할리가 없지요. 이 세상이...
재미난 시각이시군요. 잘 읽었습니다. ㅎㅎ
그저 글쓴이 시각은 마치 가산점 반대론자 남성들 모두를 싸잡아 위선자 라는 식으로밖에 이야기하는것 같이 느껴진단 말이죠. 그래서 말하는 겁니다.
Graphite / 님. 그런 인간은 88만원 세대에 포함시켜주지 마3 ㅠ.ㅠ
생물학적이나 사회학적으로 개인을 집단으로 환원하고, 과도하게 일반화 한 측면이 있지 않나 싶은데요.
많은 이들이 공무원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만, 군가산점이 적용되더라도 실제 혜택을 볼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군가산점이 적용되야된다고 주장하는 인터넷 상의 많은 사람들은 군가산점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상대적 감정적 박탈감이나 단지 남성 우월적인 시각의 관성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아직까지 online 상에서 군가산점 반대나 여성에 대한 호의적인 글을 쓴다는 행위가 악플을 감내해야 하는 현 상황을 고려한다면 과연 반친구들의 빈정거림을 감내해야하는 시장표 신발을 신는 학생이 어느 쪽일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늘선물 // 자기 반 애들은 다 나이키 신고다닌다고 부모에게 떼쓰는 아이가 위선자는 아니겠지요. 이 게임에서는 군가산점에 반대하는 사람이 승자입니다.
kiosk // 그렇게까지 의식적인 행동은 아니라고 봅니다.
Elkainel // 모를 일입니다.
Graphite // ^^ 맞습니다.
Audi // 고맙습니다.
인화 // "자신의 이익 여부를 떠난 이성의 사용"이라는 것과 "과시적 소비"라는 말이 다른가요?
Marilucero // 체험이 없으면 공감이야 못하겠지만 이해는 할 수 있겠지요. 고맙습니다.
'난 이런 견해를 갖고 있다'고 다른 사람에게 과시를 하기 위해서 페미니즘적 사고를 갖고 의견을 개진 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 타인의 반응 여부에 상관 없이 페미니즘적 사고를 가진 남성들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이었는데요.
인화님과의 이야기 중에 껴들어서 좀 죄송합니다만 남성이 페미니즘적 사고를 가진다고 생각하십니까?의 의미가 남성이 남녀 평등주의적 사고를 가진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뜻도 포함하는 경우입니까?
그런데 다들 군가산점 지지자는 어쨌든 패배자라는 얘기에는 별로 신경을 안쓰시는군요.
그리고 덧붙이자면 군가산점 찬성이 어떻게 논리적일 수가 있는 지 모르겠네요^^
단 논리 전개 전제(명제)가 어떤 것인가?와 그 전제의 단계가 어디쯤인가?가 군가산점 반대글과 대부분 다른 경우라 서로 떠들석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추판다님 블로그에서 계속 댓글다는 것은 민폐라 생각되어 물러갑니다.
나름대로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다들 활기찬 월요일이 되시길...
'군가산점 반대론자는 부러울 게 없는 과시적 소비자다' 가 아니라
'군가산점 찬성론자는 부러울 게 많은 빈약한 위치의 사람들로밖에 비춰지지 않는다' 인거 아닌가요?;;
제가 잘못 이해한건가요?
군가산점 지지자들이 패배자란 말이 심각하게 들리지 않는것은 그 전제가 군가산점 반대자들인 나이키 신은자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존재가 없다면 지금 이야기하시는 패배자 논지를 그다지 깊게 끌어들이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고 사실 그들이 시장성 상표 신었다고 패배자 운운 하는게 아닙니다. 시장성 상표 신었어도 자신이 신은 디자인이 일괄되어 있는 나이키 신발보다 더 멋진 디자인으로 눈길만 끌수 있다면 그가 승리자가 되는겁니다.
지금 군가산점 게임이라는것은 결국 앤딩이 존재할수 없는것입니다. 그런 앤딩이 없는것을 억지로 앤딩을 만들려는 논지로 글을 쓰다보니 결국 환원주의적 글이 되는것 아닌가요? 이건 뭐 세상에 모든 거지들은 결국 자본때문이다 라는 논지와 다를게 없지 않는가요?
적어도 저는 이렇게밖에는 생각이 들지 않는군요.
근데 문제는 그것이 남성한테 옮겨가면서 이야기가 이상하게 변했다는 겁니다. 남성이 페미니즘을 한다는것은 결국 윗 문단 처럼 귀족 페미니즘과 별 다를게 없다라는 식으로 변질된것이죠. 페미니즘을 사고를 하는 남성은 그들 스스로가 여성들에 비해 '논쟁하기에는 굉장히 쉬운' 문제라고 느껴진 여성들이 생겨났고, 그 여성들은 남성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페미니즘 시각으로 사회를 더 혼란시킨다고 주장해버립니다. 그래서 결국 이런 이상한 페미니즘 떡밥논쟁이 벌어지게 된것이죠.
지금 요기 주인장님께서는 군 가산점을 반대하는 남성들이 어떻게 계급적으로 찬성하는 남성들보다 우월할수 있는것인지 구체적인 실제적 예를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통계적으로 라든지, 학술적 논문으로 라든지 말입니다. 없다면 본인이 실제로 느낀 예로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전 도저히 그 '계급적 우월감'을 가진 군 가산점 반대남성을 별로 못봤기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무관심은 나중엔 독밖에는 안됨.
표현에 '일부는' '전부는 아니겠지만' 같은 단어를 써주셨다면 좀 더 그럴듯하게 보였을텐데, 현재로는 '모두가 그렇다'고 단정짓는 것으로 보이는군요.
말씀하신 대로라면 이 글 역시도 지적과시에 속한다고 해도 변명하기 힘들잖을까요?
'나는 설령 이오지마에 오르거나 악플이 달려도 빠지고 나갈 수 있는 자신이 있음'
;; // 둘 다일 수도 있겠습니다.
A-Typical // 그거하고는 얘기가 좀 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비슷할 수도 있습니다.
하늘선물 // 원래 글과는 좀 많이 다른 얘기 같습니다. 나중에 따로 포스팅하지요.
yourrachel // 일부러 좀 미묘하게 쓰긴 했지만 생각 이상의 반응이네요. 재밌게 읽으셨다니 기쁩니다.
흠 // 그점에 대해선 부정할 생각 전혀 없습니다.
비밀글 // 그렇군요. 그런 옷 입고다니는 처지가 아니라 몰랐네요. ^^ 수정하겠습니다.
이건희, 이명박씨 정도라면 양심의 CEO가 될테지요.
실제로는 왜 그렇지 않을까요.
"지성과 양심 또한 과시의 수단이다"하는 믿음이 너무 시니컬하게 느껴집니다. 확고하게 이걸 명제로 말씀하시는 듯 하니 뭐라 말하질 못하겠지만, 지성과 양심이 과시와 욕망의 반대편에 서 있다고 믿는 사람도 있다고 생각해주시길 바랍니다.
마찬가지로 미국에서 했다는 혈액형 조사 역시 통계수치를 인과관계로 호도하는 냄새가 많이 나는군요. 빈곤층에 비해 부유층의 아내들이 바람을 덜 피운다면 그것은 반대로 부유층 남편들이 아내를 더 감시하고 억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빈곤층이건 부유층이건 아내가 바람을 피우는 행위가 주는 진화적 이득이 큰 차이가 없을 거라는 점을 생각하면 오히려 이쪽이 더 설득력이 있을 것 같은데요.
페미니즘에 동조하는 남성들의 심리에 과시하는 심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는 데는 어느정도 동의합니다만, 너무 논거가 빈약해 보입니다. 차라리 과시하려는 심리처럼 보인다고 한줄 쓰시는게 낫지 않았을까요.
사실 있어보이려고 행하는, 수많은 과시하기 행태에 좀 짜증이 났었지요.
과시하려고 페미니즘을 지지하고
과시하려고 사회운동을 지지하고
과시하려고 불우이웃 돕기 성금을 내고
과시하려고 지하철에서 자리를 양보하고
과시하려고 뉴스비평 밸리에 글을 쓰고
기타등등...
이런 과시하는 행동들에 대해 냉소를 날릴 수 있는 우리같은 남자들이 진정 나이브한 쿨가이들이지요 ㅎㅎ
하지만 군가산점 제도에 찬성하는 키보드 워리어들이 "연예인이나 운동선수"에 자신을 대입하고 있을까요? 연예인과 운동선수를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는 것도 넌센스이고, 더군다나 그렇게 '절정의 육체 활용기'를 놓치게 되기 때문에 군가산점 제도에 찬성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 또한 논증다운 논증이 되지 않습니다. 군가산점 제도를 둘러싼 논의의 지형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않은 채 개념 틀이 먼저 적용되고 있는 것 같군요.
2) 군가산점제가 가져오는 군복무에 대한 '보상'의 효과는 굉장히 미미한 것인데, 이것을 각 집단의 이윤의 문제로 치환하는 분석은 설득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3) 설령 설득력이 있더라도, 오히려 군가산점제는 공무원 시험에 응시할 만한 사람들, 적어도 남보다 머리굴리는 일에 자신있고 시험공부할 끈기도 있는 사람들에게 해당하는 제도가 아닌가요? 몸을 써서 먹고 사는 집단이 군생활로 인해 더 큰 손해를 보기 때문에, 머리로 먹고 사는 예비역 남성들을 유리하게 만들어주려고 흥분하고 있다는 것은, 님의 논변에선 논리적 모순입니다. 사람들이 실질적인 이득을 추구하지 못하고 엉뚱한 대상에게 분통을 터트리는 현상은, 진화심리학이 아니라 다른 방법론으로 따져봐야 하겠죠. 설령 진화심리학의 적용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이런 방식은 아닐 것 같습니다.
4) '과시적 소비'라는 게 그 자체로 나쁜 건가요? 좋은 것도 있고 나쁜 것도 있겠지요. 저 위에 분이 짜증을 내는 과시적 소비의 행태를 보세요. "과시하려고 페미니즘을 지지하고 과시하려고 사회운동을 지지하고 과시하려고 불우이웃 돕기 성금을 내고 과시하려고 지하철에서 자리를 양보하고 과시하려고 뉴스비평 밸리에 글을 쓰고 기타 등등..." 이런게 나쁜 건가요? 제가 보기에 아이츄판다 님의 이 글은 머리로 먹고 사는 사람이 몸을 써서 먹고 사는 사람에 대해 가지고 있는 부채의식을 정교하지 못하게 표현한 듯 싶어요. 그런 의미에선 님의 글 역시 '과시적 소비'의 일종이죠. 참신하면서도 다수를 교묘하게 옹호하니 남들이 알아주기도 쉬운. 님의 분석을 활용한다면, 저는 님의 글이 나쁜 의미에서의 '과시적 소비'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네요.
먼저, 이탈리아제 고급 양복 안감부터가 틀린 예이기 때문에 회의가 있습니다. 안감이 없는 여름양복이 얼마나 비실용적이겠습니까? 오히려 안감이 없다고 한다면 옷에 구김이 갈 만한 움직임을 전혀 하지 않는다거나, 땀을 흘리는 노동을 하지 않으니 이런 비실용적인 옷을 입는다고 설명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설명은 사실 붙이기 나름이지요.
두 번째로, Kanie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이런 진화심리학적인 설명은 확실한 관계가 있을 때만 성립하는 겁니다. 화려한 깃털을 거의 모든 암컷이 (물론 공작들 사이에서도 돌연변이거나 특별히 페미니스트 공작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선호한다는 게 수치적으로 증명되고, 이게 생존능력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건데 실상 이것은 단순히 진화생물학적인 해석일 뿐입니다. 다른 진화학적인 관점으로는 시각적으로 탁립하는 특질을 가진 수컷이 암컷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수컷은 유전자를 남기기 위해 위험도 무릅쓰고 화려한 깃털을 갖게 된다는 것으로 설명할 수도 있습니다. 원 글 쓰신 분이 말씀하신 논리의 역이기도 한데, 이런 두 가지 논리는 진화생물학에서는 항상 길항하는 것 같습니다.
세 번째로는 역시 Kanie님이 지적하신 미국 사회학적 논문의 해석입니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감시와 억압을 잘하는 상류층이 아내의 바람기를 잡을 수 있다는 결론으로 유도할 수가 있습니다. 실제로도 부유층이 가진 자본이라는 무기가 감시의 다양한 수단을 창출할 수 있다는 건 현실적으로도 목도하는 바이지 않습니까.
네 번째로는 이런 바탕 하에서 군가산점제를 진화심리학으로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결국 과시적 소비라는 키워드로 돌아가서, 페미니즘을 과시적으로 소비함으로써 수컷의 생존능력의 우수성을 보여준다는 건데, 이 관찰 자체에는 직관이 포함되어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앞에서 글 쓴 분이 제시한 논리 자체는 여러 가지가 뒤섞여 있어서, 이미 생존능력이 다른 방면에서 입증되어 있기 때문에 굳이 과시적 소비 자체가 필요없는 사람들을 제외할 뿐아니라 실제로 과시적 소비가 필요한 사람들이 생존능력이 그다지 입증되어 있지 않다는 적지 않은 경우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결국 생존능력이 없으니까 과시적 소비라도 한다는 결론으로 점프하는데, 그러면 앞에서 제시하신 논리들과 묘한 위화감을 일으키게 되죠. 생존능력이 있으니까 과시적 소비를 한다?와 생존능력이 없으니까 과시적 소비라도 해서 유혹한다?는 두 가지 논리가 서로 꼬리를 물며 뒤섞여 있지 않나요.
그러니 결국 위의 한윤형님이 지적하신 것처럼 앞의 논리들은 단순히 진화심리학의 "과시적 소비"일 뿐이라는 인상이 남는 것입니다. 저는 글 쓴 분이 과시적 소비에 어떤 윤리적 판단을 넣으려고 하지는 않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좋은 것일 수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겠지요. 그게 진화심리학의 이점이자, 얄미운 점이겠지요. 특히 어떤 정책에 대해서 코멘트를 할 때는요...
포스팅에 달아두신 태그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달려가는 댓글들도 재밌게 읽었구요.
그저 만선이라고 말하겠습니다^^;;;;
지적하고 싶은 것은 "과시욕"이라는 것이겠죠. 과시욕에 사로잡혀 자기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주제이고, 그 예시가 상류층의 좌파이고, 군가산점을 반대하는 남자이군요. 이를 진화론상의 문제로 설명하는 것은 참신하긴 하지만 설득력은 없군요. 인간이란 생식하기 위해서만 살아가는 생물이 아니니까요.
일단 첫번째, 상류층 출신 좌파가 생기는 것은 물론 그들이 생존문제에서 자유로워서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그쪽이 옳다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나요?그렇다면 독재정권하에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군부정권에 충성하는 고위 관료는 긍정적인 건가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행동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긴 하지만, 그 이익보다는 자신이 옳다고 행동하는 사람이 더 훌륭하다고 봅니다. 그런사람들을 부정적으로 바라본다면, 일제에 충성만 하면 잘살았을 텐데 괜히 재산 버리고 만주가서 독립운동하는 사람들은 천하의 멍청이로군요.
두번째로 군가산점이죠. "군 가산점에 반대하는 것은 남성의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다"라고 단순하게 생각하신다는 것에 놀랍습니다. 군가산점은 그리 단순한 문제가 아니지요. 다만 상당수의 남성주의자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뿐이지요. 군가산점에 대해서 얘기하시려면 병역 의무의 이유, 의무 이행의 댓가, 군필자의 사회에서의 권리 등을 좀더 생각한다음에 얘기하시는게 좋겠군요.
페미니즘이라고 하면 조금은 이해가 될듯도 하네요. "남성이면서 남성의 권리를 축소하려는 폐미니즘에 찬성하는 것은 과시욕이다." 어느정도 그런경우도 있지요. 하지만 그것만을 주된 이유로 바라본다는 것은 첫번째 경우와 마찬가지로 무리가 있습니다. 진정으로 여성에게 잘보이기 위해서는 이렇게 키보드상으로 열심히 싸우는것보다는 특정 여성 앞에서 위해주는 척 하는 편히 훨씬 효과적입니다.(그리고 훨씬 많이 찾아볼 수 있지요) 오프라인상에서 쌓아올리는 지위라는 것이 현실세계에서 무슨 위안을 준다고 과시욕을 위해서 그 수많은 악플들을 상대한답니까.
그리고 그런 과시욕을 위해서 옹호하는 사람을 부정적으로 본다면 "군가산점을 옹호함으로써 다수 남자들에게 동의를 얻음으로써 과시욕을 충족시키는 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도 가능합니다. 상당수의 마초들이 자신을 "꼴페미와 싸우는 남자 권리의 수호자들"을 자처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다지 틀린 말도 아니지요.
결론적으로 참신하긴 하지만 설득력은 없는 포스팅이었네요. 그럼..
생생한 경험담이 있군요..
다만 개인적으로 궁금한 것은 이 글이 어떤 논쟁을 예측하고 있었는가예요. 문제는 (실제로 그 혜택을 입게 될 사람이 거의 없음에도) 군가산점 논쟁 자체가 지나치게 페미니즘의 문제로 경도되어 있다는 점이고, 덕분에 그 이외의 실질적인 많은 차별 상황들이 논의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이 문제와 관련하여 논쟁 틀 자체가 바뀔 필요가 있고요. 하지만 이런 글은 군가산점폐지 반대론자들의 발언을 난처하게 하면서(물론 이럴 필요가 있어요. 간혹 너무 여성들을 걱정해주시면서 군가산점 폐지를 반대하는 발언들은 황당하다고요.), 찬성론자들에게는 비록 본인들에게는 씁쓸하겠지만 어느 정도 반대론자와 대결할 논거를 제공하기도 하겠죠. 결국 '페미니즘'이라는 틀은 그대로 둔 채로 찬반 양쪽이 모두 먼산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을 초래하겠죠. 그렇다면 이 글이 의도한 결과는 논쟁 자체에 힘 빼기? 하지만 이미, 이유도 없고 그 대상이 누군지도 모르는 여성 혐오 혹은 적대가 과열화된 상황에서 그런 효과도 그다지 기대할 수는 없을 듯 해요.
철학에 일가견이 있다고 들었는데..철학만 공부해서 다 되는 건 아닌가보지요?
이건 뭐 군대 잘 다녀온 게이가 군가산점 폐지를 주장하는 사례라도 있어야 하는 판이군..
허허허
아 존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쿨한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댓글들을 '어차피 까이는 걸 각오하고 쓴 글'이라고 무시하지 말고, 차근히 무엇을 짚어 주었는지 숙고해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