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출제 교수들의 취향

지인 중에 한 명이 모 대학 입학관리본부에 취직을 했다. 요즘 직장 다니기는 어떠냐고 물었다가 들은 얘기가 하나 있는 데, 오늘 그 학교의 논술과 면접이 끝나서 블로그에 올려둔다.

수능도 그렇지만 대학교 논술과 면접도 출제진은 호텔 따위에 시험이 모두 끝날 때까지 갇혀 있는다. 혹시 모를 문제 유출을 막기 위해서인데 취향 까다로운 교수들을 한 둘도 아니고 몇 명 씩 열흘 동안 가둬놓으려니 직원들도 그 뒷치닥거리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어쨌든 잘 놀고 있으라고 이것 저것 사다 넣어주는 데 그걸로도 부족했는지 교수들이 호텔에 같이 갇혀있는 직원들에게 다른 물건들을 추가로 넣어 달라고 떼를 써서 장을 보러 갔단다. 그래봐야 소시지, 샐러드, 초콜릿 따위긴 한데 그냥 그런 거면 굳이 이렇게 블로그에 올리지도 않는다.

그러니까 소시지가 그냥 소시지가 아니고 "독일산 XXXX 소시지와 YYYY 소시지"(품명은 지인도 기억 못함), 샐러드도 그냥 샐러드가 아니고 "덴마크산 유기농 샐러드". 여기까진 좋다. 소시지는 역시 독일이고, 채소도 역시 덴마크산이라고 하자. 그런데 초콜릿은 좀 독특하다. "ZZ 초콜릿. 단, 포장지가 종이인 것 말고 박스인 걸로." 포장지를 먹나, 앙?

하옇든 기묘하기 짝이 없는 대학 논술문제에는 다 이런 배경이 있었던 것이다. 난 이 얘기듣고 이 교수들이 지도하는 대학원생들이 살짝 불쌍했다.

by 아이추판다 | 2008/01/13 00:21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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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OK牧場 at 2008/01/13 01:48
대학 수업 들어가면 가끔 여학생들이 교수님한테 자판기 커피나 캔음료 뽑아다줄 때 있는데 안먹는다는 교수님들이 의외로 많더군요 -_- 그 이유 중 하나를 오늘 알게된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hyun at 2008/01/13 03:34
취향을 고작 자기 입으로 들어가는 것에나 적용시키는 주제밖에 안 되는 웃긴 작태에 핏! 코웃음
만 나옵니다. 그런데 그 분들은 왜 옷 입는 데는 취향이 없으시고 어째 그리 한결같이 촌스러우실까 모르겠어요. 진정한 학자의 모습이면서 자기가 고집하는 것도 요구하면 음... 뭐 멋있다고 봐 줄수 있지요. 그런데 것두 때와 장소, 상대에게 끼치는 민폐의 정도라는 게 있는 거지, 웃겨 증말~
Commented by 아이추판다 at 2008/01/13 17:26
OK牧場 // 그건 다른 이유가 아닐까 싶긴 합니다만 ^^
hyun // 아주 소박한 취향을 가진 교수들도 많습니다만 확실히 별난 사람들도 제법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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